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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로 '친환경' 양말 만드는 벤처


이태성 사장 "윤리적 소비 이끄는 '소셜벤처 꿈꿔"

[민혜정기자] 옥수수로 '친환경' 양말을 만드는 벤처가 등장했다.

이태성 더뉴히어로즈 사장(30)은 옥수수에서 추출해 낸 섬유로 만든 양말 '콘삭스'를 판매하고 있다. 더뉴히어로즈는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환경보호'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소셜벤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양말'은 사용주기가 짧은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양말을 구입할 때 디자인이나 제품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경우는 드물다.

콘삭스가 '상품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태성 사장도 '먹는 걸로 장난치냐'는 비아냥을 많이 들었다.''소셜벤처'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동료들을 콘삭스 개발 도중 많이 잃기도 했다. 그럼에도 '콘삭스'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이 사장을 직접 만났다.

◆영화학도 출신의 양말 만들기 프로젝트

이 사장은 영화학도였다. 자신을 '낭만주의자'는 아니지만 '부족한 곳에 늘 눈이 가는 사람'이라고 소개 했다. 창업은 물론 사학과를 나와 독립영화 조감독, 공연기획 등의 이력을 거친 이유도 자신의 성향 때문이라고 했다.

"역사 다큐멘터리 감독을 하고 싶어서 강원대 사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때처럼 암기식으로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때부터 영화에 눈이 팔려서 영화 예술 관련 과들을 찾아다녔죠. 혼자 영화를 찍다가 독립영화의 조감독으로 일하게 됐어요. 그 일을 하다보니 세상 곳곳에 더 눈이 가게 됐습니다."

영화 일을 하다 추계예술 대학원에 진학한 이 사장은 지인의 추천으로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다. 이 사장은 기획일은 흥미로웠지만 조직생활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영화를 시작했던 이유도 그렇고 저는 부족한 곳에 눈이 가는 사람이었어요.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나니 진짜 해보고 싶은 걸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태성 사장은 창업 결심 후 처음부토 소셜벤처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처음 목표는 '양말'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양말은 소모품이긴 하지만 '콘텐츠'가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나눔'의 정서를 대표하는 상품이죠. 이때 옥수수로 만든 옷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양말에 옥수수를 접목시켜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옥수수는 기존 섬유와 달리 석유를 원료료 사용하지 않아 땅에 묻을 경우 6개월~1년안에 생분해 된다

콘삭스는 또 수익금의 10%를 국제구호개발기구인 '국제옥수수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빈곤국가의 옥수수농가 발전을 위해 기부한다. 기부는 열약한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종자를 보급하고나 관개시설을 지원하는 형태다.

콘삭스는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또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실제로 공모전에 나가서나 투자자들할테 비판을 들었던 부분이에요. 하나만 해도 가치를 실현 할 수 있는데 두 가지나 욕심을 부리냐는 거죠. 그런데 이건 제 양심에 따른 결정입니다. 콘삭스가 환경보호에 일조 할 순 있지만 어떤 사람의 먹을거리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안된다고 봤어요."

◆지원군 없는 외로운 창업 과정

기존에 없던 상품을 만들어 내야 했고 사회적 기업 모델이다 보니 원군을 얻기 힘들었다. 가족들의 지지도 얻지 못했다.

"평범한 길을 걸어온 편이 아닌데도 부모님이 처음엔 반대를 하셨어요. 지난해에 정부 공모 사업에 아이템에 당선이 돼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창업 지원금을 받은 후에야 허락해 주셨죠."

"기존에 없던 상품이다보니 양말을 개발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결국 1년여가 걸렸는데 동료들이 거의 떠났죠. 상실감 때문에 우울증이 왔어요."

고군분투하던 이태성 사장은 섬유업체 휴비스에서 재료를 수급받아 서울 방학동의 한 공장에서 양말을 주문 생산 할 수 있게 됐다. 대학교 후배인 박광우씨도 디자이너로 합류했다. 올 10월초에는 콘삭스 홈페이지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콘삭스는 콘삭스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온라인 쇼핑몰, 디자이너들이 자신이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에이랜드' 등에서 판매된다.

◆"한국에도 윤리적 소비 자리 잡을 터"

콘삭스는 8천원 정도로 보통 양말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해외 시장을 염두해 두고 있다.

"해외의 경우 '탐스슈즈'는 신발 한켤레를 구매하면 제3세계의 아이들에게 신발 한켤레를 기부하는 제도를 마련해서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았어요.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어요."

이태성 사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윤리적 소비'가 싹트기를 기대했다.

"한달에 1천켤레 정도 파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선 우리나라에서도 윤리적 가치를 생각하며 소비하는 '윤리적 소비'가 머지 않아 자리잡아야겠죠. 물론 저희도 가격이 있는 만큼 디자인 등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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