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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닉 미디어 시대 "진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신간 소개]윤지영의 '오가닉 미디어'

[김익현기자] 요즘 미디어 진화와 혁신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올드미디어의 틀을 깨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얘기도 자주 한다. 하지만 막상 ‘미디어의 진화와 혁신’이 무엇이냐는 ‘돌직구’를 던지게 되면 의외로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화려한 그래픽과 멀티미디어, 혹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곧 미디어 혁신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멀티미디어와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굉장히 중요하다. 21세기 미디어들이 깊이 고민해야 할 주제임에 틀림 없다.

최근 출간된 윤지영의 ’오가닉 미디어(Organic Media)’를 관심 있게 읽었다. 책을 잡자마자 ‘오가닉 미디어’란 다소 생소한 용어가 눈길을 끈다. 저자는 오가닉 미디어에 대해 “사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네트워크”라고 규정하고 있다.

미디어란 단순히 콘텐츠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선 존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네트워크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아예 “미디어는 네트워크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디어를 콘텐츠 전달 도구로 볼 경우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혹은 노출)할 것인가에만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네트워크 관점으로 보게 되면 사용자와 메시지 뿐 아니라 광고주, 마케터까지도 미디어 구성원으로 간주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저자의 설명을 직접 옮겨보자.

“전자(즉 콘텐츠 전달 도구)는 메시지 도달률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을 할 것이고 페이스북 페이지의 팬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후자(네트워크)는 사용자를 자발적 매개자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신뢰를 쌓고 관계를 운영할 것인지, 그 ‘과정’을 고민할 것이다.” (13쪽)

바로 이 지점이 오가닉 미디어의 출발점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가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가 다시 미디어를 만들어 진화해나간다는 것.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미디어의 진화가 (미디어가 매개하는) 사용자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112쪽)는 의미다.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이란 이 책 부제는 저자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해준다.

이런 관점을 설명하는 저자의 ‘내공’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오렌지 프랑스 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기획 경험을 한 저자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에서 오가닉 미디어 현상을 이끌어낸다.

이를테면 저자는 트위터 서비스 분석을 토대로 “모든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 네트워크와 정보 네트워크, 그리고 이 두 네트워크 간의 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123쪽)고 주장한다. 따라서 인터넷 서비스의 핵심은 바로 네트워크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혹은 꼼꼼하게 분석한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미디어는 끊임 없이 진화 발전하는 유기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그 뿐 아니다. 저자는 16세기 서신 공화국(Republic of Letters)에서 오가닉 미디어 현상을 찾아냈다. 기록에 따르면 종교개혁과 1735년 사이 6천700명의 개인이 3만 5천통의 학술 서신을 교환했다고 한다. 종교개혁과 정치 분쟁으로 국가 간 왕래가 침체된 시기에 서신공화국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또 문학, 예술, 과학, 의학 등 콘텐츠의 범위도 제한이 없었다.

신분과 직업, 남녀 차별이 심하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가히 파격적인 소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서신 공화국을 지탱한 경쟁 포인트 역시 ‘네트워크’였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연결이 지배하는 미디어 세상'에 세심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가닉 미디어란 살아 있는 네트워크이며, 따라서 진화하지 않으면 죽는다. 이게 저자 윤지영의 일관된 메시지다. 저자의 이같은 메시지는 21세기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새겨 들어야 할 금언이라고 생각한다.

(윤지영 지음/ 21세기북스, 1만7천원)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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