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르포] 강원영월 산악 우편물 배송, 드론으로 8분만에 '끝'


영월우체국에서 별마로천문대까지 2.3Km , 실제 배송 성공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폭염 속 강렬한 태양빛에 눈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물품을 싣고 드론이 떠오르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의 눈은 드론 쪽을 향해 고정됐다. 마이크를 통해서는 쉴새없이 상황을 설명했다.

배송을 마치고 돌아오는 드론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드론이 배송을 끝내고 무사히 착륙을 마치자 그때서야 시선을 돌려 성공을 자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8일 드론을 활용해 강원도 영월 봉래산 정상의 별마로 천문대에 실제 우편물을 배송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우본은 지난해 산업부와 함께 드론 배송 시험 사업을 전개한 바 있다. 전남 고흥 도서 지역과 강원 영월 등 2곳의 산간지역에서 시험 운영된 바 있다. 이후 실제 시범 배송을 위한 후속조치로 지난해 10월 25일 도심 지역인 세종과, 같은해 11월 28일 전남 고흥과 득량도간 시범 배송에도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시연은 산간지역인 강원 영월에서 진행됐다.

이날 시연된 드론은 최대 왕복 40분 시간, 왕복 20Km 내 거리, 시속 30Km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제원을 갖췄다. 카메라와 택배 보관함, 정밀이착륙 제어장치들이 추가됐다. 앞서 열린 시범운행을 통해 기술 개선이 이뤄진 제품이다. 드론 제작은 네온테크가 맡았다.

배송 지역은 영월우체국 옥상에서 비행을 시작해 2.3Km 거리가 있는 해발 780미터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까지다. 기존 방식대로 이곳까지 자동차로 배달하는 경우 9Km의 산악도로를 약 30분 정도 달려야 배달이 가능했다. 편도 기준이다.

산간지역에서 드론으로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은 깊은 계곡이나 큰 나뭇가지 등 지형지물의 위협요소와 수시로 변화하는 비행고도로 인해 보다 정교한 비행기술이 요구된다. 국내서는 최초로 진행되는 시연이다.

드론 배송 관련 기술 개발을 지휘한 정훈 ETRI 센터장은 "평지에서는 일정 고도를 유지해서 가면 되지만 이번 시연에서는 780m를 가야 하기 때문에 쉬운 비행 상황이 아니다"라며, "드론 배송 관련 글로벌 홍보 영상을 많이 접할텐데, 산으로 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정도로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영월우체국 옥상에 위치한 드론에 실제 집배원이 배송할 물품을 소포 5호 박스에 넣어 위치시켰다.

소포의 무게는 2kg 수준으로 준비됐다. 이후 오후 1시 30분 비행을 시작했다. 드론은 우선적으로 150m 상공을 직선으로 올라간 후 잠시 공중에 머물렀다 방향을 맞춰 별마로천문대로 향했다. 마치 계단을 오르듯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드론은 관제 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 운영 시스템은 우체국 주차장에 마련된 관제 차량에 적용돼 있다. 비행을 시작한 드론을 보기 위해 옥상에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관제 차량에서는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1인칭 시점으로 주변 광경을 확인할 수 이었다. 다른 모니터에는 여러 수치들과, 지도 등이 표시된다. 비행은 좌표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이착륙까지 이뤄지지만 혹시 이탈 비행을 한다면 수동 조작도 가능하게끔 마련돼 있다.

관제 차량을 통해 드론이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8분으로 약 8분 가량이 소요됐다. 도착을 마친 드론에서 배송된 물품을 꺼내고 배터리 교체 작업을 이어갔다.

제원 상으로는 왕복까지 가능했으나 안정성을 이유로 배터리가 교체됐다. 맑은 날씨이긴 했으나 실제로는 비행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폭염 속에서는 기체 주변 온도도 50도 이상, 내부 온도는 70~8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빨라진다는 것.

또한 출발 직전에 내린 소나기와 바람의 세기도 영향을 줬다. 실제 소나기로 인해 약속된 출발 시간보다 약 20분 가량 늦어지기도 했다. 만약 배송물품의 무게가 더 늘어난다면 비행 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이를 감안한 듯 무게도 당초 5Kg에서 2Kg으로 내렸다.

폭염의 영향으로 속도도 조절됐다. 제원은 시속 30Km가 가능했으나 18Km를 유지해 비행했다. 비행 환경이 나아진다면 더 빠른 배송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복귀할 때는 바람의 영향 등으로 인해 올라갈 때보다 비행시간이 더 늘어난다. 별마로천문대를 출발한 시간은 오후 1시 51분이다.

올라갈때와 마찬가지로 영월우체국 옥상까지 고도를 유지해 날아온 드론은 옥상 위에서 마치 내려갈 곳을 찾듯 위치를 유지했다. 막 옥상 위에 멈췄을 때는 착지할 곳과 어긋난 듯 보였으나 서서히 내려오면서 원래 내려야할 곳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 4분, '쿵'하고 발구름을 하는 것처럼 드론이 해당 착륙지역에 내려왔다. 비행시간은 약 13분 정도가 소요됐다. 왕복 약 21분 정도로 차량으로 왕복했을 때보다 약 3분의 1가량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에서 실시한 도서지역 드론 배송 시범운영에 이어 산간지역 시범운영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우편물 드론 배송 상용화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어 "드론 기술을 우정사업에 접목함으로써 관련분야 활성화에 기여하고,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보편적 우편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고 강조했다.

우본은 행정안전부와 협력, 충청남도 태안군의 도서․산간벽지를 대상으로 주소기반 드론 배달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등 향후에도 보편적 우편물 배송서비스 품질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22년 우편물 드론 배송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체 드론 활용 및 관제시스템을 구축하고 드론 배송 운용요원도 확보할 계획이다. 2021년까지 드론 배송의 안정성과 사용자 편의성 등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도서․산간지역에 드론 배송 실증사업을 추진해, 2022년에는 우체국현장에 드론 배송을 적용할 계획이다.

우편물 드론배송뿐만 아니라 물류분야에서 우편배달용 전기자동차 도입을 위한 국내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하는데 앞장 설 계획이다.

영월(강원)=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르포] 강원영월 산악 우편물 배송, 드론으로 8분만에 '끝'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