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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양자암호통신' 표준 선도…정부 지원은 '글쎄'


각기 다른 ITU 연구그룹에 표준 제안, 글로벌 선도 기회 얻어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통3사가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한다. 다만, 기술개발을 위한 예산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 회의에서 KT와 LG유플러스를 비롯해 KIST, KAIST, ETRI, 텔레필드, EYL 등 국내 양자암호통신 선도 7개 기업 및 기관이 공동 제안한 '양자암호통신 네크워크 기술'이 국제 표준안으로 승인됐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한 통신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 정보를 가로채려 시도할 경우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해킹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5세대통신(5G)에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은 오는 2025년 26조9천억원 규모로 높은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양자암호통신 초안이 채택된 ITU-T 제13연구그룹은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망을 위한 세부 표준을 개발하는 곳이다. 양자암호통신 표준 개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데 있어 국내 기술이 포함됐다라는 의미는 글로벌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연구개발 아이템으로 확정됨에 따라 표준 완성 또한 국내 기술이 집약될 수 있다.

국내 7개 산학연이 제안한 양자암호통신기술은 양자암호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구조 및 기능,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전송장비간 인터페이스, 서비스 절차 기술이다. KT와 KIST가 함께 구축한 일대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의 구조도 제안됐다.

KT와 KIST는 지난해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개소한 바 있다. 서울 양재에서 수원 광교간 46Km의 1:1 구조의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우면동 KT 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KT 4개 지사에 상용 통신회선을 이용한 일대다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운영한 바 있다.

SK텔레콤 역시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KT, LG유플러스와는 달리 ITU 내에서 통신보안 분야 표준화를 전담하는 제17연구그룹을 대상으로 표준 제안을 준비 중이다. 양자키 분배기와 양자난수생성기, 운용 시스템 등 보다 포괄적인 양자암호통신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SK텔레콤과 스위스 IDQ, 미국 퀀텀익스체인지, 플로리다 아틀란틱 대학교,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 등이 협력하고 있다. 전기통신분야 국제 표준화 기구인 ISO/IEC JTC1에도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이 단체는 국제 표준화기구(ISO)와 국제 전기 표준회의(IEC)가 정보기술 분야 국제 표준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공동 기술 위원회다.

지난 2011년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016년 세종-대전간 LTE백홀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다.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인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을 개발했다. 지난 2월에는 양자암호통신기업 스위스 IDQ를 인수하는 한편, IDQ를 통해 미국 양자암호통신 전문기업 퀀텀익스체인지에 총 100억원 규모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와 여러 유관기관들의 양자암호통신 행보는 글로벌 시장서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데 있다"라며, "타 국가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한국내 양자암호통신은 크게 각광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당장 미래 불확실성을 근거로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R&D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미끄러졌다. 지난 5월 31일 마감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예타에는 접수조차 어려웠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양자암호통신 기술개발은 이통3사 등 민간사업자들의 자체적인 투자에만 기댈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16년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통신 위성을 발사하는 한편, 베이징과 상하이에 이르는 2천Km 양자네트워크를 구성키도 했다. 국가차원에서 양자암호통신을 4대 혁신과제로 선정해 오는 2020년까지 양자연구소에만 13조원을 투자한다.

미국은 지난 2016년 양자정보 과학발전계획을 수립, 일본은 2022년 양자통신용 위성 발사를 위한 정부지원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유럽은 향후 10년간 10억유로(한화 약 1조2천500억원)을 투입해 양자암호 시장을 키울 계획이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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