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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밴드'는 제2의 아이러브스쿨?


30~40대 SNS 동창찾기 늘어나

[정미하기자] "초등학교 졸업한지 26년만에 만나 어색할 것 같았는데 간만에 어릴적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밴드 덕분이다."

"누군가 밴드에 사진이나 글 하나를 올리면 댓글 백개는 우습다. 쉴 새 없이 울리는 푸쉬 알림을 보며 잠시 추억에 젖었다."

네이버의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가 동창모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밴드는 지난 2012년 8월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개발한 폐쇄형 지인기반 모바일 SNS로 휴대폰 내의 전화번호에 있는 지인들과 그룹을 만들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다.

모든 지인을 친구로 추가하는 기존 SNS와 달리 친구·동호회·회사 등 지인들을 각기 다른 그룹으로 초대해 별도의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다. 모임 구성원 중 한 명이 밴드를 만들어 회원을 초대하고, 초대받은 회원들이 수락을 해야 해당 밴드의 멤버가 된다.

밴드는 쉽게 말해 '카카오톡' 그룹 대화방의 진화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신 그룹 대화 외에 N드라이브 내 파일, 일정과 앨범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지원된다. 게시판에서는 그룹 멤버 간 의사 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투표기능도 있다. 일정 잡기 투표가 완료되면 일정으로 자동 등록 되는 식이다.

네이버가 샘플로 제안하고 있는 밴드는 가족·친구·커플·학교 밴드. 네이버에 따르면 이 중에서 학교 밴드 만들기에 대한 클릭율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 8월 '동창밴드 찾기' 기능을 추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학교와 관련된 모임이 조금 더 편리하게 구성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동창밴드 찾기' 기능을 추가했다"며 "해당 기능을 통해 30만개 이상의 신규 밴드가 개설됐다"고 말했다.

애초에 대학생들의 조모임용으로 기획됐지만 예상 밖에 중장년층이 밴드를 동창 모임용으로 활용하면서 '제2의 아이러브스쿨'이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 밴드는 현재 2천만 다운을 돌파했으며, 약 700만개의 모임이 생성돼 있다.

네이버는 밴드 회원가입 필수정보로 이름·전화번호·생일까지만 입력하도록 요구한다. 이에 정확한 사용자의 연령분포는 알 수 없지만, 네이버에 따르면 활성화된 밴드는 1990년대 학번의 중·고 동창회, 가족모임 등의 키워드가 많다. 상대적으로 30대 이상에서 동창 찾기용으로 사용빈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거기다 8월에 추가된 '동창밴드 찾기' 기능이 간편하다는 점 역시 중장년층 이상에서 밴드를 동창모임 목적으로 사용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동창밴드 기능'은 밴드 하단에 '밴드에서 초·중·고 동창찾기'로 표현돼 있으며, 학교명과 졸업년도만 입력하면 해당 동창 밴드에 가입할 수 있다.

나와 동문인 누군가가 밴드를 개설해 놓지 않아도 학교명과 졸업년도만 입력하면 가상의 '동창밴드 도우미'가 개설해놓은 밴드에 가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초등학교 동문을 찾기 원하는 사용자는 동창밴드 찾기 기능으로 들어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중 한 카테고리를 선택한 후 학교명과 졸업연도를 입력하면 해당 학교명의 밴드가 검색되고, 가입까지 한번에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30~40대 사이에서 밴드를 통한 동창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여타 그룹 SNS에 없는 동창찾기 기능 때문"이라며 "기능이 간편해서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들도 쉽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밴드가 모바일은 물론 PC버전도 지원하기에 예전에 저장해둔 사진을 스캔해 올리는 등 편리성이 증대된 것도 동창 모임을 활성화시킨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는 학생시절 교정에서 찍은 사진이나 소풍 사진이 밴드에 올라오면 거기에 남겨지는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글이 종종 눈에 띈다.

다만, '첫사랑'과의 만남이 '문제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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