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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6년 특별인터뷰]허정무 감독 ②나와 모두의 변화를 위해 선택한 '소통'


언제부터인가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소통' 전도사가 됐다. 소통하지 않으면 어떤 조직도 발전할 수 없다는 당연한 이치를 축구대표팀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다.

과거 허정무 감독은 '독불장군'이라는 원치않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입맛에 맞는 선수 구성과 팀 운영으로 보이지 않게 불만을 샀다. 조직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스포츠에서 독단과 이기주의는 당연히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소통 전도사가 된 허정무

쌍방 소통이 되지 않아 오해가 쌓였던 것 같다며 과거를 돌아본 허정무 감독은 "상대방에 빈틈을 안보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실수를 별로 안하는 편인데 이 때문에 선수들이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겉은 날카로워 보이지만 속은 분명 부드러운 남자라는 것이다.

허 감독은 "소통을 강조하다 보니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서로 대화를 하고 그러면서 마음도 통하고 전달도 더 쉽게 된다.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참 좋아 보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대표팀 시절 주장 박지성의 의견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이동하는 버스 안이나 선수 대기실에 음악을 틀어놓거나 훈련 후 외박을 부여하는 등 유연한 대표팀 운영은 허 감독이 보여준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다. 역대 대표팀에서 주장은 선수단 통솔에 바빴을 뿐 지도자와 격의없는 대화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소통을 통해 허 감독은 강철같은 카리스마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 대열에 합류했다. '나를 따르라' 대신 '함께 가자'며 독려했다. 자신이 몰랐던 것도 제자와의 대화를 통해 얻었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책을 읽으며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소통을 통해 강한 대표팀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허 감독은 "소통이라는 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그라운드에서의 대화다. 전술을 다져 실전에 나서는 데 있어 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느냐"라며 선, 후배와 코칭스태프 간의 격의없는 대화가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의 원천임을 강조했다.

인천 감독 부임 후에는 각광받는 단문 메시지 서비스인 '트위터'로 쌍방향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독수리 타법에 서투른 인터넷 사용으로 두 딸이 대신 허 감독의 생각을 올리고 있다. 인터넷에 상처받아 떠났던 그가 인터넷으로 되돌아와 화제는 몇 배 이상이었다.

상처받았던 인터넷에서 '소통의 장' 열었다

허 감독은 "요즘에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를 살피기는 하지만 댓글은 보지 않는다. 너무 원색적이고 심한 표현이 많다. 그런 글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이상해진다. 정상적인 글도 많은데 우리(선수단) 입장에서 보면 상식적이지 못한 주장을 하는 글들이 많다"라며 열변을 토했다.

그 때문에 트위터를 통한 소통은 더욱 의외였다. 한 번 던진 말을 책임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트위터는 실명으로 하다 보니 책임 있는 말을 할 수 있다"라며 예찬론을 펼쳤다. 50대 중반의 감독이 트위터에 입문하면서 20대 젊은 선수들도 구단 직원으로부터 사용법을 강의받는 등 상호 소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트위터의 세계로 뛰어든 데는 다른 의도도 있다. 인천 선수단을 두루 돌아본 허 감독은 "선수단끼리 벽으로 막혀 있더라. 너무 소통이 부족하다. 내가 부임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라며 보이지 않는 벽을 실감했다. 그 벽을 허물어 단합을 통해 좋은 성적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 허 감독의 전략이다.

선수들에게는 과감한 골 세리머니도 주문했다. 허 감독은 "골 넣고 다음 동작이 너무 밋밋하다. 서로 좋아하는 장면을 보여줘야 기도 살고 팬들의 환호를 유도할 수 있는데 선수들이 천성적으로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라며 판이 깔렸을 때 제대로 놀 줄 아는 '프로'가 되기를 바랐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허 감독은 인천 선수단에 또 하나의 소통을 제시했다. 하나 되는 팀으로 변하고 있는 데에 근성과 끈기를 더해 강팀으로 변모하자는 것. 그는 "말로만 되는 것은 없다. 말을 실천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 이번 동계 훈련을 통해 인천에 가장 필요한 근성과 끈기를 옮겨놓겠다"라고 선언했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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