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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AI 전략 '닮은꼴'?


라인업 등 유사 …"다양한 영역에서 실험, 기회 모색"

[아이뉴스24 도민선기자] 국내 통신사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AI 기능을 탑재한 기기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출시 초기 회사별로 차별화된 기기를 선보였다면, 갈수록 라인업의 구성이 닮아가면서 이른바 '따라하기(me too)'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 시장 AI 플랫폼을 발전시키고 시장 규모를 키우려는 전략 속 제품군도 유사해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이달 중 AI를 탑재한 IPTV 셋톱박스를 출시한다. KT 역시 조만간 모바일 내비게이션 '원내비(ONE Navi)'에 AI 기능을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 AI기기 시장은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AI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하면서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KT가 올 1월 AI스피커 겸 IPTV 셋톱박스 '기가지니(GiGA Genie)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고, 모바일·휴대기기로 라인업이 확대되는 등 확전 양상이다.

SK텔레콤은 또 지난 8월 이동형 AI기기 '누구 미니(NUGU mini)'를, 9월에는 이용자 수 1천만명을 자랑하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누구(NUGU) 플랫폼을 연동한 'T맵x누구(NUGU)'를 선보이며 이를 확대하고 나섰다.

KT 역시 이에 질세라 지난달 LTE 라우터를 기반으로 한 이동형 AI스피커 '기가지니 LTE'를, 내년에는 소형 AI기기 '기가지니 버디' 판매에 나선다.

SK텔레콤과 KT가 이처럼 경쟁적으로 라인업을 확장시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가입자 기반 확대가 꼽힌다. AI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우선 사용자들의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중요한데, 라인업 확대로 보급을 늘리면 더 폭넓은 데이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맵x누구'의 경우 현재 850만명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며, 연 500만명 이상의 사용자가 매일 사용하고 있다. 그간 판매된 '누구'와 '누구 미니'를 합하면 최대 사용자 수가 900만 이상일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KT 역시 기가지니의 라인업 다양화로 연내 가입자 수 50만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기가지니 가입자 수는 10월 기준 38만3천명을 기록했다. 월 사용자 수 300만명인 원내비 가입자를 합하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SKT-KT, AI 따라하기?

SK텔레콤과 KT가 경쟁적으로 라인업 확대에 나선 것은 AI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한 몫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찬희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양사 AI 사업 추진 과정이 닮아가는 과정은 이른바 따라하기(me too) 전략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이를 설명했다.

이어 "사업모델이 어떻게 진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리더들의 빅데이터 전략에 방향을 맞추면 외톨이로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과 유사한 것"이라며 "경쟁자와 같이가면 실패나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양사 AI 경쟁은 최근 커머스 부분까지 옮겨붙는 형국이다. 이른바 AI기기와 커머스의 융합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음악 감상과 경로 안내 등 제한적인 기능만 수행할 수 있다면, TV 셋톱 등 디스플레이를 갖춘 기기에서는 상품 구매 등 커머스를 연계할 수 있다.

가령 KT는 최근 온라인종합쇼핑몰 롯데닷컴과 협력해 AI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 11번가와 SK스토아 등 자체 커머스 플랫폼을 가진 SK텔레콤도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커머스 기능 확대를 겨냥한 TV 셋톱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커머스와의 융합 시도에 대해 "AI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양한 영역의 실험을 통해 기회를 모색하려는 전략"이라며, "사용자들 사이의 네트워크 효과에 더해 다양한 사업들이 사용자와 맞물린 교차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 분석했다.

도민선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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