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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혜정]임윤택 악플러들, 관심 구걸하나


[민혜정기자] "임윤택이 죽었대."

'혼을 불사른다'는 표현이 넘치지 않았던 울랄라세션의 임윤택이 끝내 숨을 거뒀다는 소식을 들었다. 설 연휴 마지막날,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도식적인 우승과정이 싫었다. 가난한 환경, 오랜 무명기간, 긍정적인 의지를 가진 주인공이 갖은 시련을 겪고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쇼'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울랄라세션도 여기에서 예외가 되는 우승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환상적인 퍼포먼스와 임윤택의 밝은 미소, 하나의 '꿈'으로 뭉쳐진 울랄라세션의 우정 때문에 경연 내내 울랄라세션에 한 표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슬픈 마음에 인터넷 뉴스를 읽어내려 가는데 댓글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임윤택이 그들에게 무슨 빚을 졌길래 '죽음'이란 단어를 앞에 두고 '통쾌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인터넷 댓글은 선입견 없이 누구의 말이든 경청할 수 있는 곳, 어떤 시사 평론가나 지식인보다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빛나는 곳이라 생각해 왔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기사에 대한 욕설이 섞인 악성댓글도 있었지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는 글도 많았다. 댓글이 조언으로 느껴진 적도 있었다.

연예인은 유명세를 얻는 만큼 어느 정도의 악성 댓글은 감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많다. 비판을 비난으로 착각하는 유명인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임윤택 사망 소식에 달린 악성 댓글은 사람이 감수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잔인한 말로 관심을 얻으려는 못난 '인정투쟁'이었다.

이 '인정투쟁'의 온상이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일베)다. 임윤택 사망을 조롱하는 글은 물론 여성, 특정 지역을 혐오하는 게시물이 늘상 게재되는 공간이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일베 '인증대란'이 대표적이다. 일베 이용자들이 명문대 졸업증과 대기업 사원증을 제시하며 자신의 이력을 뽐내는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글을 올리지만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표시였다.

문제는 일베의 방문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일베의 1월 UV(순방문자수)는 142만8천347명, 11월 방문자수는 252만7천38명으로 성장률이 76.92%였다. PC 최고 성장 사이트 10위를 기록했다. '관심'이 '관심'을 부르고 있는 형국이다.

인터넷실명제(제한적 본인 확인제)가 지난해 8월 위헌 판결이 났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제한적본인확인제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인터넷게시판 이용자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및 인터넷 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을 위헌의 이유로 꼽았다.

우리에게 더 넓은 표현의 자유가 허용됐다. 이는 조금 더 소신있는 의견을 펼치라고 준 권리이지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로 관심을 얻으려는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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