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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인기채널, IPTV·TV포털에선 못보나


 

과거 위성방송과 방송채널사업자(PP)간에 빚어졌던 갈등이 뉴미디어인 IPTV(TV포털)에서도 재현될 조짐이다.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가 구체화되면서 콘텐츠를 둘러싸고 케이블TV 업계와 통신사업자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이 오는 7월부터 TV포털을, KT가 내년부터 IPTV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현재 케이블TV에서 인기 있는 채널(콘텐츠) 가운데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로텔레콤은 TV포털 분야에서 SBS, EBS, BBC, YTN, MBN, 한국경제TV, 다음, 내셔널지오그래픽, Q채널, J골프, 스포츠브랜드미디어 등 30여개사와 콘텐츠 협력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가운데 현재 케이블TV 채널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온미디어 계열의 PP는 한 곳도 없으며 CJ미디어 계열로는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유일하다.

KT가 지난 해 12월부터 사내에서 시작한 IPTV 시범 서비스에는 뉴스, 날씨, 게임, 노래방, 금융, 문자메시지, 메신저, T러닝 등의 채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KT의 시범서비스에서도 케이블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스포츠 등은 빠져 있다.

◆KT ·하나로, "케이블 PP와 계약 맺기 힘들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은 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유선방송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들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2002년 경쟁 매체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출범하면서 방송채널에 대해 '케이블 온리(Only)'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즉, "경쟁 매체에 방송을 송출하면 케이블TV에서는 받아주지 않거나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

이 때문에 온미디어는 지난 2003년부터 투니버스, 슈퍼액션, MTV 등 인기있는 채널들을 스카이라이프에서 뺐다. 2005년 2월에는 CJ미디어가 XTM, 엠넷(m.net) 채널 송출 중단을 선언해 스카이라이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2~3년 전 케이블TV와 위성방송 사이에 빚어졌던 이 같은 콘텐츠 갈등이 고스란히 IPTV나 TV포털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PP들이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콘텐츠 수급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하나로텔레콤은 TV포털이 실시간 방송이 아닌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케이블TV 시장과 중복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MPP들의 콘텐츠를 공급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 관계자는 "현재 하나로텔레콤과 콘텐츠 협상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온미디어 측은 "하나로에서 제안을 해 왔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PP들 입장에서는 아직 가입자 기반이 많지 않고 사업성이 불투명한 단계에서 섣불리 통신사업자와 손을 잡는다는 것이 여러모로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1천3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케이블TV 사업자 눈치를 봐야 하는 방송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뉴 미디어'가 새로운 시장이 아닌 것이다.

◆ 콘텐츠 직접 투자 등 대안 찾기

기존 방송채널사업자로부터 콘텐츠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KT, 하나로텔레콤 등은 다양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콘텐츠를 공급받는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은 BBC와 계약을 맺은 데 이어 헐리우드 직배사 등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도 과거 인기 있는 채널들이 빠져 나가자 외국의 유사 채널로 대체하기도 했다.

하나로텔레콤은 '당근과 채찍' 방법을 병행하고 있다. CJ케이블넷의 초고속인터넷 사업과 관련해 CJ그룹과 법정소송을 하고 있는 것. 하나로텔레콤은 법정 소송 이면에서 CJ그룹과 콘텐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KT는 콘텐츠에 직, 간접 투자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KT는 작년에 전략투자실 내에 콘텐츠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영화 등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KT는 280억원을 투자해 싸이더스FNH의 지분 51%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25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를 구성하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콘텐츠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를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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