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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떠나고 허탈만 남은 디시인사이드


대표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업체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디시인사이드가 혈맹을 맺었던 투자자들의 단기 지분 처분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해 벤처캐피털 등 투자자들로부터 150억원의 거금을 유치해 코스닥 상장회사 IC코퍼레이션을 인수, 올해 증권시장의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 대표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렇다 할 경영지원 없이 단기간 내 적잖은 차익을 남기고 지분을 팔아버린 상태. 따라서 디시인사이드로서는 이들로부터 지분을 매입한 낯선 대주주들과 처음부터 다시 미래를 설계해야 할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김유식 사장의 디시인사이드 지분율은 33%에서 18%로 떨어지고, 낯선 두 최대 주주에 이어 3대 주주로 전락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두 대주주와 뜻이 달라 경영권을 넘겨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디시인사이드가 이들로부터 자본 투자를 받은 것은 지난해말.

지난해 11월9일과 12일 창업투자회사 넥서스투자 및 대우증권으로부터 신주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형태로 각각 50억원씩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같은 달 21일에는 당시 넥서스투자의 최대주주였던 소프트웨어 개발·판매회사 ICM으로부터 50억원을 추가로 투자받았다.

각각 100만주(23%)의 신주를 부여받은 넥서스투자와 ICM은 디시인사이드가 증시에 진입해 우량 인터넷주로 거듭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의 지분은 투자유치와 함께 33%에서 18%로 줄었고, 투자 파트너사와 회사 경영을 함께 하기로 협의했다.

디시인사이드가 유치한 자금은 코스닥시장의 건설업체 IC코퍼레이션을 인수하는데 쓰였다. 디시인사이드는 IC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였던 학산에 150억원을 주고 지분 4천700만여주(28%)와 경영권을 양도받기로 했다. 동시에 학산이 IC코퍼레이션에 지급해야 하는 공사대금 170억원도 승계받았다.

학산 측은 성장성이 정체된 IC코퍼레이션을 디시인사이드에 넘기는 과정에서 채무를 합쳐 사실상 320억원에 이르는 양도대금을 받는 효과를 얻은 것.

IC코퍼레이션은 지난 2005년 242억원의 매출과 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지난해 3분기까지 169억원의 매출과 1억원 정도 영업손실을 냈다. 손실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우회상장을 위한 대상으로 나쁘지 않은 회사였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해 11월23일 잔금지급을 마무리하고 IC코퍼레이션 인수절차를 마쳤다. 이어 12월2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김 대표가 구암산업 김현진 총괄부사장과 함께 IC코퍼레이션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또 넥서스투자 대표 출신의 민봉식 ICM 대표와 박우헌 넥서스투자 경영고문 등이 IC코퍼레이션의 새로운 이사진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 투자회사들 간 공조체제는 오래가지 못했다. ICM은 IC코퍼레이션의 주총이 열리기도 전인 12월26일, 투자한 지 한 달여만에 디시인사이드 지분 100만주를 바이오기업 퓨리메드에 넘겼다. 이어 넥서스투자 역시 최근 한 개인투자자에게 보유지분을 양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각각 70억원, 60억원에 지분을 넘겨 20억원, 10억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디시인사이드의 3대 주주로 전락한 김 대표는 기존에 뜻을 함께 했던 투자자가 아닌, 새로운 두 대주주와 향후 합병 및 우회상장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를 한 대우증권은 "ICM과 넥서스투자 쪽에서 지분을 처분한데 개의치 않는다. BW 상환 때까지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혀 위안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벤처캐피털로서 단순한 자금투입 외에 경영 및 회계, 사업설계 등에 있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불과 한 두 달만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떠나는 투자자들에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IC코퍼레이션의 232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건전한 상장 커뮤니티업체로 면모를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디시인사이드의 공동 대주주가 된 퓨리메드 및 개인투자자와 조만간 자리를 함께 하고, 회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율할 계획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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