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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8K도 만족 못한다" 성장하는 한승혁


첫 선발 한화전 호투 "김태균 삼진 후 자신감"…20일 SK전 선발 예정

[한상숙기자] 15일 광주 KIA-한화전. 모두의 시선이 마운드에 선 KIA 투수 한승혁을 향했다. 한승혁은 1회초 첫 타자 정근우와 6구 승부 끝에 151㎞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선발투수' 한승혁의 의미있는 출발이었다.

첫 선발 등판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한승혁은 1회 안타에 이어 볼넷과 적시타를 내주고 먼저 실점했다. 2회에는 김경언을 유격수 땅볼, 한상훈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희근에게 좌측 안타,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주고 2사 1, 2루로 몰렸다. 그러나 한승혁은 당황하지 않고 이용규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부터는 자신감이 붙었다. 피에와 김태균이 연달아 헛스윙을 휘둘렀다. 한승혁의 포크볼에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가 맥을 못췄다. 한승혁은 "초반에 위기를 견뎌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피에와 김태균 선배를 삼진 잡았을 때 '내 공이 통하는구나. 나도 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한승혁은 3회부터 7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한승혁은 2-1로 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태영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김태영이 고동진을 뜬공, 김회성을 삼진 처리했고, 포수 차일목이 김태균의 도루를 잡아내 한승혁의 자책점을 막아줬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던 한승혁이지만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다. 7회초 KIA는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뒤 바뀐 투수 박경태가 피에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은 것이다. 점수는 3-2로 뒤집혔고, 한승혁의 승리도 동시에 날아갔다. 이후 KIA는 한화와 점수를 주고받은 끝에 9회말 김선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한승혁은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지나고 보니 괜찮았다. 승리가 날아간 것보다 교체돼 내려올 때가 정말 아쉬웠다"고 얘기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한승혁은 "6회도 못 버티고 내려왔다. 승리에 대한 욕심보다 (선발투수로서) 너무 일찍 내려왔다는 게 더 아쉬웠다. 역전 당했을 때도 내가 이닝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자책했다.

역전을 허용한 순간, 한승혁의 곁에는 선배 투수 양현종이 있었다. 양현종은 낙심한 한승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후배를 위로했다. 한승혁은 "괜찮다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하셨다. 정말 고마웠다"면서 인사를 전했다.

5이닝 5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 한승혁이 이날 기록한 투구 성적이다. 선발 데뷔전에서 개인 최다 투구수(93개)와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만족은 없었다. 그는 "주위에서는 잘했다고 하는데 나는 만족스럽지 않다. 기대보다 못했다. 투구수도 많았고, 볼넷을 주는 과정도 좋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도 컸다. 무엇보다 이닝이 적었다"면서 아쉬워했다. 의욕과 책임감만큼은 '루키'답지 않았다.

한승혁은 2011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입단 첫 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2012년부터 2년 동안 28경기에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85를 기록했다. 올 시즌은 선발로 나서기 이전가지 네 차례 구원등판해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한승혁은 프로 데뷔 3년 만에 찾아온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닝이 거듭될수록 밸런스가 잡히는 느낌이다. 불펜은 투구 후 또 대기해야 하는데, 선발은 다음 등판 때까지 휴식이 보장된다. 전력투구할 수 있는 선발이 훨씬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팀도 한승혁의 호투를 응원했다. 김정수 투수코치는 "이런 상황을 계속 버텨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격려했고, 선동열 감독은 "편하게 던져라.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한승혁은 "일주일의 시작인 화요일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비록 승리투수는 못됐지만 팀이 이겨서 다행"이라고 했다.

한승혁은 20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그는 "마음은 야구장에서 다 정리했다. 이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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