"게임, 이젠 중독 아닌 예술로 보자"

[이부연기자]"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많이 좋아해 부모님이 싫어하셨어요. 부모님도 함께 하는 게임을 만들면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애니팡'을 개발했어요. 이제 게임은 누구나 즐기는 하나의 예술 영역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18일 국회에서 '게임, 중독인가? 예술인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는 지금까지의 규제 논리 중심의 공청회와는 달리 게임에 대한 긍정적, 예술적 측면이 집중 조명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국회의원과 게임인연대(대표 김정태, 동양대 교수)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는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국민게임 '애니팡' 개발자인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와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토론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광진 의원은 "게임이 중독이냐 아니냐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동안 게임강국으로서 우리 위상이 중국 등 후발주자들에게 추월당할 위기에 처했다"며 "지금이라도 더 큰 틀에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고 나아가 게임 업계 종사자들도 자랑스럽게 자신이 게임인임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정태 게임인연대 대표는 "강력범죄만 나타나면 게임과 연결시키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정치인들 중에 게임을 중독 물질로 인식하는 분들이 많다"며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개념을 가진 학부모와 일반인들에게 게임의 긍정적인 역할을 알리고자 한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발제를 맡은 진중권 교수는 "게임에 대한 불신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고대 플라톤 시대부터 있어왔던 것이고 영화, 만화 등이 과거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돼있었지만 이제 예술이 됐던 것처럼 게임도 예술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은 "최근 게임 산업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의 가장 큰 문제는 원인 분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라면서 "얼마 전 나주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의 어머니가 게임에 중독돼 아이를 방치한 것처럼 대부분의 언론이 보도했지만 사실은 피해자가 어머니와 숙제를 하기 위해 PC방에 들렀던 것이었다"며 "사회 문제의 원인을 모두 게임에 돌리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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