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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새 판짜기' 고심…"다시 초심으로"


모바일 새 법인 설립 검토, 한게임 분사 등 검토

[김영리·허준기자] NHN이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 판짜기에 들어갔다. 온라인 시장 정체와 큰 덩치에 따른 더딘 의사결정, 혁신의 부재 등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던 NHN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NHN이 모바일 사업부문 새 법인 설립 및 한게임 분사 등 다각도의 조직개편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NHN뿐만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업계 전체에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NHN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바일 독립 법인 설립 및 한게임 분사 등 여러 방안의 구체적 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NHN 측은 "모바일 등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모바일 별도 조직을 꾸리는 것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미 모바일 전담부서가 있는 상황에서 별도 조직 신설이라는 것은 독립법인 출범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출범 시기와 조직 규모는 현재 조율 중이다. 오는 3월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네이버, 모바일에 사활건다…다시 초심으로

NHN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바일 독립법인이 출범한다면 새 법인은 현재 네이버와 한게임의 모바일 서비스를 포함하고 새로운 성장 사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유선 사업부문과 무선 사업부문으로 분할될 수 있다.

법인설립 방식은 온라인 광고와 인프라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NHN비즈니스플랫폼(NBP) 설립 때처럼 NHN이 주식 100%를 갖는 물적분할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인은 판교 NHN 신사옥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 패러다임이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네이버는 성장정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시장조사기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을 이용한 포털 검색은 100% 가까이 성장한 반면 PC를 통한 검색은 15% 가량 감소했다. 아직까지 PC의 비중이 크지만 추세를 보면 모바일이 PC를 추월할 날도 머지 않았다.

문제는 온라인 절대강자 네이버가 모바일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웹 검색점유율은 여전히 7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앱 이용률에 있어선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구글 등에 밀리며 10위권에 겨우 걸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네이버의 부진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경직된 조직문화와 더딘 의사결정 등으로 비롯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며 관망하다가 중소 업체들이 시장을 형성해놓으면 그제서야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식이었다는 것.

그러다보니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등이 유연한 조직, 빠른 의사결정에 따라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며 모바일 주도권을 잡아갈 때 네이버는 뒤늦게 기존과 비슷한 형식의 완성도만 높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업계에선 "최근 몇년 간 네이버가 가장 먼저 혁신적으로 선보인 서비스는 거의 전무하다"며 "공격적 혁신보다 안정적 성장 전략을 취해오면서 모바일 시대 흐름에 뒤쳐진 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래서 NHN의 새법인은 '뭔가 다시 해보자'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NHN이 10여년 전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을 당시처럼 '가볍고 빠른 조직'을 통해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새 법인이 설립되면 경영권 이동과 각 부문별 대규모 조직개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회사 측은 모바일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한 인력 충원에도 나섰다. 새 법인의 수장으로는 현재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는 이람 네이버서비스2본부장이 꼽히고 있다.

◆끊이지 않는 한게임 분사설, 현실 될까

NHN이 검토 중인 것 가운데 또 다른 하나는 한게임 분사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측은 "다양한 방법을 고려 중이지만 현재 한게임 분할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NHN과 한게임의 분사설은 수년전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것으로, 국내 1등 포털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게임포털 한게임을 함께 운영하면서 생기는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며 분사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한게임은 고스톱, 포커류 게임(고포류게임)의 사행성 문제가 불거질때마다 곤혹스러워했다. 그 영향은 한게임 뿐만 아니라 네이버에도 미쳤고, 한게임 김정호 전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일도 벌어졌다.

고포류게임 이미지를 벗겠다고 시작한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외산 대작게임 반지의제왕과 몬스터헌터프론티어온라인을 들여왔지만 큰 인기를 얻지못하고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았다.

현재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고포류게임 제외) 가운데 의미있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게임은 '테라'와 '야구9단' 정도다.

이런 상황이 맞물려 회사 내부에서도 한게임 분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한 게임사업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 독립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내부 발탁인사가 아닌 전 아이덴티티게임즈 대표를 지낸 이은상 대표를 영입, 한게임의 변화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주력하면서 그동안 확보했던 신작들을 올해 대거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이은상 대표가 한게임 사업을 주도하면서 다시 자연스럽게 분사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모바일게임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분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한게임 관계자는 "워낙 게임산업이 급변하다보니 내부적으로도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게임사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분사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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