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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특허괴물 퇴치' 물건너 가나


상원, 개혁법 사실상 포기…연내 재상성 힘들듯

[김익현기자] 미국 의회가 특허괴물 퇴치를 위해 야심적으로 추진했던 개혁 법안이 좌절됐다. 이에 따라 미국 특허 제도 개혁은 당분간은 힘들게 됐다.

패트릭 레이히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의장이 21일(현지 시간) 특허괴물 퇴치 관련 법을 더 이상 추진하기 힘들 것 같다고 선언했다고 아스테크니카, 기가옴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이히 의장은 이날 “1년 가까이 특허제도를 악용하는 특허괴물 문제를 다룰 법안 제정 작업을 계속해 왔지만 양당의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 상원 사법위원회 의제에서 특허법 문제를 빼기로 했다”면서 “언젠간 다시 다루게 되겠지만 현재로선 끝이 났다”고 선언했다.

◆의약계-대학 등 대대적인 로비로 결국 무산

특허괴물이란 특별한 제품을 만들지 않은 채 특허소송만으로 수입을 올리는 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해부터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는 특허 괴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대대적인 특허제도 개혁작업을 추진해 왔다.

상원과 별도로 미국 하원도 지난 해 말 ‘혁신법’이란 특허괴물 퇴치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상원이 특허제도 개혁법 추진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특허 괴물과의 전쟁’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상원은 오는 8월 휴가 기간까지 작업 기간이 불과 2개월 가량 남아 있다. 9월에 복귀하더라도 중간 선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법안 제정 작업에 전력을 다하기 힘든 상황이다. 10월 3일 이후엔 더 이상의 회기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연내 재추진은 물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특허법 개혁 작업이 무산되면서 책임 공방도 뒤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IT 전문 매체인 기가옴은 “레이히 의장이 승자와 패자를 가를 의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레이히가 의약계와 대학들의 대대적인 압력 때문에 양당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레이히 의장은 당초 특허 개혁에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입장을 바꿨다고 기가옴이 지적했다.

상원의 특허 개혁 시도가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대법원에서 공방 중인 앨리스와 CLS은행 간의 재판이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기가옴이 전했다.

이 소송에서 CLS는 앨리스의 금융거래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권에 대해 무효 판결을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 CLS가 승리할 경우 특허괴물들의 무분별한 소송을 방지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원은 지난 해 말 ‘혁신법’ 통과

하원은 지난 해 ‘혁신법’을 통과시켰다. 특허괴물에 초점을 맞춘 ‘혁신법’은 소송을 제기할 때는 특허권을 좀 더 명확하게 해야만 한다. 또 특허 소송을 당한 뒤 승소한 기업들은 소송 비용을 전부 받아낼 수 있도록 했다. 특허권을 앞세워 무차별 소송하는 사례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 법안도 통과되기까지 진통도 적지 않았다. 특히 법안에 포함됐던 ‘CBM’ 특허 리뷰 확대와 관련 조항이 결국 삭제된 부분에 대해선 비판도 적지 않았다. CBM 제도가 도입될 경우 기업들이 연방법원으로 가지 않고도 곧바로 소프트웨어 특허나 비즈니스 모델 같은 특허권에 대해 문제 제기할 수 있다.

아스테트니카에 따르면 미국 대부분의 기업들은 CBM 확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특허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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