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정인숙 교수 "종편, 방송시장에 약탈적 광고유치전 불러올 수도"


[강호성기자] 종합편성 채널의 등장이 과도한 시장경쟁으로 인해 약탈적 광고유치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기대처럼 방송광고 시장의 파이가 커질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가운데 당초 취지와 달리 외국의 프로그램을 수입하는 '파이프 라인'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염려된다.

사단법인 미디어미래연구소(소장 김국진)가 31일 개최한 '2011 미디어산업포럼(2기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 방향)'에서 정인숙 경원대 교수는 '방송분야 과제와 정책' 주제발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 방송분야 환경은 종편과 CJ 그룹(E&M 등), KT스카이라이프 진영, 지상파 방송 등 4강 체제의 공정경쟁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규제당국은 시장지배력과 경쟁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8조5천억원 규모인 방송시장이 2015년 GDP 대비 1%(13조8천억원 규모) 시장이 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CS증권은 지난 20년간 0.6~0.7%에 불과했던 GDP 대비 광고시장이 1~1.5%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정부의 말처럼 방송광고 시장이 GDP 대비 1%까지 늘어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경제가 3.8% 성장을 해도 방송광고 성장률은 0%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GDP 성장률을 연 5%로 가정할 때 2012년 약 8조3천억원, 2014년 8조4천3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 교수는 "결국 방송광고 시장이 사업자들간 약탈적 시장이 되고, 종이신문들은 광고영업망을 광고영업에 총동원해 약탈적 광고유치 경쟁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종편 등장으로 인해 지상파와 케이블 업계의 재전송 분쟁 중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편 등장으로 광고수입이 감소하고 시청률 경쟁에 따라 제작비 증가 상황이 도래할 경우 지상파와 케이블TV 진영 등 갈등이 빚어지면 당국의 중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 종편 개국전 방송법 개정을 통해 보편적 시청권 및 보편적 콘텐츠에 대한 개념을 재정의하고 의무재송신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종편이 신규 국내저작물 증가로 이어져 지상파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방송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지만, 당장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종편들이 외국계 프로그램 수입에 열중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정 교수 역시 "PP는 수출에 비해 수입이 현저히 높은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종편 4사의 수입 규모가 PP 수입액 증가세를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종편이 글로벌 미디어그룹과 제휴관계를 확대할 수밖에 없는데, 종편의 콘텐츠가 한국콘텐츠 수출의 교두보가 아니라 콘텐츠 수입의 파이프라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통적 방송시장의 영역이 축소되고 방통융합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법개정 및 규제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며 "종편에 대한 콘텐츠 활성화 또는 차별화 정책과 함께 광고규제완화 정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는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 방송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면밀히 따져봐야 했지만, 그런 것 없이 승인해놓다보니 방송시장 전체가 뒤엉키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인숙 교수 "종편, 방송시장에 약탈적 광고유치전 불러올 수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