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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움·부담 모두 털어낸 MVP 김정은의 미소


"매년 계속된 발버둥에 자괴감까지…우승, 기쁘고 값지다"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김정은(31, 우리은행)이었다. 그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코트에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그간의 서러움 그리고 기쁨이 더해졌다.

우리은행은 21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신한은행 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KB스타즈를 75-57로 꺾었다. 이 승리로 우리은행은 5전3선승제인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승을 내달리면서 전대미문의 통합 6연패를 달성했다.

팀의 우승을 이끈 김정은이 MVP를 탔다. 그는 84표 가운데 53표를 얻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팀 동료인 임영희(38)나 박혜진(28)이 타는 것이 온당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난 후 수술을 해야한다"고 할 정도로 좋지 못한 무릎으로 코트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김정은의 MVP 수상은 감동 그 자체였다. 경기장에 있는 모든 이가 박수를 쳤다. 그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팀 동료들에게 큰절을 했다.

김정은도 감격스러워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는 "오늘이 아니면 정말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임)영희 언니 덕분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승이 정말 꿈만 같고 행복하다.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팀 동료들은 벌써 몇번이나 우승을 해봤지만 그는 아니다. 국가대표 슈터로서 이름을 날렸지만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리그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우승 후 망 커팅식에서도 그는 "자르긴 잘라야 하는데 어디를 잘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어색한 일이었다.

WKBL을 대표하는 최고 스타로 12년을 군림했다. 지난 2006년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을 받으면서 프로 무데에 데뷔했고 최고 연봉까지 받았던 그다. 심지어 국가대표로 2014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모두 경험하면서 농구 경력의 정점까지 맛봤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만큼은 늘 그를 외면했다.

KEB하나은행 소속이던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지만 '최강자' 우리은행에 막히면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심지어 이 시즌에 함께 했던 첼시 리의 위조 여권 사건으로 기록 자체가 무효화되는 아픔도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영입을 비난하는 팬들도 있었다. 과거의 부상 전력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가장 두려웠던 두 가지가 '또 다치면 어쩌나'와 '혹시나 내 실력으로 위성우(47) 감독의 지도력에 누를 끼치면 어쩌나'였다"고 털어놨다. 댓글에서 사람들이 "'먹튀'라든가 '미래를 주고 퇴물을 영입했다'는 내용을 봤다"는 말도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감내하기 어려운 말들이다.

부상으로 힘들었던 2년의 시간은 더욱 힘들었다. 그는 "우승으로 오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고 부상 때문에 2년간 힘들었다"면서 "더 열심히 한다고 발버둥을 쳐도 안됐다. 자괴감이 들 정도였고 은퇴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결국 우승을 이뤄냈다. 자신을 괴롭혔던 두가지의 트라우마를 오히려 약으로 삼았다. 그는 "이 두 가지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좋은 감독님과 좋은 팀을 만나 이렇게 우승을 해서 더욱 값지다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우승에 대한 부담, 부상으로 인한 서러움을 모두 털어낸 그였기에 더욱 아름다운 미소였다.

조이뉴스24 청주=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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