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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1등]LG전자①시네마 3D TV


LG그룹·협력사 협공, LG의 승부수

[박영례기자] "우리가 좀 무르죠?"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이 취임 후 모처럼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툭 던진 말이다. 순간 반응을 살피는 듯 싶던 부회장은 바로 말을 이어갔다.

"뭔가 독하게 만드는 거. 독한 문화를 DNA로 가져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독한LG'. 구본준 호의 깃발이 막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지난 13일. 잠실야구경기장에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응원석에 가로 32m, 세로 15m. 한일 월드컵 경기 때나 봄직한 대형 플래카드에는 '3D로 한판 붙자'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삼성과 LG 경기가 열렸던 이날 삼성전자와 한창 3D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 직원 1천여명이 장외 대결을 펼친 것. 이날 LG 선수들도 같은 글귀의 모자를 쓰고 뛰었다. 전통의 라이벌 삼성을 겨냥한 총력전. 공교롭게 이날 승리는 LG 차지였다.

◆3D로 한판 붙자

구본준 부회장이 '독한 LG'의 기치를 올린 뒤 3개월. LG전자는 말 그대로 독해졌다. 최근에 삼성전자와 불붙은 3D 전쟁이 그 단적인 예다.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초반 기선잡기 수준에 그쳤던 공세가 이제는 끝까지 해보자식의 독기로 변했다.

LG전자는 올해 새로운 편광안경식(FPR) 시네마 3D TV를 내놓으며 아예 경쟁판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셔터안경식(SG) 3D TV 진영에 맞서 새로운 방식으로 승부해 보겠다는 각오다.

지난 2009년 국내 첫 편광식 LCD 3DTV를 내놨던 LG전자는 지난해 셔터안경식 제품을 출시하며 줄곧 셔터식과 편광식 사이에서 고민해 왔다. 삼성전자, 소니는 물론 대부분의 글로벌 TV업체들이 셔터식 제품을 내놓으며 이미 대세는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안경과 시야각 등 편광식의 장점에 계속 눈길이 갔다. 문제는 비싼 제조단가와 화질 문제. 가정용은 셔터식, 기업용 시장은 편광식 이원화된 전략을 구사하던 LG전자는 결국 셔터방식에 올인 한 삼성전자는 물론 소니에까지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2009년 소니를 제치고 오른 세계 TV 2위 자리마저 위협을 받는 순간이었다. 예전 같으면 대세로 굳어지는 듯한 셔터식에 힘을 쏟아야할 상황. 하지만 LG전자는 정반대의 선택을 한다. '편광식 올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제는 프랙티컬(practical) 하죠. 예전엔 컨셉추얼(conceptual) 했는데. (개념만이 아니라 실행이) 빨라지고 독해지고 끝까지 하는 분위기고…."

LG전자 HE사업본부 권희원 본부장은 구 부회장 체제 이후 LG전자의 변화를 이렇게 압축했다. 사실 권희원 본부장은 삼성의 에지형 LED TV에 대항 풀LED를, 또 셔터안경식 3D TV 경쟁에서 편광방식 3D TV의 가능성에 주목했던 인물 중 한명이다. 다만 3DTV 시장 경쟁이 셔터식에 기우는 듯 하면서 편광식 TV 올인전략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셔터식이 주도하는 3DTV 경쟁판도를 바꿀 카드로 '편광식'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구본준 부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주효했다.

"이정도면 되겠다. 끝까지 해보라." 시네마 3DTV를 본 뒤 구 부회장의 주문이다. 정면승부의 시작이었다.

◆"문제는 안경이야"…'협공' LG의 승부수

LG는 지난해 3D TV 시장 선점에 성공했던 삼성전자에 맞대응, 구본무 그룹회장을 비롯해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권희원 본부장은 물론 LG디스플레이 권영수사장 까지 가세한 협공으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시네마 3DTV가 3D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필름과 부품은 LG화학과 이노텍이, TV는 LG전자가 생산하는 등 LG의 수직계열 효과를 겨냥한 합작품인 것도 그룹차원의 역량을 실어주는 뒷배경이 되고 있다. 3DTV 경쟁이 단순한 TV 경쟁이 아닌 패널과 부품, 세트까지 삼성과 LG의 세계 1위 다툼의 축소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패널 다음의 승부수는 안경이었다. 셔터식은 TV와 안경이 신호를 주고 받기 때문에 배터리를 넣어 깜빡거림 문제 외에도 무겁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LG전자가 편광식의 가볍고 저렴한 안경의 장점을 이번 싸움에서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극장에서 쓰는 1달러짜리 1회용을 쓸 수는 없었다. LG전자는 고민 끝에 3D 안경의 명품화 전략을 함께 했던 명품 브랜드 '알랭 미끌리'와 셔터식에 이어 편광식 안경개발에 착수했다. 전면 프레임과 유선형의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마치 일반 선글래스와 같은 3D 안경은 이렇게 나왔다. 시네마 3DTV 광고모델 원빈이 착용한 바로 그 안경이다.

명품 안경과 함께 LG전자가 공들인 3D안경이 바로 일반 안경을 쓰는 고객용이다.

"3D안경은 꼭 필요한데 일반 안경을 쓰는 사람이 덧쓰면 불편하다는 게 문제였다. 그러다 한 운전자가 쓴 안경을 보고 이거다 싶었다." 개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LG전자가 이 아이디어에 착안, 광학분야 전문업체인 쓰리옵틱스와 공동개발에 착수, 마침내 선보인 게 클립형 3D 안경이다. 기존 안경에 덧 쒸울 수 있어 시네마 3D TV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3DTV'의 장점을 잘 살렸다.

"몇백 달러짜리 셔터식(액티브) 안경을 사느니, 재활용이 가능하고 저렴하면서 양안에서 좋은 화질을 구현하는 편광안경(패시브)이 선택될 것이다."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차세대 3DTV 경쟁을 두고 한 평가다.

그룹 계열 뿐 아니라 중소 협력사와의 협공을 앞세운 LG전자의 승부수가 적중한 셈이다.

◆3DTV의 세대교체, 시네마3DTV

LG전자 시네마 3DTV는 고객이 기다려 온 가장 편안하고 쉬운 3DTV를 표방한다. 기존 셔터식 안경의 단점을 겨냥, 눈이 편한 3DTV로 승부를 걸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권희원 본부장은 "TV는 가족끼리 수평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 3D 역시 편안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며 "FPR에 단점이 더 많았으면 내부적으로 더 고민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눈이 편한 3D=시네마 3DTV는 이름 처럼 3D극장과 같이 편하게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신 3D 상영관과 같이 TV가 좌, 우 영상을 동시에 표현해 기존 셔터식 3DTV의 안경 깜빡거림 (Flicker)과 화면 겹침(Crosstalk)을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없애 장시간 3D 영화 등을 봐도 눈이 편안하고 두통이나 메스꺼움이 없다는 얘기다. 또 3D 영상의 밝기가 150 니트(nit)로, 셔터 안경 제품(80 nit) 대비 3D 화면도 두 배 가까이 밝다. 무엇보다 180도 시야각에 소파에 눕거나 기대도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안경하나면 돼=무엇보다 가볍고, 배터리가 없어 가격이 저렴한 3D 안경이 차별 포인트. 시네마 3D 안경 무게는 10g대에 불과하고 가격도 만원 대로 저렴하다. 일반형은 물론 안경 착용자를 위한 클립형, 어린이용 등 구성도 다양하다.

특히 전세계 극장시스템의 70%를 차지하는 미국 리얼D(REAL D) 3D 영사기와 호환, 같은 영사기로 상영중인 메가박스나 롯데시네마 등 극장에서도 집에서 보던 3D 안경으로 관람할 수 있다. 극장뿐만 아니라 같은 편광식 3DTV, 모니터, 노트북이라면 3D안경 하나로 다 해결된다.

LG전자는 이를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달 초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시네마 3D 게임 페스티벌'에서는 5만여명의 관객이 동시에 3D 게임을 관람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또 최근 유럽에서도 가로 27m, 세로 11m 사상 최대를 자랑하는 스크린으로 1천452여명이 동시에 3D를 감상하는 장관을 이뤘다. 최대 크기, 최다 인원으로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정도다.

◇쉬운게 스마트다=LG전자는 스마트TV도 누구나 쉽게 다양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PC와 달리 TV는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한번의 클릭, 알아서 찾아주는 기능, 내 입맛에 맞는 콘텐츠가 필수라는 얘기다.

실제 스마트TV 초기화면인 '스마트 보드'에는 ▲현재 방송 화면 ▲프리미엄 콘텐츠' ▲LG 앱스▲최근 시청 채널 ▲녹화 프로그램 확인 ▲연관 콘텐츠 안내 등을 카드 형태로 한눈에 보여준다. 하단의 '마이 메뉴바'에는 자주 사용하는 검색 및 애플리케이션 아이콘도 등록할 수 있다.

여기에 '매직모션 리모콘'을 이용하면 PC처럼 '드래그 앤 드롭(Drag &Drop)'으로 원하는 콘텐츠나 앱을 쉽게 찾고, 한번의 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애플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LG TV리모트'를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조작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이나 PC안의 콘텐츠 이용은 물론 스마트TV로 영화를 보면 관련 포스터, 줄거리, 관객 평점 등 세부 정보도 인터넷으로 알아서 찾아준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전용앱스토어인 'LG 앱스'에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생활, 교육, 뉴스·정보 등 카테고리별로 다양한 앱도 즐길 수 있다. 상반기 중 150여개의 앱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나라별 맞춤형 콘텐츠도 기본. 국내에는 KBS 드라마, KBO 프로야구, 엠넷의 6천여 편의 음악콘텐츠는 물론 CJ미디어와 온미디어의 영화, 스카이라이프의 3D 콘텐츠까지 확대하고 있다.

◆"목표는 점유율 100%, 1등"

"FPR 3D TV 점유율 궁극적 목표는 100%다. 표준 경쟁이니 이기면 100%도 가능하다고 본다." LG전자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까지 셔터와 편광 두 방식 사이에서 고민하던 LG전자였다. 이제는 같은 하늘 아래 셔터와 편광식이 양립할 수 없다는 LG다. 당장 세계 TV시장 2위 굳히기가 아닌 3DTV 1등이 목표다.

시네마 3D TV에 더해 스마트TV를 양대 간판 제품으로 올해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포부도 다지고 있다. 올해 시네마 3D TV 비중을 전체 3D TV 판매의 80% 까지 높이고, 전체 모델의 50% 까지 스마트TV 비중을 가져간다는 목표다. 올해 평판TV 판매목표는 4천만대.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가 4천500만대인 만큼 세계 TV 시장에서도 패권다툼을 본격화 하겠다는 의지다.

3D의 경우 LG가 전략지로 삼고 있는 중국 반응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중국은 북미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1위 입지를 다져온 삼성을 겨냥, LG가 1위 다툼의 교두보로 삼고 있는 전략지.

현재 중국의 LG의 FPR 패널 기준으로 22일 현재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시장 재편의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시네마 3DTV도 국내 2대 중 하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5월 이후, 2분기에는 효과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에 더해 세계 공인기관의 풀HD 인증에 제임스 카메론의 '편광식이 다음세대 3D TV'라는 발언을 비롯해 해외 호평이 이어지면서 한껏 힘을 받는 분위기다.

세계 최고 홈엔터테인먼트 전문지 '왓 하이파이 사운드 앤 비전(What Hi-Fi! Sound and Vision)'은 최근호에서 LG전자 '47LW6500'에 최고 평점인 별 5개를 부여했다. LG 제품이 성능과 기능 가격 등 세가지 모두 최적의 조합을 이뤘다는 평가다.

미국 IT 전문매체 '씨넷(CNET)' 아시아판도 최근 이 제품에 별 4개와 함께 '에디터스 초이스 (Editor’s Choice)'로 선정했다.

씨넷은 "깜박거림이 없고 화면 겹침 현상도 거의 없는 화질에서 이 제품을 따라 오기 힘들다"고 극찬했다.

미국 IT 전문지 'PC 월드(PC World)' 패트릭 밀러(Patrick Miller) 전문평가위원은 "LG 제품이 가볍고, 더 편안하다"며 "무엇보다 3D 효과가 더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네마 3D TV 첫 시리즈(모델명 LW5700)의 가격은 55인치 440만원, 47인치 290만원, 42인치 220만원대. 지난해 출시된 에지형의 셔터식 3DTV 가격보다 오히려 낮게 책정됐다.

최근에는 42인치 기준 출고가 100만원대의 보급형 모델을 포함한 새 시리즈(모델명 32LW4500)도 선보였다. 42인치 190만원를 비롯해 47인치 260만원, 55인치 410만원대다. 내달 100만원 이하의 32인치 모델을 선보이는 등 가격공세를 본격화 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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