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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흥행 실패해도 안방서 '패자부활전'


IPTV-디지털 케이블 등 VOD로 실속 챙기는 영화들

[강현주기자] 극장에선 외면당했던 영화들이 안방에서 부활하며 실속을 챙기고 있어 주목된다.

대규모 상업영화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었던 저예산 영화, 예술영화들도 디지털케이블TV와 IPTV 다시보기(VOD) 시장에서는 쏠쏠한 매출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7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9천만원 예산을 들인 영화 '공정사회'가 VOD 인기에 힘입어 총 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안방에서 재조명되는 영화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 VOD로 저예산 실속 매출

극장에서 공정사회는 지난 4월18일 개봉돼 전국 총 2천여개의 영화 스크린 중 약 36개 스크린에서 상영되며 1만4천여명의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조금 넘은 정도로 끝났다. 수백개에서 많게는 1천개가 넘게 스크린을 차지하는 상업영화들에 밀려 존재감이 없었던 것.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이 영화는 바로 다음달인 5월 한달간 케이블TV와 IPTV에서 2만3천310건의 VOD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영화진흥위원회가 분류하는 유료방송 VOD '다양성 부문'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꾸준히 유료방송과 포털사이트에서 VOD 다운로드가 발생하고 있다.

공정사회 배급사인 엣나인필름 관계자는 "대작 위주로 많은 스크린을 내어주는 극장엔 공정사회를 많이 걸지 못했다"며 "아동 성폭력을 다룬 내용인만큼 네티즌들은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개봉 두달 후 VOD가 오픈되면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이틀동안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2억원 이하의 예산을 들인 '피에타' 역시 안방에서 더 실속을 챙긴 영화가 됐다.

국내 극장에서 이 영화는 170여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푸대접'을 받고 60만여명의 관객 수에 그쳤다. 저예산 영화라 손익분기점인 25만명은 넘었지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는 영예에 비해선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피에타는 지난해 10월 VOD가 출시되고 유료방송에서만 22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 최소 6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을 올리며 안방극장선 제대로 대접 받았다.

지난 2012년 11월 개봉된 '남영동 1985'도 극장에선 손익분기점에 조금 못미치는 33만여명의 관객을 모았으나 지난해 12월 VOD 오픈 이후 유료방송에서만 9만1천건의 누적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손해를 만회했다.

영화업계 한 전문가는 "유료 VOD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방 극장은 흥행하지 못한 영화들도 실속있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패자부활전' 무대가 되고 있다"며 "상영관 수가 적어 극장에선 못봤거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극장서 보기 아깝지만 관심이 가는 영화들의 VOD가 인기 끄는 경향이 있어 영화 업계도 점차 제작 초기부터 이 시장을 의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유료 이용자 증가로 영화 VOD 매년 20% 이상 성장

유료방송 영화 VOD는 개봉 시기에 따라 편당 약 1천원~1만원까지로 최신작의 경우 통상 4천원에 책정되며 동시개봉작은 1만원이다.

주로 불법다운로드로 영화 VOD를 이용하던 과거에 비해 유료 이용자가 부쩍 늘어남에 따라 극장에서 밀린 영화들에게도 판로를 넓혀주고 있다.

실제로 에릭슨 컨슈머랩이 조사한 시청자들의 VOD 이용행태를 살펴보면 지난 2012년 한국 시청자들이 이용하는 VOD 방식 중 '파일공유(불법다운로드 포함)' 이용률은 전년대비 7%P 낮아진 39%다.

반면 KT '올레TV' VOD는 전년대비 5%P 늘어난 28%, SK브로드밴드의 IPTV인 'BTV'는 8%P 상승한 15%,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의 VOD는 3%P 높은 13%로 유료 이용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영화 디지털온라인 시장 규모는 2천158억 원으로 2009년 888억 원을 기록한 이래 3년 연속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IPTV 및 디지털케이블TV 플랫폼에 힘입어 디지털온라인 시장은 비약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영진위 김현정 주무관은 "극장 외 2차 부가시장인 VOD는 극장과 달리 장기간 콘텐츠가 제공되는 특성상 앞으로도 꾸준히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디지털 온라인 영화 시장이 성장하면서 영진위 통합전산망을 통해 극장 뿐 아니라 온라인 실적도 집계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운로드건수 뿐 아니라 매출 집계와 자료 공개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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