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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전격 공개한 프로축구연맹의 입장


K리그 재정 건전성 강화와 투명 경영 위한 첫 걸음

[최용재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7일 K리그 소속 선수 연봉을 공개했다. 지난해 팀 전체 연봉 공개에 이어 이번에는 선수 개인 연봉을 공개했다. 외국인 선수 연봉도 공개했다.

여기저기서 연봉 공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연맹은 과감하게 공개를 밀어붙였다. 연맹은 왜 연봉 공개에 사활을 걸었을까. 연맹은 K리그 재정 건전성 강화와 투명 경영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리그는 지난해 출범 3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 결산서 공시 ▲선수 연봉 공개 ▲2013시즌 입장수입 및 객단가 공유로 K리그의 재정 건전성 확보와 팀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데 이어, 2014년에도 투명 경영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가장 먼저 2013년 프로축구연맹의 수입-지출 결산서를 공시했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2014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 및 챌린지 등록선수의 평균 연봉과 평균 기본급을 산출해 발표하며, 시즌 종료 후에는 각 구단 입장수입 등의 관중 정보도 지난해에 이어 공유할 계획이다.

K리그는 1983년 출범 이후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프로축구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받아왔다. 연봉 비공개 원칙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추정할 수밖에 없었고 언론에서도 선수의 활약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했다.

여기에 2002 월드컵 이후 해외 이적이 활발해지면서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아 구단의 예산에서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졌다. 구단의 수익은 제자리였고, 생존의 위협을 느끼던 구단들은 적자 운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수단 연봉 등 인건비를 줄이고 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축구계에서는 이에 대한 방편으로 선수단 연봉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2010년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의장 곽정환 당시 회장)는 각 구단의 경영정보 공개를 통해 선수단 연봉 총액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는 못했다.

연봉 공개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2012년 제6차(9.11) 이사회(의장 정몽규 당시 총재)부터다. 이 자리에서 '2013년부터 선수 연봉을 원칙적으로 공개하되, 세부 시행 방안은 추가로 검토해 보완한다'고 의결했다. 한 달여 후인 2012년 제8차(10.29) 이사회에서는 2013년 선수 연봉 공개 시 국내선수만 우선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연봉 발표를 앞두고 2013년 제3차(3.26) 이사회(의장 권오갑 총재)에서 세부방안은 연맹에 일임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2013년 4월 11일 처음으로 K리그 국내선수 평균 연봉 및 기본급 현황을 언론에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가까운 일본 프로축구에서도 찾을 수 있다. 1999년 인건비 상승과 경기침체로 인해 프로축구 구단의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도산하는 구단까지 생기자 경영자문위원회를 설치해 구단 경영공시를 의무화하는 한편 선수 연봉을 대폭적으로 줄이고, 보유선수 수도 70% 선으로 축소했다.

덕분에 적자 구단이 대부분이던 상황에서 구단 경영수지 개선과 재정 안정화를 이루게 됐고, 이는 탄탄한 기반을 갖춘 J2리그 출범으로 이어진 직접적 계기가 됐다. 현재 J리그는 전체 구단 중 70%가 흑자를 이루고 있다(회계 연도 2012년 기준 J1 18구단 중 13구단, J2 22구단 중 15구단 흑자).

또한 평균 관중 1만8천807명(2012년 기준)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도 주전 선수 20명의 연봉 총액이 295만 달러(약 30억 7천만원), 선수 한 명의 연봉이 36만8천750달러(약 3억 8천만원)를 넘지 않도록 하는 샐러리캡(총 연봉 상한선) 규정을 두고 과도한 인건비 상승을 제도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단, 팀당 선수 3명까지는 샐러리캡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 가능하다.

구단 전체 예산 중 인건비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 구단들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구단 재정이 탄탄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K리그는 1, 2부 리그가 출범하고 승강제를 실시하며 외적 성장을 이뤄왔지만 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구단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연봉 공개는 구단 재정의 정상화를 위한 첫 단계다.

향후 연맹은 각 구단의 재무제표 공개 등 경영공시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고 투명성을 제고해, 내실을 다지는 건강한 K리그로 거듭날 계획이다. 연봉 공개와 함께 구단 예산 수립과 수익의 기본이 되는 관중수 실 집계를 통해 각 구단의 투명한 경영을 돕고, 재정 페어플레이(FFP·Financial Fair Play) 도입 등 제도적인 가이드라인으로 구단의 경영 정상화와 자립기반 구축을 뒷받침하는 작업들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또한 구단 의견 수렴을 통해 구단별 '경영공시'와 함께 구단별 등록선수 인원 상한선 도입 등으로 구단의 재정 건전화를 돕고, 예산의 일정 비율을 저변확대와 유소년 축구 보급 등 미래를 위해 투자하도록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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