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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WC 진출국, 한국입니까? 튀니지입니까?


한국, 국내 최종 평가전서 졸전 끝 튀니지에 0-1 패배

[최용재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 전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이었습니다.

이 경기는 출정식이라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기 위한 경기였습니다. 희망을 안겨줘야만 하는 무대였습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실망과 좌절을 안겼습니다. 월드컵 본선에 대한 희망이 옅어져버렸습니다.

평가전이었습니다. 친선경기였습니다. 승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먼 길을 떠나기 전 승리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었겠지만,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승리는 하지 못해도 희망과 가능성은 보였어야 했습니다. 홍명보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컨디션, 나쁠 수 있습니다. 조직력,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골, 넣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가대표라면,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이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무언가를 해내야 했습니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줬어야 합니다.

28일 튀니지전에 나선 국가대표의 모습은, 뭐랄까… 겉멋만 잔뜩 든 허세부리는 선수들 같았습니다. 열정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투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국축구 특유의 성실함도 사라졌습니다. 원팀이 아니라 제각기 뿔뿔이 흩어진 팀처럼 보였습니다. 국민들의 심장을 뛰게 할 만한 그 어떤 모습도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실망한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이 옅어진 것입니다. 승리하지 못해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열정이라도 보여줬어야 했습니다. 제자리에서 서성거리는 선수들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승리를 위해 투지를 불태우는 이들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동료에게 빨리 패스하기보다 자신이 더 오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공을 끄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건성건성,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됐다는 자만심만이 보였을 뿐입니다.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은 오히려 상대팀 튀니지 선수들이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조르쥐 리켄스 신임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습니다. 제대로 틀이 잡히지 않은 팀이었습니다. 시차 적응도 힘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튀니지 선수들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이 나게 할 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었습니다. 믿음과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한국 선수들의 월드컵을 향한 열정보다 튀니지 선수들의 자존심이나 신임 감독에게 어필하기 위한 열정이 더욱 컸나 봅니다. 열정의 차이가 승부도 갈랐습니다. 튀니지가 1-0으로 이겼습니다. 승리한 후 너무나 즐거워하는, 꼭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처럼 기뻐하는 튀니지 선수들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 출전국. 한국입니까? 튀니지입니까? 두 팀의 사정을 모르고 경기를 본 이들은 튀니지가 월드컵 본선 출전을 눈앞에 두고 평가전을 갖는 팀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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