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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2006년엔 터치스크린 없었다"


구글 문건 공개…아이폰 복제 놓고 공방 벌일 듯

[김익현기자] “2006년에 없던 터치스크린 기능이 2007년에 추가됐다.”

삼성과 애플 간 2차 특허 소송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안드로이드 개발 초기 기록이 담긴 구글의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특히 이 문건엔 구글이 2006년과 2007년 사이에 터치스크린에 대한 입장을 바꾼 부분이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 측은 구글의 입장 변화를 2007년 초 아이폰을 공개한 부분과 연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글은 자연스러운 프로젝트 진화라고 맞설 전망이다.

삼성과 애플 특허 소송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서술한 구글의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고 IT 전문 매체 리코드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2006년 6월 작성된 ‘안드로이드 V 0.91’과 2007년 11월 10일 작성된 V 0.99.3이다. 두 문서 모두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돼 있다. 록하이머 부사장은 지난 11일 삼성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구글, 2006년 터치스크린 미지원→2007년엔 지원

애플은 2006년과 2007년 작성된 구글의 두 문건을 중요한 공격 자료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아이폰을 본 이후 안드로이드 프로젝트를 수정했다는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공개한 것은 2007년 1월이었다. 맥월드 행사 때 스티브 잡스가 직접 아이폰을 선보인 뒤 그 해 6월 공식 출시했다.

반면 구글은 1년 4개월 뒤인 2008년 10월 HTC를 통해 첫 안드로이드 폰인 G1을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엔 안드로이드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 왔는지 잘 담겨 있다.

문건에 따르면 2006년 당시 구글은 리눅스 2.6 기반으로 안드로이드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의 FAT 32 파일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나중에 MS가 이 부분에 대해 로열티를 요구하면서 단말기 업체들이 곤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눈에 띄는 부분은 터치스크린이다.

2006년 당시 록하이머 부사장은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대신 블랙베리 같은 다른 스마트폰처럼 물리적인 키보드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치스크린 관련 부분은 2006년 문건 21쪽에 나와 있다.

이 같은 입장은 2007년 문건에선 180도 달라진다. 록하이머 부사장은 2007년 문건에선 “손가락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을 위한 터치스크린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대신 그는 “펜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은 지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리코드는 “안드로이드는 초기엔 현대적인 스마트폰보다는 블랙베리와 더 유사했다”면서 “하지만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인 이후 급격하게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 복제" vs "전략 변화" 치열한 공방 예상

애플 쪽에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까지만 해도 ‘터치스크린 무용론’을 펼쳤던 구글이 2007년 들어 180도 입장을 바꾼 이유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전망이다.

당연하지만 구글은 ‘자연스러운 진화’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애플 쪽이 좀 더 유리해 보인다. 그 사이에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이 2006년 작성한 문건엔 한 가지 유보 조항이 들어 있다. 록하이머 부사장은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쓴 뒤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However, there is nothing fundamental in the Product's architecture that prevents the support of touchscreens in the future.”

제품 구조 자체에 터치스크린 지원 여지는 남겨놨다는 의미다. 맥락에 따라선 구글이 터치스크린 포함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는 해석을 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두 문건에는 이 외에도 안드로이드 프로젝트가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담겨 있다. 하지만 삼성과 애플 소송에선 터치스크린 포함 부분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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