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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잇따른 초대형 선박 수주…이유는


삼성重 올해 수주목표 이미 달성…현대重, 대우조선도 목표 달성 무난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국내 조선 '빅3'가 추석을 앞두고 나란히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최대 1조원이 넘는 대형 계약을 체결한 이들은, 연초 세웠던 수주 목표량 달성에도 한 발 다가섰다.

시작은 대우조선해양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1일 유럽 지역 선주와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계약액은 9천266억원이며, 선박 크기는 2만2천TEU급이다. 공식적으로 선주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외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해운사인 MSC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이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2만TEU급 컨테이너선 11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맺은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로 단일계약 기준으로 2년 만에 최대 수주를 기록했다.

지난 26일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연이어 수주 낭보를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해운사인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32만5천톤급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10척을 수주했다. 총 계약액은 8억달러(약 9천86억원)다. 단일계약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지금까지 폴라리스쉬핑으로부터 약 20척 가량의 선박을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옵션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향후 추가로 5척(4억달러) 정도의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유럽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했다. 총 계약액은 1조1천181억원으로 선박 크기는 2만2천TEU급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과 마찬가지로 계약 상대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역시 MSC가 해당 선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신 등에서는 MSC가 삼성중공업과 6척, 대우조선해양과 5척의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 체결과 관련해서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 2015년 홍콩 OOCL로부터 2만1천1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총 1조800억원 규모)했다. 상선만 놓고 봤을 때, 단일 계약 기준으로는 당시 계약 이후 최대 규모다.

◆조선 3사, 대규모 수주 가능했던 이유는?

이번 수주로 연초 조선 '빅3'가 세웠던 올해 수주 목표량 달성에 성큼 다가섰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24척, 약 65억달러(약 7조3천800억원) 규모의 일감을 따내 수주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액은 65억달러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는 총 99척, 58억달러(약 6조6천억원)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20척·20억달러)의 약 5배 규모이자 연간 수주 목표액(75억달러)의 약 77%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23척, 약 25억7천만달러(약 2조9천억원) 규모를 수주해 목표액(45억7천만달러)의 56%를 채웠다.

현재 조선 '빅3'는 지난해 수주 절벽 여파로 인한 일감 부족으로 나란히 일부 도크 가동을 중단하고 유‧무급휴직, 기본급 반납 등을 시행하거나 논의 중인 상황이다. 직원 수도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주 물량이 반등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감 보릿고개만 넘기면 경영 정상화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이라며 "중국의 선박 건조 수준이 향상되긴 했지만 아직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기술력 및 안정성은 국내 조선사들이 우위"라고 말했다.

실제로 폴라리스쉬핑이 현대중공업의 선박을 수주한 가장 큰 요인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의 높은 안정성을 신뢰한 덕분이다. 폴라리스쉬핑 관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현대중공업과 거래를 해 왔다"며 "선박은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등 악천후에 끊임없이 노출되기에 해운사 입장에서는 선박 안정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료 절감·친환경 분야에서의 높은 기술력도 현대중공업으로의 발주에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비해 선박 발주량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도 조선 '빅3'의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조선·해양 시황 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의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천273만CGT(489척)로 지난해 같은 기간 903만CGT(404척)보다 늘어났다. 특히 국내 조선사로의 선박 발주량은 108만CGT(38척)에서 348만CGT(104척)으로 3배 이상 폭증했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운사들의 신조발주가 늘어난다면 조선 경기가 살아나는 방아쇠가 된다"며 "최근 해운사들의 잇따른 고부가가치 신조 발주와 이에 따른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는 조선 경기 반등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수주도 예상돼

'조선 빅3'는 추가 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조선 3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들은 빠르면 올해 4분기 중, 늦어도 내년 중에 수주 업체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네덜란드 로열더치셀의 멕시코만 비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를 놓고 중국해양석유엔지니어링(COOEC)와 최종 경쟁 중이다. 영국 브리티시페트롤럼이 발주한 세네갈 인근 또르뚜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베트남 '푸꾸옥 페트롤리움'이 발주한 블록B 가스 프로젝트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입찰에 참가했다.

미국 쉐브론의 북해 로즈뱅크 프로젝트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스타토일의 요한 카스트버그 프로젝트 입찰에도 이들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폴라리스쉬핑 이외의 국내 해운사들도 조만간 사업에 필요한 선박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폴라리스쉬핑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VLOC선 10척은 브라질 철광석 채광기업인 발레의 용선 입찰 계약에서 기인했는데, SK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등 국내 해운사들도 같은 이유로 2~4척의 VLOC를 발주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해운사들이 꼭 국내 조선사에만 발주하리라는 법은 없는 점이 변수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자사의 벌크선을 새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조선업계에 호재로 꼽힌다. 포스코는 한국-호주를 오가는 20만톤급 벌크선을 18만톤급 LNG연료추진 벌크선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오는 2020년부터 시행 예정인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 강화로 해운업계에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포스코에도 영향을 끼친 것이다. 포스코는 벌크선의 연료탱크를 자사가 독자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해운빌딩에서 '제3차 LNG 추진선박 연관산업 육성 협의회'를 열고 포스코의 18만톤급 LNG 추진선 도입 시범 사업 지원을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민간기업에 LNG 추진선 도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방침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발주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빠르면 오는 12월, 늦어도 내년 초 발주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고망간강은 IMO의 국제가스추진 선박 기준에 등재돼 있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LNG연료탱크로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해수부는 현재 호주 항만청과 항만이용 승인과 관련된 논의를 하는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국제가스추진 선박 기준에 등재되지 않은 소재라도 각국이 신소재에 대한 대체설계를 하고 그것을 회원국에 회람하면 예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며 "다만 최종적으로는 호주 항만청이 결정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호주 쪽과 논의 테이블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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