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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두고 치른 승강 PO, 본능은 어쩔 수 없었다


음향 낮추는 등 노력했지만…'응원 목소리 커졌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어쩌다 상황이 그렇게 됐네요."

찬바람이 불던 22일 오후 부산 구덕운동장,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 프런트는 바삐 움직였다. 상주 상무와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로 클래식 승격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모든 기를 모으는데 열을 올렸다.

그런데 기묘한 상황이 발생했다. 수학능력시험이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 되면서 오는 23일 치러지게 됐다. 승강 PO 1차전 당일이 수능 예비소집일이 됐다. 예정대로였다면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경기장에 와야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수능 연기로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해야 했다.

23일이 수능시험 당일이라 최대한 조용한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부산의 사정은 또 달랐다. 클래식 승격 여부가 부산의 수능이었기 때문에 열띤 분위기 연출은 필수였다.

일단 경기장 음향은 크게 높이지 못했다. 구덕운동장 인근에는 부경고가 있다. 부경고가 있다는 것은 주변 아파트단지에 고3 재학생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와 통한다. 수능을 관리하는 서부교육지원청도 인근에 있다.

이런 이유로 경기 전 음향을 최대한 줄이며 준비를 했다. 평소에도 야간 경기가 열리면 소음 문제로 민원이 들어왔었기 때문에 부산 구단 프런트는 좀 더 조심하려고 애를 썼다. 장내 아나운서도 목소리를 낮췄다.

부산 관계자는 "경기를 하면 종종 소음 등으로 민원이 들어온다. 오늘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주민들이 구단에 민원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야간 경기라 조명이 밝은 부분도 민원사항 중 하나였다.

그렇다고 이미 예정됐던 날짜와 장소를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 관중의 자발적인 응원까지는 막지 못했다. 모두가 부산 승격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최강 부산"을 쉼 없이 외쳤다.

부산이 전반 7분 여름에게 먼저 실점하며 끌려가자 관중석에서는 애가 타는 탄성이 연이어 나왔다. 상주의 원정 응원 팬들도 "상주"를 외치는 등 경기 몰입도는 상당했다. 상주는 '승리의 요정'으로 불리는 국군체육부대장이 이날 직접 관전했다. 상주 선수들도 남나른 각오로 그라운드를 뛰었다.

숨죽여 응원하고 싶어도 '본능'을 막기 어려웠던 부산-상주의 뜨거운 90분이었다.

조이뉴스24 부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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