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정부가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통해 탈원전 정책을 확고히 했다.
신한울 3·4호기 등 당초 예정된 6기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되며, 오는 2022년까지 가동되는 월성 1호기는 이보다 앞서 조기 폐쇄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향후 원전 숫자를 오는 2038년까지 14기로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로드맵을 보면 당초 공론화위원회의 결정대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하되, 원전 숫자를 줄여 탈원전 정책을 가속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국내 원전 숫자는 24기인데, 이를 오는 2031년 18개, 2038년 14기까지 감축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신규 원전 2기의 건설 계획을 백지화한다. 고리 2~4호기, 월성 2~4호기, 한빛 1~4호기, 한울 1~4호기 등 오는 2038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노후 원전들의 수명 연장은 금지된다. 수명연장 처분 무효소송 중인 월성 1호기는 조기 폐로한다. 다만 구체적인 폐로 시점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발전량 감소분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로 보충한다. 정부는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원전해체시장의 선점 및 신규 원전의 해외 수출 등, 국내 산업계를 위한 보완 대책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전 해체에 대한 58개 상용화 기술 중 미확보 17개, 38개 원천기술 중 미확보 11개 기술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고, 해외 원전해체시장 선점을 위해 동남권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전 안전운영과 해체산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원전 수출 지원을 위해서는 원전 수요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영국 등에 대한 정상회담 및 장관급 양자회담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국정감사가 끝나면 이들 국가들을 방문해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이를 위한 후속 조치와 보완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원전 건설 업체가 공사 일시중단 기간 중 지출한 비용은 지난 7월 열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이사회 의결에 따라 한수원이 보상한다. 구체적인 보전 범위와 규모는 업체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원자력발전의 안전기준 강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한 투자 확대, 조속한 사용후핵연료 해결방안 마련 등 공론화위원회가 권고한 건설 재개 보완 조치들을 향후 정부 정책에 충실하게 반영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안전기준 강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중대사고 예방 및 안전성 평가 강화 ▲설비건전성 및 내진설계기준 상향(규모 7.0의 지진 기준) ▲원전 비리 척결 ▲원전 관리 투명성 강화 등의 방식을 제안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탈원전 로드맵이 탈석탄정책으로도 이어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전체적인 전력의 수요와 공급의 능력을 같이 보면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하고, 내년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법과 같이 묶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신규원전 건설 중단으로 인한 매몰비용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산출 근거를 파악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계약사항을 보고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범위 내에서 검토할 예정이고, 보상 주체에 대해서는 다각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수원은 이들 원전의 건설 중단으로 매몰비용이 4천6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24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이들 원전에 대한 매몰비용으로 9천955억원과 8천930억원이 들어간다고 각각 주장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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