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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애플제국'…국내 유통망 축소


프리스비-A샵 등 매장 축소 불가피…'애플 전용' 매리트 떨어져

[강은성기자] 아이폰5의 부진 탓일까. '애플 제국'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25일 휴대폰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플 제품을 전문 유통하는 매장(APR)이 눈에 띄게 축소되거나 아예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애플체험매장을 표방했던 'A샵'의 경우 현재 서울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코엑스, 타임스퀘어 등 대형쇼핑몰에 입점한 4곳 뿐이다. 신촌이나 강남 등 젊은이의 거리에 있던 매장은 모두 철수한 상태며, 남아있는 매장 또한 규모를 상당수 축소한 상태다.

애플 전문매장으로 2009년 설립돼, 국내에선 미국의 '애플스토어'와 같은 위치를 누렸던 '프리스비'도 현재 매장 축소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스비는 국내에서 애플숍의 '상징성'마저 띄고 있는 곳이다. 전국 12개 매장을 운영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강남과 명동 등에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5를 비롯해 애플 제품이 나란히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전국 프리스비 매장마다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올 3분기 지방 한 곳, 서울 두 곳 등 3~4개 매장을 철수시킬 계획이다.

업계는 "아이폰5의 판매가 예상보다 상당히 부진했다. 현재 이동통신사나 애플 유통점 모두 아이폰5의 재고 처리조차 버거운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애플 "아 옛날이여"

한 때 '세상은 아이폰을 가진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뉜다'고 인식될 정도로 애플과 아이폰의 위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이폰 새 모델이 출시되는 날은 소비자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밤을 새고 긴 줄을 섰으며 수백명의 보도진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지난 12월9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아이폰5 출시 때도 업체들은 전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준비했다. 그런데 소비자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한 대형유통업체 대표는 "아이폰5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절반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는 "비단 아이폰5의 부진만으로 전문 유통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만은 아니다"면서 "애플의 판매방식과 국내 휴대폰 시장 상황이 어긋나면서 유통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전문점은 아이폰(스마트폰)과 아이패드(태블릿PC), 아이팟(MP3 플레이어), 맥북(노트북), 아이맥(데스크톱) 등 애플 제품을 전용판매하고 있다. 애플 브랜드가 아닌 제품이라야 이어폰이나 커버 같은 액세서리 정도다.

이같은 전문매장인 프리스비나 A샵, 컨시어지 등은 대도시 중심가에 대형 부지를 확보하고 미국 애플스토어와 흡사한 인테리어를 갖추는가 하면 판매직원 또한 애플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도록 교육시켜 배치함으로써 '고급 판매'를 지향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애플 브랜드는 다른 제조사 제품에 비해 '이익(마진)'이 박하다는 것이 전문점들의 이구동성이다.

한 전문점 관계자는 "과거 아이폰4나 아이패드1처럼 제품이 없어서 못팔때는 마진이 박해도 '박리다매'로 막대한 매장 운영비용을 메꿀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판매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솔직히 '적자'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물론 최근 급속도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는 LG전자의 옵티머스 시리즈 등 '토종 브랜드'의 역습도 이들에겐 부담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솔직히 애플 본사에서 전혀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은 애플의 최대 경쟁자 삼성전자와 LG전자, 심지어 팬택까지 버티는 '강소국'이며 이 시장은 엄청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라고 말한다.

그는 "갤럭시S 시리즈나 경쟁 태블릿PC가 해당 제조사의 든든한 자금 지원을 받으며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 매장들은 애플코리아의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채 스스로 매장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담당해야 하니 경영악화가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문점들은 살 길을 찾기 위해 다른 스마트폰을 함께 유통하는 '토털 모바일숍'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다른 형태의 사업을 추구하기도 한다.

관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전문점이 매장을 줄이거나 철수한 자리에는 여지없이 삼성 모바일숍이 들어선다"고 말해 묘한 대조를 이뤘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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