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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홍수 속 미디어 웹, 독자들은 괴롭다!


'웹 독서' 돕는 앱들

[김상현 북미전문에디터] 웹으로 '읽으려는' 독자들은 괴롭다.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한두 페이지 분량의 기사나 칼럼 하나 읽는 것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 글 때문이 아니라, 그 글을 포위하거나 아예 막아선, 무례하고 저급하고, 심지어 남이 보면 민망하기까지 할 광고들의 엄습 때문이다.

한국의 수많은 뉴스 사이트들, 심지어 종이 신문으로는 여전히 막강한 '언론 권력'을 행사하는 곳들조차 인터넷에서는 이처럼 대동소이한 '홍등가 버전'을 연출하고 있다. 마치 광고판들로 도배된 유흥가 한 복판에 선 것 같다.

사이트 이름을 보지 않으면 어떤 사이트가 어떤 사이트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기사를 포위하듯 둘러친 광고들은 그 메시지를 봐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둘러싼 기사의 공신력을 깎아 내리려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 그 뿐인가. 화면을 내리면 광고도 따라 내려온다. 기사 본문을 노골적으로 가린 광고도 꼭 한두 개씩 나타나 본문을 턱턱 가려버리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 광고를 죽이기 위해 한 귀퉁이의 'X'자를 찾기 바쁘다.

그에 견주면 해외의 뉴스 사이트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광고의 침투성에서만 그럴 뿐, 글 자체를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언어가 달라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폰트가 너무 작기 때문이고, 양 옆으로 늘어선 다른 기사 제목들, 글 본문 안으로 파고 들어온 관련 기사의 제목들도 본문 자체의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종이 신문이나 종이 잡지를 읽듯이 좀더 편안하게, 이리저리 한눈 팔리지 않고, 적어도 본문의 절반 이상을 탈없이 읽을 수는 없을까? 아무리 인터넷 뉴스가 (대부분) 공짜라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광고의 소음 없이, 너무 작은 글씨 때문에 실눈 뜨고 모니터를 노려볼 필요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는 어떤 면에서, 뉴스 소비가 종이 매체에서 디지털로 옮겨 가면서, 정보의 양적 폭증과는 대조적으로 그 정보를 '실제로' 읽고 소비하는 수준은 더 낮아졌다는 한 역설적 반증일 수도 있겠다.

◆사파리 브라우저의 리더와 독서 목록

애플의 사파리(Safari) 브라우저에는 '리더(reader)' 기능이 내장돼 있다. 본 기사가 광고와 관련 기사나 정보들에 빼곡히 둘러 싸여 있는 경우라도 브라우저의 주소 창 오른쪽에 나타난 'Reader' 버튼을 누르면 쓸데없는 장식이며 곁가지들을 다 지우고 기사 본문만 큼직하고 읽기 쉬운 글자로 보여준다.

◆리더빌러티, 리더블

사파리 브라우저에 별로 이끌리지 않는 사람들,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 구글 크롬 같은 브라우저에 인이 박힌 사람들은 리더빌리티 (http://www.readability.com)나 리더블 (http://readable.tastefulwords.com) 같은 '애드-온' 프로그램을 쓰면 된다. 자기 취향에 맞는 글꼴과 크기, 바탕 화면 색깔을 설정한 다음, 이를 북마크해 두었다가 읽고 싶은 기사나 칼럼이 나올 때마다 그 북마크를 누르면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본 것과 같은 '대변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인스타페이퍼, 리드잇레이터

인스타페이퍼 (http://www.instapaper.com)와 리드잇레이터 (http://readitlaterlist.com)는 웹뿐 아니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폰 등에서 읽고 싶은 기사나 정보를 저장해 두었다가 나중에 간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앱(app)이자 웹사이트이다. 특히 인스타페이퍼는 찜해 둔 기사의 본래 사이트를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텍스트' 버튼을 누르면 사파리 브라우저의 리더나 리더빌리티 앱처럼 읽기 편한 형태로 웹페이지를 바꿔주기도 한다.

◆플립보드

뉴스나 정보를 읽을 때 빼놓을 수 없게 된 매체가 아이패드다. 아직 비즈니스 용도나 긴 글을 입력하는 수단으로는 미흡한 감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읽고 보는 용도로는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이 도리어 랩탑이나 데스크탑을 앞선다는 게 중론이다.

이 아이패드용 독서 앱으로 가장 각광 받는 것은 플립보드(http://flipboard.com)다. 인기 뉴스, 잡지 사이트는 물론이고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내용을 잡지 형태로 펼쳐 보여주는데, 그렇게 모자이크 해서 꾸며내는 모양 자체가 플립보드판 잡지라 할 만하다.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다.

뉴스360, 펄스 뉴스(Pulse News), 스카이그리드(SkyGrid), 탭투(Taptu) 등 그와 유사한 앱들이 많지만 그 완성도와 인기 면에서는 플리보드에 아직 역부족이다.

◆자이트

자이트(Zite)도 기본적인 개념이나 디자인은 플립보드와 비슷하다. 그러나 초기에는 자이트로 끌어오는 모든 매체의 배치와 디자인을 자이트 자체의 형태로 바꾸면서 그 주변에는 자이트가 끌어온 광고를 넣는 바람에 10여개 주요 언론, 출판사들로부터 그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뉴스 공급을 끊겠다는 위협에 직면했다.

이후 자이트는 재빨리 정책을 바꿔 본래 기사의 일부만 끌어오고, 전체 내용을 보기 위해서는 링크를 눌러 본래 사이트로 옮겨가야만 하게끔 형식을 바꿨다. 자이트는 지난 8월말 CNN에 팔렸다. 태블릿형 잡지 디자인의 수요를 내다본 CNN의 행보로 보인다.

요즘의 웹 페이지들처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상기시켜 주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지나치게 침투적이고 모욕적인 광고의 홍수가, 사람들로 하여금 도리어 그 광고로부터, 더 나아가 그런 허접쓰레기 광고들도 도배한 웹 사이트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는 점을 웹 사이트 운영자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업소나 업태와는 무관한 시궁창 광고는 그 광고를 내는 업체의 격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안 되지만, 그런 광고를 무차별 게재하는 뉴스 사이트들은 그 광고 때문에 공들여 취재한 기사의 공신력마저 잃게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구글이 그림 하나 없는 텍스트 광고(AdWords)만으로 2010년에 무려 280억달러 (약 28조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제쯤 웹 사이트들이 현실 속의 너저분한 유흥가 이미지로부터 탈피할지는 물론 미지수다. 한국 뉴스 사이트들의 영세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어쨌든 그들이 스스로 변모하지 않는 한 독자들로서는 각자의 무기나 필터로, 위에 소개한 것과 같은 보조 도구로, 본 기사와 정보를 오염시키고 왜곡하는 광고들을 그 때 그 때 지우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위기사는 아이뉴스24가 발간하는 디지털 종합 매거진 '엠톡' 10월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엠톡 10월호는 9월28일 발간됩니다.

/김상현 북미전문에디터 kevin.sh.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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