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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메시지 시장, 불공정 경쟁 '잡음'


중소 부가통신사업자들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요구"

[김국배기자] 기업용 메시지 서비스 시장이 불공정 경쟁 논란으로 술렁이고 있다. 중소 기업이 주도하던 시장에 뒤늦게 통신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또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기업용 메시지는 신용카드 사용이나 은행 입출금 내역 등을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는 서비스로 이 시장을 둘러싸고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은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쟁점화될 정도로 사태가 심화되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사단법인 기업메시징 부가통신사업자협회(이하 협회)가 지난 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기업용 메시지 서비스 분야를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두 진영의 갈등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탄원서에는 이통사의 기업용 메시지 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담겨 있다.

◆협회 "통신 대기업 탓에 메시지 시장 잠식" 주장, 이유는?

협회는 KT와 LG유플러스가 기간통신사업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여 중소 사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홍익테크, 에스비엠시스템 등 2곳은 KT와 LG유플러스를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중소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KT와 LG유플러스가 취하고 있는 '이중가격제 구조'. 중소기업에게는 메시지 한 건당 8~10원대의 원재료가를 제시하고 고객에겐 이보다 낮은 8~9원대의 가격으로 직접 영업을 진행해 시장이 교란된다는 지적이다.

협회 측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지난 2005년만 해도 81%에 달하던 중소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7%까지 추락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등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은 83%까지 치솟았다.

두 통신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이처럼 급상승할 수 있게 된 직접적 원인은 유무선 통신사업자간 합병. KT와 LG유플러스의 기업용 메시지 서비스 사업 모두 유선기간통신사업자로서 KT와 LG데이콤이 영위하던 것들이다.두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자체 합병을 진행하며 해당 사업을 승계했다.

협회 관계자는 "이 시장이 2005년 1천억 원대로 성장하자 KT와 LG유플러스는 중소기업을 통한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독자 시스템을 구축한 후 시장에 진입했다"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가격경쟁력에서 도태돼 문을 닫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까지 이어져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소 부가통신사업들은 기간통신대기업의 시장 참여로 스팸 메시지가 증가하는 등 소비자 피해마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을 차별화하는 이중가격제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KT와 LG유플러스가 대출, 도박, 성인, 불법의약품, 유흥주점 관련 메시지를 전송하고자 하는 고객까지 유치하면서 스팸 메시지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2012년 상반기 스팸유통현황 측정결과(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 KT와 LG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전체 스팸 중 86.3%가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무분별한 매출지상주의가 소비자 피해로 직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2005년 이전과 같이 전문 중소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통신사는 망 임대료를 받으며 중소기업과 경쟁하지 않는 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라며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기간통신대기업이 부가통신중소기업의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당 통신사들은 이번 사안을 인지하고 있고 개선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이통사와 중개업자 전체가 이 이슈에 대해 발전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발송된 1천538만건의 휴대전화 대량 메시지의 86.3%를 KT와 LG유플러스가 발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LG유플러스가 57.0%, KT가 29.3%를 차지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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