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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대 넥서스폰, 국내에 못 나오는 이유


'보조금 착시현상'에 저가폰 외면…전병헌 의원 "유통 투명성 높여야"

[강은성기자] LG전자가 만든 구글의 레퍼런스폰 넥서스4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글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발표할 때 이를 가장 최적화 해 선제적으로 내놓는 것이 바로 레퍼런스폰. 저렴한 가격에 '구글이 보증한 폰'이라는 인식까지 더해져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 구글 레퍼런스폰이다.

넥서스4는 LG전자가 구글 레퍼런스폰으로 제작한 가장 최신 모델로 16GB 모델 기준 349달러(약 38만원)라는 저렴한 가격이 책정됐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이 10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넥서스4는 이례적으로 저렴한 제품인 셈이다.

하지만 LG전자는 이 제품을 국내에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국회가 나서서 이 제품의 국내 출시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은 "30만원대 프리미엄사양 3G스마트폰이 바로 넥서스4인데, 단말기자급제의 홍보와 활성화를 위한 최적의 제품인 만큼 국내 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의원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넥서스4가 국내에 출시될 수 있도록 정치인이 나서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이미 소비자들은 해외 구매대행 등을 통해 넥서스4를 개별구매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이를 공식 출시하지 않는 제조사와 통신사를 원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가 3G폰, 소비자가 먼저 외면"

넥서스4를 국내에 출시하지 못하는데 대해 제조사와 통신사도 할 말이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는 아이폰5나 갤럭시노트2 등 최신 LTE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절대 다수이며 3G폰을 찾는 고객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3G폰으로 출시된 갤럭시S3가 출시 초기 반짝 인기를 누리기는 했으나 무제한요금제 등 일부 혜택을 이어가려는 소비자 외에는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가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 역시 "지난 해 아이폰4S가 국내에서 출시됐을 때, 기대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다"면서 "당시 KT는 LTE 마케팅을 시작할 수 없어 아이폰4S 판매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이미 소비자들이 LTE 가입에 앞다퉈 줄을 서는 형국이어서 국내에서는 이미 LTE 시장이 대세가 됐다는 판단을 했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넥서스4를 LTE 겸용으로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제조사 LG전자는 여의치 못한 상황을 설명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레퍼런스폰이란 말그대로 구글의 뜻을 100% 반영한 신제품을 말한다"면서 "옵티머스 시리즈 등 LG전자의 다른 제품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다양한 기술도 투입하고 국내 이용자들의 정서에 맞는 사용자 환경과 경험(UX)을 녹여 제조하지만 레퍼런스폰은 구글의 의지가 반영되기 때문에 제조사의 뜻을 투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처음 휴대폰을 사기 전에는 스펙이나 가격, 디자인 등을 구매요인으로 많이 고려하지만, 구매 후에는 스마트폰과 거의 24시간 같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넥서스4는 이같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그동안 국내 이용자들이 보던 스마트폰과 상당부분 차이가 있어 결국 시장에서 외면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신사가 매출 하락 등을 이유로 (LG전자에 압력을 넣어) 국내 출시를 못하게 막았다는 루머는 억측에 불과하다"면서 "통신사와 LG전자가 함께 넥서스4의 출시에 대해 실제로 몇차례 논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국내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자연스럽게 출시를 보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사 관계자 역시 "갤럭시S3 3G폰 사례에서 보듯, 99만4천원짜리 제품을 보조금을 통해 (넥서스4와 별반 차이없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30만원짜리 제품을 사는 것보다 100만원짜리 제품을 할인받아 30만원에 구매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넥서스4가 시장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첨언했다.

◆"유통 투명성 확보 위해 저가 단말기 나와야"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전병헌 의원은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같은 판단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려한 결정이며, 국내 휴대폰 유통 구조의 변화를 위해서라도 넥서스4의 국내 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넥서스4는 MVNO에 가입할 수 있고, KT와 SKT에도 가입할 수 있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소비자에게 주어져야 한다. 넥서스4는 알뜰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자급제 활성화 및 100만원대 일색인 스마트폰 시장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넥서스4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특히 "소비자가 100만원짜리 폰을 할인해 30만원에 산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통신요금으로 단말기 값을 대부분 치르고 있다. 전형적인 '보조금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3분기 통신3사의 보조금 지급액이 2조2천억원을 넘어섰는데 이같은 소모적이고 불투명한 유통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저렴하고 다양한 단말기들이 국내에 보다 많이 출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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