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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갤럭시기어, 사볼 만 하지만…


[사용기]휴대성·편리성 높지만 활용도 크지 않아

[김현주기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교차하고 있다.

'혁신적'이라는 칭찬부터 '대재앙' 수준이라는 최악의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 초기 판매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은 막상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제품은 정말 살 만 할까?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기어를 직접 오랜 시간 사용해봤다.

◆갤럭시기어, 73g이 주는 묵직함

갤럭시기어를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크지도 않지만 그리 작지도 않다.

이 제품은 1.63인치 디스플레이에 무게는 73g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시계보다 무게가 적거나 비슷하다고 설명하지만 묵직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본체 두께도 11.1mm로 상당한 편.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 두께, 이를 테면 갤럭시노트3(8.3mm) 정도만 돼도 두껍지 않다고 느낄 텐데 아쉬운 대목이다.

화면 네 모서리 즈음에 4개의 나사가 위치했는데 이 나사의 방향이 다 다르다. 갤럭시기어 디자이너들이 터프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의도한 바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완성도를 지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UI, 직관적이고 편리하지만 부족

갤럭시기어는 배터리 효율성을 위해 평소엔 화면이 꺼져 있다가 팔을 드는 등 움직임을 감지해 시간을 표시해준다. 팔을 들고 화면이 표시될 때까지 지연 시간이 길다는 지적이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적어도 시계로서 기능은 한다는 소리다.

시계가 나온 상태에서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카메라, 위로 쓸어 올리면 전화걸기 화면이 나온다. 이 부분은 편리하다. 카메라로 촬영한 직후 화면을 왼쪽으로 쓸어오는 동작을 하면 방금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오른쪽으로 밀면 메뉴로 넘어간다. 오른쪽으로 한번 밀면 '알림', 한번 더 밀면 'S보이스'가 나오는 식이다. 메뉴 순서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

삼성은 작은 시계 화면을 고려해 한 페이지당 하나의 메뉴만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UI를 추구한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앱을 찾기까지 몇 번이고 페이지를 넘겨야 해서 불편한 점도 있다.

◆손목시계+스마트폰의 두 번째 창

갤럭시기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하자면 우선 문자, 전화를 받거나 걸 수 있다. 기어에 통신기능은 없다. 블루투스를 통해 갤럭시노트3에서 할 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스피커폰이기 때문에 주변에 다 들리도록 통화할 수 밖에 없다. 승용차 안 같은 개인공간 안에서 아니면 그닥 활용도가 높지 않다.

만일 폰을 들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오는 전화를 놓치는 경우가 없어 편리했다.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유용했다. 폰에 전화가 온 것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갤럭시기어가 알려준 덕분에 받을 수 있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문자 확인도 편리하다. 폰을 만지기 불편한 자리에 참석했을 경우 문자가 왔을 때 시계로 바로 확인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

전화, 문자, 알람 등은 음성인식 S보이스로 조작할 수 있다. 간단한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정도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속도는 좀 느리지만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190만 화소 카메라와 음성녹음 기능은 시계 특성상 도촬, 도청에 적절할 듯 싶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촬영 시 소리가 난다. 녹음을 할 때는 화면이 꺼지지 않는다.

촬영한 사진과 녹음파일은 버튼 한번만 누르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향후 페이스북이나 개인 웹하드 등으로 올릴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 편리할 듯하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만보계 앱은 갤럭시기어에서 가장 유용한 기능이다. 항상 손목에 붙어있는 시계의 특성상 걸음수 체크에 제격이기 때문. 만보계에 자동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터치 두 번으로 'S헬스' 앱에 보내 운동량을 관리할 수 있다.

현재 갤럭시기어에서 깔아서 쓸 수 있는 앱은 많지 않다. 카카오톡, 라인 등 앱이 있지만 활용도가 높은 지는 의심스러웠다. 알람 기능만 있는 단순한 앱이다. 메시지를 볼 수는 있지만 보내는 기능은 없다.

연합뉴스 앱으로 최신 뉴스 알람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의 메시지를 보거나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FBQuickview(페이스북퀵뷰) 앱도 있다. 여러 엔터테인먼트 앱도 있지만 쓸모가 많지 않았다.

◆부족한 배터리, 높은 가격 걸림돌

일주일간 사용하면서 갤럭시기어의 배터리는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3일, 부족하지 않았던 날이 4일이다. 갤럭시기어를 가진 첫 날부터 3일간은 기기와 친해지려 자주 만지다보니 아침에 100% 충전해도 저녁 10시만 되면 방전됐다.

4일 째부터는 카톡과 라인, 연합뉴스 알람을 껐고, 자주 만지지도 않았더니 밤 12시 넘어서 잠들 때까지 방전되는 일은 없었다. 전화, 문자, SNS 등 푸시가 자주오거나 카메라를 자주 구동시키면 그만큼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

종합해 보면 일상적인 사용에서 갤럭시기어 배터리는 24시간을 버티는 정도이며, 2일을 사용하기는 무리다. 다음 날 무리없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기 전에 충전해야 한다. 귀찮은 게 사실이다. 이는 갤럭시기어 판매 확대에 가장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판매가는 39만6천원. 최근 약 1만원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도 나타났지만 역시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갤럭시기어, 살까? 말까?

'갤럭시기어'를 사용해본 결과, 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화, 문자, 중요한 메일을 놓치는 경우가 없었다. 갤럭시기어로 인해 스마트기기에 점점 구속되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개발된 앱들이 초기 단계 수준이어서 많은 체험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갤럭시기어의 구매 욕구를 떨어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향후 점차 개선될 것이다. GPS나 건강 관련 앱 등 시계류에 적합한 다양한 콘텐츠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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