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정지훈 vs 노상범의 '플랫폼 토크'…승자는 누구?


애플과 구글의 경쟁력을 분석하다

스마트(Smart) 플랫폼이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를 대체할 정도는 아직 아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인기는 치솟고 있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스마트 혁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후속 모델이 발표될 때마다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애플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뉴스의 중심에 선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도 만만치 않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자유와 개방'이라는 독특한 구글 철학으로 애플 진영과 맞서고 있다.

관동의대 정지훈 교수가 "왜 사람들은 애플에 열광할까?"라는 글을 통해 뉴스의 중심에 서 있는 애플의 매력과 그들의 전략을 분석했다.

중국의 철저한 관리·통제 속에서 일방적으로 키워진 중국 여자 다이빙선수들을 보면 애플을, 자유롭게 성장한 미국 다이빙선수 그레그 루가니스를 보면 구글을 떠올린다고 밝힌 노상범 홍익세상 대표가 "안드로이드, 자유와 개방이 매력적"이란 글을 통해 향후 플랫폼 전쟁의 미래를 예견해 본다.[편집자주]

◆[정지훈]왜 사람들은 애플에 열광할까?

[정지훈 교수] 아이패드 2가 2011년 3월 14일 판매가 시작되었다. 언제나처럼 사람들은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구매를 하고 있으며, 판매속도는 아이패드 이전 버전보다 훨씬 빠르다. 아마도 올해가 태블릿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올해에도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은 거의 틀림없어 보인다.

애플은 그동안 하드웨어에서 매출과 높은 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마켓과 서비스 시장을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아이팟을 처음 내놓고, 아이튠즈에 디지털 음반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이들의 전략은 일단 콘텐츠를 들고 있는 곳을 설득해서 이들에게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적절한 수익모델을 보장하면서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아이팟 당시에는 MP3 공유 사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음반사들을 우군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는데, 그와 함께 소비자와 음반사들 사이에 지나치게 벌어져 있는 간극을 디지털 싱글을 간편하게 한 곡 단위로 판매하는 타협안을 제시함으로써 승승장구한다.

애플은 초기에 아이팟을 성장시킬 때 서비스 유통에서 자신들의 마진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하드웨어만 좋은 가격에 팔면 되기 때문에 일단은 아이튠즈에서의 소비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해주면서 권력을 쥐었다. 이렇게 하면서 하드웨어 판매로 막대한 이득을 내던 애플은 아이폰을 내면서도 비슷한 전략을 펼친다.

하드웨어로 승부를 하되, 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앱 스토어와 아이튠즈의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였다. 애플의 아이폰 하드웨어의 판매를 통한 이익에는 우리가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앱 스토어에 올라가 있는 많은 앱들의 기회적인 가치들이 잘 녹아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러던 애플이 아이패드부터 전략을 약간 수정한다. 다른 경쟁제품보다 저가의 모델을 내놓으면서 약간의 마진을 포기하지만 기능은 더 낫다. 이제는 아이튠즈의 콘텐츠 시장을 키울 가능성을 조금씩 비추고 있다. 애플 TV는 심지어 99 달러라는 저가에 내놓았다. 하드웨어 부분에서의 수익화 전략을 거대한 유통마켓 장악 전략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애플이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콘텐츠 유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아직 들어오지 않은 많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곳들이 결국 이 마켓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그 시장이 무섭게 크게 될 것이다. 일단 아이튠즈 디지털 음악과 같이 점유율이 높아지면 이들은 이제 가격결정권을 포함한 애플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된다.

애플은 콘텐츠와 하드웨어라는 2가지 패를 활용하고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홀리고 있는 셈이다.저가 하드웨어 공세를 통해 제조사들을 압박할 수도 있고, 마켓에서의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을 활용해서 저가의 콘텐츠 서비스 전략으로 콘텐츠 업체들을 압박할 수도 있다. 매출구조가 양쪽에서 나오고 비즈니스 모델이 복수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의 전개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들고 나오리라 예상할 수 있다. 최소한 제조업과 서비스, 그리고 콘텐츠를 가진 곳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다른 경쟁 생태계 협업의 고리를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경험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흔들림 없이 밀고나갈 수 있는 저력과 경험. 그것이 애플의 진정한 힘이다. 또한 이것이 사업부서와 각자의 기업들의 이익에 따라 경쟁만하는 곳들이 애플을 이기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정지훈 교수는… 관동의대 명지병원 융합의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트위터(정지훈 교수 트위터 가기)를 통해 미래 디자이너,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 작가 겸 블로거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등 스마트 환경에 대한 이슈 메이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상범]안드로이드, 자유와 개방이 매력적

[노상범 대표] 재작년 말 아이폰의 한국 출시로 촉발된 스마트폰혁명은 기존의 모바일 관련 업체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 중에서도 폐쇄적 사업구조(Walled Garden) 안에서 편안히 먹고 살던 이통사, 해외에서 출시되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들의 국내미출시에 반사이익으로 한국에서 편안하게 사업을 펼쳐온 제조사에게 가장 큰 충격을 던진 사건일 것이다.

혁명은 혼란스럽다. 어떤 새로운 사업이 펼쳐질지, 어떤 환경이 벌어지는 것인지, 그런 상황에서 사업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시기이다. 많은 조사기관들이 스마트폰 산업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서로 매우 상이한 전망들을 내놓고 있어서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도 참 어려운 상황이다.

그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의 대상이자 실질적으로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어떤 플랫폼에서 사업을 펼쳐가야 하느냐, 어느 생태계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물론 생태계를 직접 만드는 것이 모든 사업자가 꿈꾸는 모습일 수 있으나 OS, App과 Service, 개발자, SDK, Software, Contents 공급자, Device 및 Device 소비자들로 이어지는 모바일 생태계는 만들고 싶다고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OS와 안드로이드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 혹자는 강력한 통제력을 기반으로 규격화된 디바이스 위에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를 올리고 있는 애플의 iOS가 승리할 것이라 예견하고 있고 혹자는 자유와 개방을 기치로 내세우며 많은 제조사들과 이통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열린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손을 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일까. 애플의 신제품발표를 월드컵 중계 보듯이 밤새 생중계로 지켜보는 얼리어답터들이 넘치고, 기사 제목에 아이폰, 아이패드만 쓰면 기사 조회 수가 쭉쭉 올라가고, 스티브잡스가 키우는 강아지가 감기에 걸려도 신문에 날 것 같은 현재 한국의 분위기에서는 분명 아이폰이, iOS가 우위를 점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KT의 아이폰 도입에 대항해 SKT가 내놓은 안드로이드 올인 전략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안드로이드 첫 모델을 시장에 내놓은 지 채 1년도 안되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서 가장 안드로이드 보급률이 높은 나라로 바꿔놓았고 이는 구글이 가장 주목하는 나라가 되어 선도단말기를 한국제조사와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협력과 지원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폐쇄와 통제의 애플일 것인가, 개방과 자유의 안드로이드가 될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무도 갖고 있지 못하다. 어차피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면 우리에게, 우리 산업에, 우리 국가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선택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한국에 아이폰이 2천만 대가 팔렸을 때와 한국에 안드로이드가 2천만 대가 깔렸을 때를 상상해 보면 답은 쉬워진다. 앱제작을 통한 서비스 외에는 아무 사업도 할 수 없는 iOS 플랫폼에 비해 안드로이드로 펼쳐질 사업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기업용 서비스 구축도 용이하고, 티스토어(T-Store)와 같이 독립적인 마켓 사업도 가능하며, 전자제품 제조가 가능한 이 나라에서 디바이스(Device)와 서비스가 연계되어 각종 사업이 가능해 질 수 있고 이 사업은 국내에서 쓰이는 것 뿐만 아니라 'Advanced Android Knowhow and Technology'로 해외에 나가서 각종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상황은 우리나라 제조사나 SW회사가 내놓은 독자모바일플랫폼을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널리 사용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래서 삼성은 바다를 만들고 있고, 몇 관련업체가 협력하여 LIMO(리눅스모바일)라는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도 추진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의 파상 공세 속에 독자적 플랫폼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필자는 중국의 철저한 관리, 통제 속에서 일방적으로 키워진 중국 여자다이빙선수들을 보면 애플이 생각나고, 자유롭게 성장한 미국 다이빙선수 그레그 루가니스를 보면 구글을 떠올린다. 애플과 구글, 과연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스마트 미래를 가꿔 나갈지 관심의 대상이다.

◆노상범 대표는… 2000년대에 웹에이전시 홍익인터넷으로 국내 웹에이전시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한동안 인터넷을 떠나 있었던 노 대표(노상범 대표 트위터가기)는 지난해 홍익세상을 설립하고 현재 스마트폰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지훈 교수 jihoon.jeong@gmail.com, 노상범 홍익세상 대표 chris.roh@gmail.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정지훈 vs 노상범의 '플랫폼 토크'…승자는 누구?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