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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기억의 밤', 강박적 반전의 나쁜 예…실종된 스릴


강하늘·김무열 열연은 빛났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스릴러는 일찌감치 사라진다. 거듭된다는 반전은 인물들의 새로운 과거 설명으로만 이어진다. 결국 장르 정체성은 흐트러지고 긴장감 없는 반전만 반복된다. '기억의 밤'(감독 장항준,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미디어메이커)은 보여주고 싶은 장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 영화다.

영화는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을 마주한 동생의 이야기다. 동생은 형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쇠약 때문에 앓던 환청과 환각은 더욱 더 심해진다. 형 유석은 배우 김무열, 동생 진석은 배우 강하늘이 연기했다.

영화 초반에서 진석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사건들을 겪는다. 진석의 혼란스러운 기억은 관객에게조차 무엇이 진실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방, 정체 모를 소리, 세차게 내리는 비 등 스릴러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장치이지만 이런 미스터리 이야기와 맞물리며 어느 정도 스릴감을 끌어올린다.

문제는 영화의 장르가 복합적으로 변한다는 것. 장르는 스릴러에서 공포, 범죄 등으로 서서히 변모해간다. 진석이 겪는 엇갈린 기억의 진실, 즉 영화가 노리는 큰 반전이 공개된 후 스릴러 장르는 본격적으로 '따뜻한' 홈드라마로 다시 한번 탈바꿈한다.

하지만 영화가 표방한 스릴러 장르에 걸맞는 반전의 묘미는 찾기 힘들다. 먼저 반전을 잇는 연결고리는 '과연 이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전은 플래시백 기법을 통한 인물들의 과거에서 드러난다. 인물의 행동 동기는 충분히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신선하지는 않다.

반전은 '거듭'된다. 과거 시점에서 또 다른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며 '어쩔 수 없는' 사연이 한번 더 등장한다. 과거로 가버린 극의 흐름은 영화의 끄트머리에서야 현재로 돌아온다. 반전은 반복되지만 여러 인물의 전사만이 가득 담겨있다. 결국 영화의 여러 반전들은 설명만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그래도 주연배우 강하늘과 김무열의 열연은 빛난다. 장르가 변하는 상황에서도 강하늘은 이에 걸맞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또한 김무열은 선과 악을 오가는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김무열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기억의 밤'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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