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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소설, 콘텐츠 업계 약일까 독일까


"시장 확대 기대…작가 양극화 우려"

[김영리기자] "네이버라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금강 작가)

"무료 콘텐츠는 늘어나겠지만 스타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들의 양극화와 빈곤화는 더욱 거세질 것이다." (김형석 북팔 대표) 네이버 웹소설에 대한 업계의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마니아층만 즐겼던 장르소설 대중화에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콘텐츠 무료 전략에 따른 시장의 양극화가 우려된다는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웹소설 서비스 개시 1주일 만에 누구나 소설을 올릴 수 있는 '챌린지리그'에는 1만7천건의 글이 등록됐다. 하루에 2천500건 수준의 글들이 새로 등록되는 셈이다. 콘텐츠의 질과 운영 상의 문제가 논란이되고 있지만 일단 회사 측의 의도대로 서비스 초반 붐업에는 성공한 모양새다.

장르소설은 비록 변방 문학 취급을 받지만 전자책 시장에선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SK플래닛 T스토어 전자책 매출 70%이상, 교보문고의 40% 이상이 장르소설에서 나왔다.

네이버는 웹소설 플랫폼을 통해 그간 마니아층만 즐겼던 무협·판타지·SF·로맨스 등 장르소설을 웹툰처럼 무료로 제공, 대중화한다는 목표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선 회사 측은 콘텐츠 수급을 위해 누구나 창작 소설을 올릴 수 있는 '챌린지 리그'를 운영,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대해 총 3천만원의 상금과 작가로서의 등단 기회를 내걸었다.

네이버와 계약을 맺은 작가들은 원고료를 받으며 정기적으로 네이버 웹소설에 자신의 소설을 연재할 수 있다. 또한 미리보기나 완결보기 등 일부 유료 상품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2차 저작권도 작가에 귀속되므로 스타 작가를 꿈꾸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변방 문학으로 취급받던 장르소설이 양지에 드러나며 이슈화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긍정적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협소설 '발해의 혼'의 금강 작가는 "협소한 마니아가 모인 곳과 비교하면 네이버는 바다와 같은 곳"이라며 "지금 장르소설 시장 불황이 매년 심해져 끝을 모를 정도까지 왔는데 네이버웹소설을 통해 작가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희석시키고 희망을 주는 부분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판타지소설 '노블레스'의 손제호 작가 역시 "웹소설은 시장이 커지는 계기를 만들고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즐거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맨스소설 '새콤달콤베이커리'의 백묘 작가는 "작가들은 자신이 쓴 글을 많은 분들이 읽어주기를 늘 바란다"며 "요즘처럼 장르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공간이 줄고 있는 시기에 네이버 웹소설이 그 기대를 이뤄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시장의 붕괴와 작각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시장 규모는 커질 수는 있겠지만 스타를 꿈꾸는 작가들이 네이버로 이동하면서 기존 장르소설 작가 발굴과 유통을 책임졌던 중소업체들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에 무료 콘텐츠가 몰리면서 다른 유통 채널은 과금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네이버와 같은 트래픽을 만들 수도 없고 네이버 수준의 원고료를 지급할 수 없으니 기존 업체들의 도태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것.

또한 무료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스타작가로 성공하지 않으면 생계까지 위협받는 양극화·빈곤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네이버는 웹툰의 성공 사례를 얘기하지만 그것은 플랫폼의 입장으로, 콘텐츠 생산자들의 입장은 결코 아니다"라며 "웹툰 시장에서 구조적 혜택을 받고 있는 대상은 네이버로부터 원고료를 지급받는 스타작가들 뿐, 네이버는 소수 작가를 원고료로 묶어놓고 다수의 지명도 낮은 작가들의 희생을 구조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북팔 대표는 "콘텐츠는 무료라는 소비자 인식이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콘텐츠 무료화라는 창조적 파괴가 온전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가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콘텐츠가 무료로 공급돼도 생산자들에겐 그 생산 비용이 제대로 조달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현재 네이버 방식은 양극화·빈곤화 악순환을 가속화하는 것 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내부동력을 약하게 만들고 후발주자 양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네이버야말로 소수 작가를 원고료로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와 광고 비즈니스를 결합해 수익을 온당한 비율로 작가에게 환원하는 능력을 갖춘 플랫폼"이라며 "베스트 작가가되기 위해 추천을 구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수익을 기대하게 만드는 건전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네이버가 갖춰야할 온전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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