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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이 MS왕국 존속의 분수령"


 

"향후 2년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겐 분수령이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MS가 최근 들어 다양한 위협 요인들에 직면해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운영체제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데다 그동안 평화를 유지해왔던 브라우저 시장 역시 심상치 않다. 여기에 아이팟을 앞세운 애플의 공세도 예사롭지 않다.

시장 조사기관 포레스터의 사장인 조지 콜로니는 "MS는 1990년대 IBM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상 가장 공격받기 쉬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BBC 역시 향후 2년이 MS 왕국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기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엠.홈' 상품화 가능성 의구심

MS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엠.홈(M.Home)'. 하지만 '엠. 홈'은 상품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엠.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인터넷 상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나 다름 없는 혁신적인 발상.

첨단 키보드를 두드리면 원하는 쇼핑 리스트가 온라인 상점으로 바로 보내지며, 비디오 컨퍼런스를 통해 친구에게 조리법을 보낼 수도 있따. 또 하드드라이브에 저장해 둔 요리쇼를 함께 감상할 수도 있다.

위층으로 발을 들여 놓으면 침실의 거울이 모니터로 탈바꿈한다. 그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즐길 수 있다. 전자기기들을 원격 조정할 수도 있다.

영국에서 윈도 운영체제를 책임지고 있는 신시아 크로스리는 "이것은 미래의 집이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이 모든 기술이 지금 즉시 구입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빌 게이츠 회장이 예견했던 '소비자 중심의 디지털 세상'이 현실화된 것이라는 게 MS 측의 주장이다.

'엠.홈'은 아이디어 면에서 혁신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상업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엠.홈`을 설치할 수 있는 가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BBC는 "현실에서 무선 홈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것은 마술처럼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MS에겐 최대 골치 거리 중 하나인 보안 문제 역시 '엠.홈'을 옥죄는 독소다. 집안 전체를 MS의 시스템으로 묶어 놓을 경우엔, 보안 문제가 단순히 '시스템이 망가지는' 수준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자칫하면 거주자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리눅스 등 오픈소스 공세 위협적

그 동안 MS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운영체제 분야에서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리눅스를 필두로 한 오픈소스 운영체제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자발적인 참여자들에 힘입어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가 선보인 어떤 제품보다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눅스는 개인 사용자들 뿐 아니라 거대 도시들도 잇따라 눈을 돌리고 있다. 독일의 뮌헨시는 이미 시의 기본 운영체제를 리눅스로 바꾸기로 하고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BBC는 또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이 리눅스 공동 개발에 착수한 것 역시 MS에겐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피스 프로그램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미 인터넷 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오픈 오피스'들이 유포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그냥 다운받아서 쓰면 된다. 비록 MS의 오피스 2003처럼 세련된 제품은 아니지만, 기능 면에서는 크게 손색이 없다. 게다가 공짜로 사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더 없이 매력적이다.

이미지 편집용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 제품인 '김프(Gimp)'나 구글의 '피카사(Picasa)'가 대안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우저 시장에선 이미 파이어폭스가 무서운 기세로 익스플로러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모질라재단이 지난 해 말 선보인 파이어폭스는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을 무섭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불과 9개월 만에 다운로드 5천만 회를 돌파하면서 '불여우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빌 게이츠 역시 자신의 PC에 파이어폭스를 깔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95%에 육박했던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최근 들어 80% 대로 떨어졌다. MS가 올 여름 서둘러 익스플로러 7.0 버전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 "MS는 더 이상 혁신자가 아니다"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MS 입장에선 특정분야의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공세도 무섭기 그지 없다.

대표적인 것이 MS의 오랜 라이벌이었던 애플. 아이팟, 아이튠스 등을 앞세워 디지털 음악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은 그 여세를 몰아 MS의 아성인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엿보고 있다.

애플은 올초 아이팟 세대를 겨냥한 저가형 컴퓨터 맥미니(Mac Mini)를 선보이면서 MS 고객 빼앗기에 본격 나섰다.

인터넷 전화용 무료 소프트웨어를 앞세운 스카이프(Skype) 역시 무시 못할 상대다. 스카이프는 이미 MSN 메신저 고객들을 상당수 잠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휴대폰 분야 절대 강자인 노키아는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MS를 위협하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조지 콜로니 애널리스트는 "MS는 혁신자나 개혁자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는 "MS는 거대 기업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거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기다리지 않는다"면서 "이에 따라 기업들도 MS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MS를 모바일 영역으로 확장하길 원한다. '윈도 차기 버전'인 롱혼은 MS의 이 같은 염원을 담은 야심작. 하지만 롱혼 그동안 출시 일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MS의 야심 실현도 미뤄져 왔다.

빌 게이츠는 "롱혼은 오는 2006년까지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롱혼의 혁명적인 파일 시스템을 만끽하기 위해선 2007년까지 기다려야 할 판이다. 하지만 애플이 출시할 맥 OS X 차기 버전인 '타이거'에 이미 이 같은 기능이 포함돼 있다. 잇단 반독점 공방 역시 MS를 피곤하게 하는 요인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지 콜로니 사장은 "MS에게도 분명 위기가 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 과연 이 위기 극복할 수 있을까?

이처럼 유례 없이 강하게 옥죄어 오는 외부의 적들에 맞서 MS는 어떤 실력을 보여줄까? 비록 상황이 심상치 않긴 하지만 MS가 초창기 인터넷 세계를 지배했던 넷스케이프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성급하다.

빌 게이츠는 명백한 전략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실탄 역시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S가 그 동안에 비해선 한층 강력해진 적들과 맞서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방에 적으로 둘러쌓인 거대 공룡 MS. BBC는 향후 2년이 MS에겐 '중대한 기로'가 될 것이라는 평가했다.

과연 MS는 이 고비를 어떻게 돌파할까? 거대 왕국의 번영을 이끌어 왔던 빌 게이츠가 이번에도 특유의 '항해술'을 발휘할 수 있을까?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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