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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망중립성, '제국의 역습' 시작됐다


컴캐스트 등 FCC에 "타이틀2로 재분류 부당" 항의서한

[김익현기자]‘제국의 역습’이 시작됐다. 미국 주요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망중립성 문제를 놓고 연방통신위원회(FCC)를 강하게 압박했다.

컴캐스트, 버라이즌을 비롯한 미국 28개 인터넷 서비스업체(ISP) 최고경영자(CEO)들이 FCC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고 리코드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광대역 인터넷망을 유선전화와 똑 같이 취급할 경우 미래 투자가 위축될 뿐 아니라 서비스 업그레이드에도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서한에는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 CEO를 비롯해 ▲랜달 스티븐슨 AT&T CEO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 ▲패트릭 에서 콕스 커뮤니케이션즈 CEO ▲브라이언 스위니 케이블비전 CEO 등이 서명했다.

◆인터넷 업체들 "산업 재분류 땐 투자 위축"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FCC가 새 망중립성 원칙을 준비하면서 인터넷 서비스를 1996년 통신법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때문이다.

현재 ISP들은 통신법 타이틀1에 해당하는 정보 서비스로 분류돼 있다. FCC는 타이틀1에 대해서는 부수적 관할권만 갖게 된다. 하지만 유선사업자 등이 포함돼 있는 타이틀2로 재분류할 경우 ‘커먼 캐리어’ 의무를 지게 된다.

컴캐스트 등은 FCC에 보낸 서한에서 “광대역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타이틀2로 재분류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면서 “게다가 정부가 인터넷 경제의 모든 양상에 대해 세세한 것까지 간섭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될 경우 투자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산업 재분류는 해선 안 된다는 것이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의 주장이다.

광대역 인터넷 접속 서비스 분류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년 전인 지난 2010년 FCC가 오픈인터넷 규칙을 만들 때도 비슷한 공방이 오갔다.

당시에도 망중립성 옹호자들은 FCC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신법 타이틀2로 분류해 강력하게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산업 재분류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대했다.

◆강한 망중립성 vs 약한 망중립성 공방 결말은?

현재 FCC는 망중립성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지난 1월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FCC가 정보서비스사업자인 ISP들에게 차별금지와 차단금지를 부과하는 것은 월권이란 판결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FCC는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 상고하는 대신 2010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대체할 새로운 망중립성 원칙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톰 휠러 FCC 위원장은 최근 망사업자들이 콘텐츠사업자들에게 급행료를 받고 급행 회선(fast lane)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망중립성 원칙을 마련했다.

이런 방침에 대해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급행회선을 허용하는 대신 ‘부당한 차별금지’ 조항을 마련해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FCC는 광대역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1996년 통신법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취합 작업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컴캐스트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톰 휠러 위원장을 압박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런 방침 변화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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