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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시대' 가고 '닷애니씽 시대' 왔다


ICANN, 새 인터넷 주소 부여 방식 승인…최상위 도메인 무한대 사용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우리가 인터넷 시대를 '닷컴'이라고 불렀던 까닭은 대부분의 기업 인터넷 주소가 닷컴(.com)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런 '닷컴(.com) 시대'가 가고 '닷애니씽(.anything) 시대'가 찾아왔다. 인터넷이 또 한 번 요동칠 토대가 마련됐다.

이제 기업과 개인은 인터넷 주소 최상위 도메인에서 닷컴(.com) 등의 진부한 꼬리표를 떼고 거의 모든 언어로 자신이 선택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를 테면 닷애플(.apple)이나 닷삼성(.삼성)처럼 자사 고유 브랜드를 그대로 최상위 도메인으로 활용할 수 있고, 닷닥터(.doctor) 같이 일반 명사를 최상위 도메인으로 만든 뒤 '홍길동닷닥터(hongkildong.doctor)처럼 2차 도메인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진다.

특히 기업들의 경우 한 단어로 된 인터넷 주소를 가질 수 있게 돼 브랜드를 알리는 데 편리해진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경우 현재 인터넷 주소가 'www.lge.co.kr'인데 앞으로는 'www.LG전자' 혹은 'www.LGelectronics'로 사용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세계 인터넷 주소를 관장하는 아이칸(ICANN)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이사회를 갖고, 이처럼 인터넷 주소를 부여하는 방식을 바꾸는 방안에 대해 승인했다.

◆인터넷 최상위 도메인 무한대 사용 시대

아이칸은 지금까지 인터넷 주소의 맨 마지막에 쓰이는 도메인에 대해 닷컴(.com), 닷오알지(.org)와 같은 22개 '일반최상위도메인(gTLD)'과 닷케이알(.kr), 닷유케이(.uk), 닷씨엔(.cn)과 같은 약 250개의 국가 도메인으로 제한했었다.

그러다 이번에 이 제한을 혁명적으로 푼 것이다.

아이칸은 이런 도메인 정책의 변화에 대해 "인터넷 주소를 더 개방하려는 우리의 목표가 앞으로 인터넷 세상의 새로운 혁신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 벡스트롬 아이칸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 주소 체계에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라며 "인간이 상상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의 무한한 숫자까지 인터넷 주소 체계가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도메인 63자까지 구성이 가능하다. 또 신청할 때 18만5천달러(한국 돈 약 2억원)를 선불로 내야 한다. 아이칸은 오는 2012년 1월12일부터 4월12일까지 신청을 받을 계획이며, 승인된 주소는 2012년말부터 온라인에서 구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도메인 확보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결국 기업들이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위 도메인 신청 금액은 선불로 18만5천달러

애플이나 삼성처럼 자신의 브랜드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큰 기업들이 그 첫번째 대상일 것으로 보이며, 최상위도메인을 바탕으로 2차 도메인을 팔아 일종의 '사이버 부동산' 장사를 하려는 기업들 또한 이 도메인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사이버 부동산'의 경우 닷닥터(.doctor)라는 최상위 도메인을 확보한 뒤 병원이나 의사들에게 2차 도메인을 판매할 수 있다.

호주,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등의 국가 도메인과 관련된 인터넷 주소 등록 사업(레지스트라.registrar)을 하고 있는 '오스레지스트리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CEO)인 안드리안 킨데리스는 "최상위 도메인의 인증 메커니즘에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2차 도멘인을 각각 1천달러에 팔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이칸 측은 이처럼 최상위 도메인 확보 비용이 비싼 것에 대해 도메인 신청과 등록 등에 대한 업무 처리비용을 확보하고, 도메인 이름을 두고 벌어질 수 있는 소송 가능성과 같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버 스퀘터 금지…일반 명사는 경매 시스템

최상위 도메인은 신청자가 그 도메인을 어떻게 사용할 지와 그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 가능한 것인 지 등과 같은 일련의 심사 기준에 따라 패널들이 신청자의 적절성을 평가한 뒤에 최종적으로 등록을 허가하게 된다.

또 기업의 브랜드나 상표와 명백히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관련 도메인을 신청할 경우에는 거부된다. 이른바 주소를 선점한 뒤 되팔아 이득을 챙기려는 목적의 사이버 스퀘터(cyber squatters)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닷코카콜라(.cocacola)와 같은 기업 고유의 브랜드는 한 지원자만이 도메인을 획득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닷닥터처럼 기업 등의 고유명사가 아닌 일반명사의 경우 경매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당연히 돈이 많은 신청자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키워드 경매 장사와 비슷한 것으로 추후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다만 한국 키워드 경매 장사와 달리 아이칸의 정책은 일반 명사 아래 2차 도메인을 통해 다양한 고유명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달라 보인다.

한편, 선불로 낸 18만5천달러의 등록 신청금은 신청을 취소하면 환불을 받게 되는데 환불 금액은 등록을 취소한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 도메인 등록자 발표를 기준으로 일찍 취소하면 환불 금액이 많아지고 늦게 취소하면 적어진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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