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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게임 중독 질병화에…게임업계 전방위 '반격'


게임 협단체·학회 등 잇따라 반대성명…토론회도 활발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도입에 맞서 게임업계가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전 세계 게임협회와 공조해 반대 성명을 내는가 하면 게임 질병코드 도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간담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 등과 함께 중독을 유발하는 물질로 보고 국가가 괸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4대 중독법'이 폐기 이후 현재를 최대 위기로 보고 적극 대응에 나선 것. 게임업계가 국제적인 공조에 힘입어 이를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9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게임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에서는 정신의학 및 미디어, 심리학 전문가 등이 참석해 WHO의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김영철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은 "WHO의 게임장애 질병 등재로 청소년이 중독자로 낙인찍히는 것과 게임업계 종사자가 부정적 시선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질병 분류에 대한 상식적 검토과 과학적 근거기 부족하다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임 장애가 DSM(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의 정식 질환으로 등록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학적 관점에서 게임 중독의 병리를 진단하기 위한 기준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것.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은 DSM에서 정식 질환으로 인정되지 못했다"며 "내성과 금단증상 등이 수반돼야 중독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게임중독의 경우 이 부분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등재하기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합회장은 "WHO의 게임 장애 질병 분류를 추진하는 세력들이 상당히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며 "10월 WHO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리는데, 올해 한국에서 확실하게 이 이슈를 굳히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4대 중독법 입법 실패 후 상당히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며 "4대 중독법이 저지가 되니 WHO라는 외세를 등에 얹고 과거 나·당연합군처럼 상륙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 이어 WHO의 게임 중독 질병화에 반대하는 토론회가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먼저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주관하는 'ICD-11 게임질병코드 등재, 문제는 없는가?' 토론회가 오는 28일 오전 열린다.

토론회에서는 WHO의 게임 질병화 시도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것인지, 게임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집중 논의하게 된다. 행사에는 강경석 본부장 한콘진 게임본부장과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덕현 교수,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

최근 게임 중독 질병코드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한국게임학회(학회장 위정현)도 정치권과 공조한 간담회 개최를 예고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WHO 게임중독 질병화, 향방은?

이처럼 게임업계가 전방위로 반격을 이어가면서 향후 어떠한 귀결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WHO는 오는 5월 열리는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ICD-11)에서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지난연말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기준이 모호해 보다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알려진 게임 중독을 정식 질병으로 인정하겠다는 것.

이에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해 게임 관련 협단체들이 일제히 성명을 내는 등 WHO의 발표를 철회를 위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국내 협단체는 "비과학적인 게임 질병화 시도에 반대하며, ICD-11 개정안의 관련 내용 철회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협회 측은 "전 세계에서 온라인·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20억명에 달한다"며 "게임 이용자들 중에는 더 열정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다른 문화콘텐츠를 즐기는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의학계나 심리학계에서도 '게임 장애'와 관련 명확한 결론을 내린 바 없다"며 "WHO의 최근 움직임이 게임 장애와 관련된 과학적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는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 권위의 정신 건강 전문가와 사회 과학자, 각국 연구 센터 및 옥스포드 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스톡홀름 대학교, 시드니 대학교 교수진 등 관련 전문가 36명도 WHO의 게임장애 항목 신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낸 상태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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