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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vs IPTV, 비즈니스 전략 싸움


[긴급진단 스마트TV논쟁-하]

[강은성기자, 김현주기자] "스마트TV는 PC처럼 인터넷이 연결되는 또 하나의 단말기입니다. 실시간 방송은 TV 안에 내장된 TV튜너를 통해 전송되는 것이지 삼성전자가 내보내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는 인터넷에 접속해 자유롭게 콘텐츠를 이용하는 개방형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삼성전자 비주얼디스플레이 사업본부 이경식 상무는 최근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스마트TV를 통신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인터넷TV(IPTV) 서비스와 동일시하면서 이를 '동일 규제'로 가져가야한다는 KT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반면 스마트TV는 KT나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같은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시켜 과다한 투자를 유발하면서도 '무임승차'하는 천덕꾸러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KT 등 IPTV 업계나 CJ헬로비전 같은 케이블TV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입형 유료방송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뒤흔들 폭풍이 될 수도 있어 골칫거리인 셈이다.

◆IPTV와 스마트TV, 같은 서비스?

스마트TV는 IPTV와 유사해 보인다. 고객에겐 서비스가 비슷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케이블TV나 IPTV에 가입하지 않아도 유료방송을 이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스마트TV는 IPTV나 디지털케이블TV와 차이가 많다. IPTV는 '가입자'를 기반으로 매월 이용료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스마트TV는 삼성전자나 LG전저처럼 TV 제조사가 판매할 뿐 정액 서비스 가입자를 모집하지 않는다. 실시간 방송서비스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콘텐츠 사업자가 서비스하고 이를 이용자가 선택할 뿐이다.

IPTV가 방송사업자가 서비스(프로그램)를 뿌리고, 이용자들이 수용하는 방식인 반면 스마트TV는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요구하고, 이를 제공받는 형식이다. IPTV 초기 다시보기(VOD) 위주의 서비스가 제공될 때 법적 규제를 받지 않았던 것과 같다.

방통위 방송통신융합정책실 관계자가 "현재로서는 인터넷으로 매개만 하니 방송 규제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망 부하-IPTV 수익 문제

이같은 내용을 잘 아는 KT가 동일서비스라며 동일한 규제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KT는 인터넷과 IPTV 사업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KT의 IPTV는 올해 상반기안에 400만 가입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 동안 KT는 IPTV로 당장 수익을 거두기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위해 가입자 늘리기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이제 IPTV 사업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용료를 내지 않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이다. IPTV 사업자 입장에서 스마트TV는 사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협적 요소일 수 밖에 없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현행 법체계에서 스마트TV는 방송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있다"며 "IPTV, 케이블TV는 허가를 받고 사업하는 만큼 스마트TV도 미래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 법적 정리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되돌아보면 IPTV 도입 당시, 방송업계는 '동일서비스,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IPTV와 케이블TV를 같은 선상에서 규제하자고 요구했다. IPTV가 가입자를 대상으로 VOD와 실시간 방송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IPTV 진영은 IP망을 통한 통신 서비스라고 주장하며 통신서비스라고 맞섰다.

IPTV는 갈등해결을 위해 물리적 '합의'를 찾는데 그치다보니 기형적 모습으로 탄생했고, 지금도 IPTV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디어 업계에서도 이를 교훈삼아 스마트TV이 경우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판단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과거 IPTV 서비스 도입 당시 불합리하고 지혜롭지 못한 법률을 도입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게 된 사례가 있다"면서 "IPTV의 보다 완전한 형태가 현재의 스마트TV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단순 법률로 제재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수평적 규제의 틀을 하루 빨리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방송 플랫폼과 조화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서도 스마트TV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양한 인터넷 기반 방송이 등장하고, 망중립성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체 콘텐츠 전송문제, 네트워크 문제를 함께 보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스마트TV와 IPTV 사업자의 단순 갈등을 넘어 스마트TV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 주도권 싸움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미디어 분야의한 전문가는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삼성전자가 해외에서는 유력 통신사들과 스마트TV와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협업에 나서면서도 국내시장에서는 통신사들과의 제휴를 꺼리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며 "망중립성 문제와 함께 거대 기업들간 미디어 플랫폼 주도권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광수 광운대 교수는 "콘텐츠 사업자-제조사-통신업체가 협력한다면 스마트TV '한류'를 만들 수 있다. 법 규제, 망중립성 등 문제를 잘 풀어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고 언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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