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UAE 중증혈액환자에 조혈모세포이식 성공

[정기수기자] 국내 의료진이 중동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서 온 환아의 자매간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이종욱(센터장·혈액내과)·정낙균(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난치성 혈액질환인 '베타지중해빈혈'을 앓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의 어린이 루다(여.6세)에게 언니인 헤이야(여.11세)의 조혈모세포(골수)를 이식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베타지중해빈혈은 주로 지중해 연안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희귀 혈액질환이다.

이 질환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밖으로 유출되는 '용혈' 때문에 평생 수혈을 받아야 하며, 이로 인해 비장이 커지고 간과 심장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의료진에 따르면 루다는 현지에서 베타지중해빈혈을 진단받고 수혈로 생명을 이어가는 응급한 상황이었으며, 조혈모세포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었다.

루다는 현지 의료진의 추천으로 지난 6월 26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뒤, 이식유전자(HLA)가 일치하는 언니 헤이아의 조혈모세포를 성공적으로 이식 받고 3개월 만인 20일 오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루다의 주치의인 정낙균 교수는 "루다의 이식 후 성공적인 생착이 확인됐으나 합병증으로 간정맥폐쇄증후군이 발생해 복수가 차고 잘 먹지도 않아 힘들어했다"며 "하지만 잘 견뎌내 혈액학적 수치들이 정상으로 회복됐기 때문에 퇴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의 경우 장기 손상이 오기 전인 12세 이전에 동종조혈모세포이식으로 치료하면 성공률을 90%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 따르면 의료진과 관련 부서는 중동에서 처음 온 환아의 원활한 치료를 위해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진행했다.

치료팀은 이식에 관한 문제와 더불어 문화의 차이나 의사소통의 문제를 우려해 국제진료센터, 대외협력팀 등 관련 부서를 통해 아랍어 의료 통역사와 아랍어로 된 병원 안내 가이드 책자, 중동 식사 등을 준비했다.

또 무슬림 기도실을 마련하고 코란, 기도 양탄자 등 기도 물품 배치해 종교생활 안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종욱 센터장은 "아부다비 환아의 첫 조혈모세포를 성공시킴으로써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환자, 특히 중동환자가 우리병원을 찾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많은 해외환자를 맞이할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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