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성기자]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전화 3사와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 3사가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휴대폰 공급가와 출고가를 뻥튀기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돈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온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정부는 이들 6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4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동수)는 15일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보조금을 지급해 고가 휴대폰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온 통신 3사 및 휴대폰 제조 3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53억3천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업체별로는 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이 202억5천만원으로 제일 많았고, KT 51억4천만원, LG유플러스가 29억8천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휴대폰 제조사 가운데는 삼성전자가 142억8천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LG전자 21억8천만원, 팬택이 5억원 순이었다.
통신사나 제조사나 매출이 많을수록 가격 부풀리기도 많이했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또 통신사 중심의 휴대폰 유통구조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휴대폰 제조사가 대리점에 휴대폰을 직접 유통하는 것을 방해한 SKT의 경쟁제한행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4억4천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제조 3사와 협의해 총 44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제조사가 통신사에 넘기는 가격)에 비해 출고가(이통사 판매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가격)를 현저히 높게 책정하고 출고가와 공급가의 차이에 해당하는 돈을 보조금 지급에 활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공급가와 출고가의 평균 차액은 22만5천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제조 3사는 통신사와 협의를 통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209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향후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하여 공급가를 높게 책정하고, 공급가를 부풀려 마련한 판매 장려금을 대리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지급했다.
209개 휴대폰 모델의 평균 장려금 지급액은 23만4천원이었다. 제조사가 통신사에 넘기는 가격인 공급가 대비 이 장려금의 비중은 40.3%였다.
이런 관행은 휴대폰 국내 가격이 해외 수출 가격보다 높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A사의 O모델의 경우 국내 통신 3사에 대한 평균 공급가격이 56만8천원인 반면 해외 40개국 83개 통신사에 대한 평균 공급가는 25만5천원에 불과했다.
애플 아이폰은 국내 제품과 달리 제조사 장려금이 없고, 출고가 부풀리기도 없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과징금 부과 조치로 "소비자가 휴대폰 가격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점을 이용하여 통신 3사와 제조 3사가 휴대폰 가격을 부풀린 후 마치 할인해 주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영업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통신사 중심 휴대폰 유통구조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제조사의 직접 유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적발·시정함으로써 휴대폰시장 경쟁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치로 휴대폰의 가격거품이 사라지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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