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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우리는 읽고 싶다"
2차원 고밀도 바코드 기술로 점자책 한계 극복
2010년 04월 20일 오후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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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30번째 맞는 '장애인의 날'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일자리보다 더 중요한 복지가 없을 것"이라면서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시각장애인 학생들은 책이나 신문·잡지를 읽기 어렵다.

점자 책도 문턱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200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점자로 읽을 수 있는 시각장애인은 전체의 약 5%에 불과하다. 특히 '망막색소변성증' 같은 병으로 시력을 잃게된 사람들의 경우 점자 해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기술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2차원 고밀도 바코드'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기술은 정사각형 모양의 바코드를 리더기(인쇄물음성변환출력기)로 스캐닝하면 음성으로 들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2차원 바코드, 인터넷 주민등본 발급에서 장애인 보조기로

인터넷으로 주민등록등·초본, 지방세, 전기·수도요금 등 700 여종의 민원서류를 받아 프린터로 출력하면 주민등록등본 오른편에 1.8센티미터 정도의 정사각형이 보인다.

이 정사각형은 '2차원 고밀도 바코드'인데, 이를 별도도 제작된 바코드 리더기(인쇄물음성변환출력기)로 스캐닝하면 시각장애인들도 주민등록등본 내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600dpi 생성을 기준으로 했을 때 3킬로바이트(약 1천500자)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을 국내에서 개발한 보이스아이 이동인 사장은 "2차원 고밀도 바코드는 아래한글, 워드, 맥캔토시 등의 프로그램에 플러그인 형태로 들어가서 문서 작업을 할 때 클릭 몇 번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행안부 전자민원(G4C) 서비스를 비롯 보건복지부 공문서, 대법원 판결문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인 사장이 2차원 바코드로 인터넷과 종이문서를 경계를 없애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무렵. 당시에는 보안증명의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점차 시각장애인 보조기기로 확대되고 있다.

2차원 바코드를 정부 문서 등에 넣고 리더기로 스캔하면 문서 내용이 자동으로 음성으로 변환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2008년 4월 시행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이후 공공기관에서 생산·배포하는 전자정보 및 비전자정보에 대해 장애인들도 동등하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는 게 의무화되면서, 중앙부처 및 지자체로 확대되고 있다.

이동인 사장은 "이 법 덕분에 보건복지부, 제주도 등에서 정부 인쇄출판물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시각장애인의 인쇄출판물에 대한 정보접근성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와 제주도는 인쇄 출판물에 대해 100% 시각장애인용 바코드를 집어넣고 있지만, 인천·대전·광주·전북 등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교과서에는 꼭 들어가야...관련 법제도 정비돼야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 문제는 크게 인터넷 분야와 인쇄물로 나눠지는데, 웹접근성의 경우 관련 법이 제정돼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출판물에 대한 시각장애인 접근권이 제한되면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강화와 함께 출판물에 대한 접근권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법에는 장애인의 접근수단을 넣지 않아도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이동인 사장은 "장애아들이 공부하려면 교과서에는 시각장애인 바코드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점자책이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시스템이 거의 없는 장애인도서관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그러려면 인쇄·출판 관련 법률에 장애인의 정보접근권이 명시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곳에 점자책과 시각장애인용 바코드가 들어간 책 수급을 늘려야 하고, 이를위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각장애인 인쇄물접근성 인증마크' 사업을 해서 정부 도서관에서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이스아이는 어떤 회사?

서울시 구로디지털단지에 입주해 있는 보이스아이는 자본금 6억5천만원의 직원 22명이 일하는 회사다. 2003년 5월 만들어졌으며, 음성출력용 2차원바코드 사업뿐 아니라 문서처리 관련 시스템통합(SI)사업, 인터넷제증명 보안 솔루션 사업, 텔레마케터 전용 인터넷 취업정보 제공 사업 등을 한다.

이동인 사장은 "인터넷 서비스로 매출을 올려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일본 텔레소프트사에 보이스아이 PC 메이트를 수출했고, 리투아니아 소프트웨어 업체와 제휴해서 화폐인식과 상품 인식이 가능한 음성변환출력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 등에 바코드 무료 보급…인쇄물음성변환출력기 지원 늘려야

최근 한겨레21은 시사잡지 최초로 시각장애인용 '2차원고밀도바코드'를 도입했다. 잡지 왼편에 정사각형 모양의 바코드를 리더기(인쇄물음성변환출력기)로 스캐닝하면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보이스아이는 출판사와 언론사 등에 바코드를 무료로 보급하고 있다. 언론사가 시각장애인용 바코드를 넣을 경우 번거로울 뿐 아니라 광고주들의 불만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아이는 새롭게 개발되는 리더기에는 상품마다 있는 바코드 정보를 읽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현재의 리더기로는 시각장애인용 바코드를 넣은 출판·인쇄물만 판독할 수 있지만, 앞으로의 리더기는 각 상품의 바코드도 읽어 이게 생수인지, 오렌지 쥬스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이 어려운 점자를 배우거나 시각장애인협회(1577-6655) 등에서 들여주는 신문기사 읽어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쉽게 책이나 잡지 정보에 접할 수 있는 '2차원바코드'도 어려운 점이 있다.

8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리더기가 문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사업'이나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시각장애 근로자 대상 음성변환 출력기 서비스', 보건복지부의 '재활보조기기 교부사업' 등을 이용하면, 구입비의 80%(기초수급대상자는 90%)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30만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이 지원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의 '재활보조기구 지원' 전체 예산이 9억원에 불과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아직은 소홀한 것이다.

이동인 사장은 "아무리 주차할 곳이 없어도 장애인용 주차장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이해하듯 책이나 잡지의 시각장애인용 바코드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우리나라에는 '한소네'라는 세계에서 3번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장애인용 노트북 개발회사도 있고, 우리처럼 2차원바코드로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회사도 있다. 보이스아이를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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