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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국내 3위 가전업체, 비전이 궁금하다


대우전자-대유위니아 간담회, 장기 비전에 의문

[아이뉴스24 강민경 기자] "매각 과정에서 무역 금융을 전액 해지당했다. 도와달라."

대우전자 경영진은 14일 조찬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헀다.

대우전자는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거둔다. 수출에 제동이 걸릴 경우 타격이 크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대우전자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해외 시장 확대를 앞두고 차입금이 필요한 시점인 것도 맞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대유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만든 소통의 자리였다. 기자들이 모인 이유는 같은 그룹에 속하게 된 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의 구체적인 비전을 듣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두 회사의 시너지 제고 방안은 간담회의 골자가 되지 못했다. 경영진들은 양사 유통망을 활용해 실적을 높이고 공동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내수 중심 기업인 대유위니아는 대우전자의 해외 유통망을, 수출 중심 기업인 대우전자는 대유위니아의 국내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면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건 자명한 일이다. 이는 인수작업이 진행되기 전부터 거론됐던 시나리오로, 차별화된 전략으로 해석하기는 힘들었다.

장기적인 사업 계획에 대해서도 들을 수 없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전장부품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자료가 배포됐지만, 경영진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먼저 가전용 핵심 부품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유그룹의 대우전자 인수는 분명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국내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견제할 만한 3위 기업의 탄생이다. 하지만 생태계에 변화를 가져오려면 보다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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