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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주인은-하]'생명력' 있는 주파수 활용법은?


90㎒ 폭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야 효용성 극대화

[강은성기자] '황금 주파수'인 700㎒ 주파수 대역을 가장 바람직하게 활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2012년말 디지털TV 전환이 완료되고 나면 유휴대역이 되는 700㎒ 주파수의 재배치를 두고 통신업계와 방송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통신 측은 '주파수 고갈'을 걱정하고 방송 진영은 '국민의 재산'이라며 해당 몫을 주장하고 있다.

양쪽 모두 700㎒ 주파수가 매우 중요한 대역이며 놓칠 수 없는 주파수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파수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스펙트럼연구회 회장인 유흥렬 공학박사는 "향후 2년 내에 주파수를 이렇게 '온전한' 대역으로 발굴할 수 있는 것은 700㎒가 거의 유일하다"며 700㎒ 대역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00㎒ 놓치면 향후 3년 중요대역 찾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주파수는 활용 폭이나 연속대역이 넓을수록 그 가치가 크다. 700㎒ 주파수는 디지털 전환 이후 유휴대역이 총 108㎒ 폭에 이른다. 이 정도 수준의 폭을 확보한 주파수는 향후 수년 내 다시 발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흥렬 박사는 "700㎒는 주파수 간섭현상 등을 제거하기 위한 보호 대역을 제외하고 나면 양방향 90㎒ 폭을 활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주파수 확보가 가장 시급한 통신업계의 경우 700㎒ 대역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향후 수년 내 이 정도 폭을 가진 주파수 대역을 발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여유가 있는 주파수라고 해 봐야 공공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1.8㎓ 대역의 30㎒(양방향) 폭 정도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5년 내에 회수·재배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800㎒ 대역을 발굴할 수는 있지만 이는 10㎒(양방향) 폭 정도에 불과해 사실상 효용가치가 크지 않다. 대용량 콘텐츠 유통이 확산되면서 광대역 서비스가 주류가 되고 있어, 광대역 서비스에 유리하도록 주파수 대역 폭이 넓어야 하는 것. 광대역 서비스를 위해서는 최소한 양방향 20㎒ 이상이 돼야 한다.

유 박사는 "주파수 추가 발굴을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따라서 근시일 내에 가장 온전한 대역으로 사용할 수 있는 700㎒ 주파수를 활용한다면 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SK경영경제연구소 염용섭 박사(정보통신연구실장) 역시 "광대역 서비스를 위해서는 통으로 60㎒ 이상 비어있어야 하는데 그런 주파수가 현재로서는 700㎒외에는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파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700㎒ 대역을 분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흥렬 박사는 "700㎒ 주파수를 현재 방송도 쓰겠다고 하고 재난용도로도 쓰고, 통신용으로도 쓰겠다고 하고 있다"면서 "이를 조금씩 떼어서 이곳저곳에 나눠주기식 배분보다는 시급한 곳에 절대량을 배분하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국제상황 고려해 '효율성' 극대화 추진해야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일까.

염용섭 박사는 단순히 누가 차지하느냐의 관점이 아닐 '글로벌 생태계' 구조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디지털TV를 전환하고 난 후 700㎒ 주파수가 유휴대역이 되는 나라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상당수가 있다"면서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통신용도로 주파수를 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 박사는 특히 "설령 우리나라가 무선인터넷이 발전하지 않아 스마트폰 보급이 되지 않고 데이터 폭증현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휴대폰 단말은 물론 전파송출장비, 기지국 장비 등 모든 인프라 부문에서 국제 환경에 맞춘 '규모의 경제'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된다"면서 "700㎒를 통신용으로 전환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글로벌 생태계의 움직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흥렬 박사도 같은 의견이다. 유 박사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른 700㎒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 시장과 꼭 안맞춰도 된다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와 같은 표준방식을 사용하는 일본과 인도, 호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700㎒ 대역의 통신 활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우리 역시 이에서 배제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통신용으로 쓰느냐, 방송용으로 쓰느냐를 단순히 경제적 효과로 비교하기 쉽지 않지만, 경제적 효과 역시 주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세계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향후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용창출, 생산성 확대,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등 향후 파급효과가 높은 모바일 분야에 이 대역의 우선 할당을 고려할 만하다는 얘기다.

통신 업계에서는 현재의 주파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하면 700㎒ 주파수는 통신용도로 활용했을 경우 그 경제적 가치가 훨씬 크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염 박사는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익성을 근거로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해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주파수 용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700㎒대역을 할당기간(10년)동안 방송용으로 사용할 경우 전문가들은 그 가치를 약 3조7천억원,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할 경우 약 53조1천억원 상당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유 박사는 "정치적 계산으로 주파수를 떼어 나눠주다보면 700㎒대역 효용도 훨씬 줄어든다는 측면을 외면해선 안된다"면서 "국민적 이익을 고려해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700㎒ 대역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이슈와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할당을 추진할 것"이라며 "연내 위원회가 결정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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