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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이용자가 99% 부담…"5G 급행차선 필요하다"


망중립성 주체, 개인에서 기업으로…"망중립성 바뀌어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국내 시장의 망은 이용자가 99%를 CP가 1%를 내는 왜곡된 상태다."

인터넷의 주체가 개인이었던 초기 생태계 발전 상황에서는 망 사용의 부담도 사용자에게 집중됐으나 5세대 통신(5G)를 통해 기업이 사용 주체가 되면서 망 사용료 부담 비중 역시 기업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5G 신기술로 지목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의 활성화를 위한 망중립성 완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정보통신정책학회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2019 ICT 정책-지식 디베이트'에 참석한 패널들은 인터넷망의 최적 이용 모델 및 망중립성 원칙에 관해 이 같은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토론은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회로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 조대근 잉카리서치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토론회는 전체적으로 개인을 주체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인터넷의 본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과, 인터넷 환경 변화로 이용 주체가 개인에서 기업우로 옮겨가는 상황에 맞춰 망중립성 원칙 등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정보통신정책학회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9 ICT 정책-지식 디베이트'를 개최하고 '인터넷망의 최적 이용 모델을 논하다 - 망중립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주제로 각 패널들이 망중립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정보통신정책학회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9 ICT 정책-지식 디베이트'를 개최하고 '인터넷망의 최적 이용 모델을 논하다 - 망중립성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주제로 각 패널들이 망중립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두고 "왜곡된 시장 바로 잡을 기회"

소위 '급행차선'이라 불리는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물리적으로 나누기 어려운 망을 논리적으로 구분해 각 서비스별로 전용 통로를 만들어주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로 5G를 통해 급부상했다.

모정훈 연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5G의 초광대역망의 특정은 기존 희소자원으로 분류된 2~4G 무선 때와는 달리 가용폭이 많아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술로도 구분이 가능하게 됐다"며, "표준화 연구는 진행중인 상태로 상용화되는데 대략 4~5년가량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선에서는 이미 활용되고 있고, 무선의 경우에는 희소성 때문에 어려웠으나 5G대역폭에서는 가능하게 됐고, 논리적으로 가능하게 되는 시기이고 추세"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왜곡된 시장을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과거 개인이 이용 주체였던 인터넷 망 생태계를 넘어서서 기업을 주체로 기업시장(B2B) 시장 활성화 등을 이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현재 망사용의 99%를 이용자가 부담하고, 콘텐츠 업체(CP)는 1%를 내는 왜곡된 상황"이라며 망중립성 원칙의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망중립성 완화는 기업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망 이용에 대한 기업 부담이 증가한다면 자연스럽게 개인 부담 비중은 낮아질 것으로도 기대했다.

신 교수는 "미국이나 EU의 망중립성 정책은 e커머스와 네트워크 고도화 등의 목표 설정이 아니라 이를 도구로 어떻게 쓸지에 대한 대안"이라며, "과거에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 통신사) 위에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로 인한 상승효과가 있었으나 현재는 환경변화로 새로운 질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지금 접속료나 망이용대가의 원인은 힘 없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 기업이 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재 논쟁을 하는 것 역시 결국은 동영상이나 대용량 트래픽 등에 관한 것으로 애초(인터넷 시작 시점) 만들때 만들어진 게 아니라 분쟁이 발생하면서 대두된 것으로 더 이상 도덕적 문제에 국한 시킬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이용자 차별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특정 서비스로 인해 기존 서비스 품질 보장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5G가 100배 넘는 용량이라면 굳이 극소수만 이용하는 1등석을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 반문한 뒤 "자율주행 등 때문에 슬라이싱을 한다면 카톡이 느려지고 간섭 받는데 왜 이걸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모정훈 교수는 "20기가폭에서 1기가로 다른 서비스 하면 못쓴다고 하는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못 쓰게 아는게 아니라 역동적인 바운더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못쓴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도 "카톡이 늦어지는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결국은 대용량 트래픽의 문제로 과거 인터넷과 미래 인터넷이 같은지를 따져야 한다"며, "5G에서는 최선형 망에 대한 보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와 소수의 사용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ISP-CP 협상력 높여야

네트워크 슬라이싱뿐만 아니라 국내외 망사용료 역차별 문제도 거론됐다.

박 교수는 "국내 CP가 KT에 내는 접속료는 전세계 망으로 연결되는 모든 풀커넥티비티 시스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은 미국에서 접속료를 냈기 때문에 국내 ISP에 따로 접속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를 보다 넓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따랐다.

신 교수는 "넷플릭스나 컴캐스트가 다른 지역에서 이미 망사용료를 내고 있는 사례가 있고, 네이버도 미국에 충분한 영상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한다면 (미국에) 망사용료를 낼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왜곡돼 있다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조대근 잉카리서치 대표는 "망중립성으로 인한 이용자의 혜택은 요금인하에만 기대야 하지만 기업입장에서는 다르다"라며, "신기술이 나왔는데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보다는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CP가 망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불신 때문일 수 있는데, 앞으로의 CP는 현대자동차나 상상도 할 수 없는 곳들로 최선형 서비스만 붙들고 있으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즉, 이용자들이 망사용료를 지불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기업의 비중을 키워 요금 인하 등의 혜택을 줘야 하는데, 협상력 열위에 놓인 국내 ISP가 해외 사업자에게 합리적 대가를 지불받지 못하고 있고, 이는 신기술 투자가 어려워 악순환의 고리가된다는 지적이다.

이 외 대규모 CP뿐만 아니라 중소CP의 혁신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모 교수는 "글로벌 CP와의 분쟁도 해결돼야 하지만 중소CP도 거대CP들에 대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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