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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질병코드 반대"…국내 게임학과도 '한 목소리'


전국 40여 게임학과 모인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체' 발족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를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국내 게임 관련 학과들에서도 나왔다.

5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삼분원 지하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이하 협의회)' 발족식에서 한국게임학회(학회장 위정헌)와 협의회는 이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서에서 "WHO의 제11차 개정 국제질병분류(ICD-11)의 게임질병코드 등재를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게임 활동을 부정적 인식을 주는 용어인 '위험한(hazardous)', '중독(addictive behaviours)', 장애(disorer)'로 표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또 "게임 과몰입에 대한 정의·원인·증상에 대해서는 사회적·의학적으로 합의된 기준이 없어 많은 논란이 있다"며 "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 5판(DSM-5)' 조차 게임과몰입을 '근거가 필요한 항목'으로 등재하고 있다"며 WHO의 게임질병코드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질병코드 논란이 과거 셧다운제처럼 전국의 게임관련학과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협의회는 "셧다운제 논란은 게임 교육에 종사하는 교수와 학생들 사기에 악영향을 줬고, 이는 우수 인재들이 게임학과에 진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 됐다"며 "이제 다시 게임을 질병으로 인식시키려는 행위는 셧다운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게임학과에 부정적 영향을 줘, 한국 게임산업과 같은 창의적 산업의 인재 유입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질병코드도입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 측은 "게임에 몰입하지 말라는 것은 게임이라는 창작물에서 몰입적 요소를 제거하라는 말과 같다"며 "영화나 소설에서 관객을 몰입시키는 요소를 배제하는 것은 감독이나 소설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처럼, 게임에서 몰입을 배제하라는 것은 아무 가치를 지니지 못하는 범작을 생산하라는 것과 같다"며 게임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WHO의 게임질병코드 등재가 한국의 일부 특정 의사 집단의 이익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의 목소리도 나왔다.

양 측은 "과거 4대중독법에서 게임중독 지정을 '숙원사업'으로 표현한 바 있다"며 "우리는 '신성한 인술'의 주체인 의사들이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위해 게임을 악용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우리 교육자들은 게임을 둘러싼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 20년간 게임산업 발전 과정에서 게임과몰입 같은 부정적 측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게임사들의 각성과 반성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부는 사회·인문·예술·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게임의 본질과 사회적 파급력에 대한 연구와 학부모 등의 부정적 인식개선과 공감 획득을 위한 노력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전국 40여 게임관련학과 한 자리에

이날 학국게임학회와 함께 성명을 낸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는 게임교육과 게임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전국의 게임관련학과 등 교육기관이 모인 곳이다. 해당 협의회에 참여한 학과는 40여곳이다. 초대 협의회장으로는 준비위원장을 지낸 한동숭 교수가 위촉됐다.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는 게임관련 교육기관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는 상황에서 정부 부처와 협력, 교육 커리큘럼의 혁신을 도모하고 궁극적으로 취업률 증대와 청년층 취업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을 통한 인턴십, 문제해결형 프로젝트 기반 교육, 게임과 타산업을 연결하는 융합형 교육 등을 게임관련 학과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다.

한동숭 협의회장은 "게임관련학과가 많았는데 어느새 하나하나 없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게임학과를 유지하는게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전국게임관련학과 협의회에 40개 학과가 모여 제 어깨가 무거운데, 열심히 노력해서 게임학과 숫자가 늘어나 많은 인재들이 게임산업계를 짊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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