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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벤처 1세대…'배경화면' 앱으로 일냈다


신철호 "스타트업 열풍 고무적…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

[김영리기자] 출시 두 달 만에 안드로이드 마켓 전체 무료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이 있다. 바로 OGQ(Open Global Question)라는 모바일 벤처회사가 만든 '배경화면(Backgrounds)'.

배경화면 앱은 지난 5월 24일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가 400만 건에 달하고 있다. 7월27일에는 카카오톡을 제치고 구글 지도에 이어 우리나라 앱 1위에 올랐고, 이후 구글 지도도 따돌려 안드로이드 마켓 무료 앱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몇 천 개에 이르는 배경화면 앱을 제치고도 매일 10만명씩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히트작'을 제대로 만들어낸 셈이다.

◆돌아온 벤처 1세대 투자자와 3명의 개발자

신철호 이사회 의장은 전자정부 솔루션으로 유명한 '포스닥'의 창업자다. 지난 1996년 대학 3학년 때 처음 창업해 젊고 유망한 벤처 기업가로 인정받으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되기도 했다.

신 의장은 10여년 만에 다시 찾아온 모바일 시장에서의 기회를 주목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니면서 만난 김무궁 대표와 함께 지난 2월 OGQ를 설립했다.

신 의장은 "과거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창업했던 자신에 비해 요즘 스타트업 젊은이들은 굉장히 목표가 뚜렷하고 똑똑하다"며 "김 대표 역시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것이 굉장히 많은 친구라는 것을 발견해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설립 6개월차 스타트업 OGQ가 배경화면 앱을 구상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선보이기 까지 걸린 시간은 단 15일에 불과했다. 다운로드 인기 순위 세계 1위를 차지하기 까지는 60일이 걸렸다.

'배경화면'이 8천 여 개의 다른 배경화면 앱들을 제치고 단기간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이용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의견을 받고, 재빨리 실행에 옮긴 피드백 때문이다.

지금까지 업데이트한 횟수만 인기순위, 카테고리별 분류, 즐겨찾기 등 30회에 달한다. 이러한 실행력은 구성원들의 신뢰와 열정, 신 의장의 노련함이 합쳐져 이끌어낸 결과로 보인다.

박정수 이사와 이소라 선임연구원은 한 목소리로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사람이 좋아서, 진정성이나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OGQ를 선택했다"며 "이들과 함께 사람들의 삶에 녹아들 수 있는, 스토리에 기억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 역시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그때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하기 싫었다"며 "신 의장을 비롯, 세 분들의 인간적인 가치에서 배울 점이 많아 믿고 따라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의장은 10여년 만에 찾아온 제2의 벤처 붐에 대해 고무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16년전의 나에 비하면 지금 젊은 창업자들의 역량은 10배나 더 커진 것 같다"며 "과거 벤처 거품을 거치면서 후배 세대들이 그것을 보고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역동성은 다른 어떤 나라 보다 훨씬 크다"면서도 "다만,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각자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로의 장점을 합쳐 같이 간다면 우리나라 스타트업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사회적 책임을 우선해야 발전"

OGQ는 배경화면 앱과는 별도로 수익과 상관 없는 사회공헌 목적의 '테드에어(TED Air)'라는 앱도 제공하고 있다.

테드에어는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 분야 강연회를 기획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테드의 동영상을 모바일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앱이다. 80여개국의 자원봉사자가 자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2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신 의장은 "사회 공헌이라는 표현은 거창하다. 대단한 사회 혁신이나 기여가 아니다"라며 "돈의 가치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집단에 기여할지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의미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GQ는 수익사업과 공익사업을 각각 '빨간 아이템' '파란 아이템'으로 구분하고 있다. 배경화면이 빨간 아이템이라면 테드에어는 파란 아이템이다. OGQ는 앞으로도 수익을 내는 빨간 앱을 하나 내놓으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파란색 앱을 하나 선보이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갈 계획이다.

대기업이 아닌 벤처회사에서 사회 공헌을 생각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 같은 배경에는 신 의장의 남다른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신 의장은 현재 대학시절 은사였던 이신행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대안학교인 '풀뿌리사회지기학교'의 공동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사회지기를 길러 내기 위한 취지에서다. 신 의장의 꿈은 전 세계에 풀뿌리 학교 1천 개를 짓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의 오지∙빈민촌에 풀뿌리 학교를 세우는 일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신 의장은 "우리 스스로의 로열티와 자부심을 위한 것으로, 누가 혜택을 보느냐를 따지자면 사실은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본다"며 "업체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할 때 돈을 번 후 사회에 기여 할 것이냐, 사회에 기여를 하니까 업체가 크는 것인가를 생각하면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적 기업이라고 창업하는 회사들의 99.9%는 망할 것 같다"라며 "사회적 기업이라는 명분으로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매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너무 높기 때문"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OGQ가 배경화면 앱 이후 준비 중인 '빨간색 아이템'은 '심미치료' 앱이다. 치과 치료나 성형 수술을 원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의료 상담 서비스다. '파란색 아이템'으로는 '포스닥 라이트'를 구상하고 있다. 포스닥 라이트는 정치인이 어떤 안건을 발의했고 무슨 일을 했는지 매일 포스닥 라이트를 보며 평가할 수 있는 앱이다.

OGQ는 이렇게 준비해놓은 사업 아이디어가 500여 개에 이른다. 단 자원의 효율적 배분 측면에서 우선순위를 항상 변경하고 있지만 내년 8월까지 약 10여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 의장은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며 "늘 깨어있고, 늘 열심히하고, 늘 고민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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