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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네이션 인수한 中…애플, 독자 GPU 설계


캐논브리지에 5억5천만파운드에 매각돼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애플의 거래 중단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 이매지네이션이 결국 중국 품에 안겼다. 이와는 달리 애플은 독자 GPU를 설계하고 그 첫 모델로 아이폰8 시리즈를 출시, 내부 GPU 통합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해외매체 파이넨셜타임스와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계 사모펀드인 캐논브리지가 영국 반도체업체 이매지네이션을 5억5천만파운드(한화 약 8414억원)에 인수한다.

캐논브리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중국 정부 소유인 이타이캐피탈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반도체 업체 레티스를 인수하고자 했으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를 나타내면서 무산된 바 있다.

캐논브리지는 이매지네이션의 인력과 사업, R&D투자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이동없이 영국에 현상유지할 방침이다.

◆ 애플에 너무 기댔다…이매지네이션의 재앙

이매지네이션은 지난 6월 22일(현지시간) “지난 몇 주 동안 여러 그룹으로부터 잠재적인 전체 그룹 인수에 대한 관심을 받았다. 위원회는 그룹 공식 판매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잠재적 입찰자와 예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4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지난 4월 이매지네이션은 애플이 향후 15개월에서 2년 이내에 더 이상 자신의 지적재산(IP)을 신제품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발표했다. 즉, 이매지네이션은 애플로부터 현재 라이선스 및 로열티 계약에 따른 비용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통보로 인해 이매지네이션이 ‘엄청난 재앙’을 맞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발표 즉시 이매지네이션의 주가는 약 70% 가량 폭락했다. 이 후에도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매지네이션의 애플 의존도가 매우 높았기에 그 파장 역시 상당했다. 애플에 의존하는 국내에서도 이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부상했다.

이매지네이션은 지난 1985년 설립돼 1994년에 상장됐다.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된 2009년부터 2012년에는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애플과 인텔이 지분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2012년 이매지네이션은 20억파운드(한화 약 2조9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칭화유니그룹까지 지분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다.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퀄컴은 ATI 모바일 그래픽 사업부를 인수해 아드레노 GPU를 자체 스냅드래곤 모바일AP에 녹였다. 당시 50%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 퀄컴의 AP 점유율을 등에 업고 빠르게 보급화됐다. 모바일 시장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ARM 또한 말리 GPU로 빈틈을 노렸다. 이매지네이션은 애플에게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애플 없이는 매출을 올릴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애플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이매지네이션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GPU를 자체 설계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애플의 A시리즈에는 이매지네이션이 출시하지 않은 파워VR GPU 제품군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에 독자 설계한 GPU를 탑재시킨 A11 바이오닉 모바일AP를 선보이면서 이매지네이션과의 공식적인 작별 수순을 밟았다.

애플이 거래를 끊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매지네이션은 해결책으로 GPU 사업을 제외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무선처리장치(RPU) IP 사업군을 매각하기로 했다. 흑자였던 GPU 사업과 달리 MCU와 RPU는 지속적인 적자에 시달린 사업군이다. 하지만 내외부 위기 상황이 보다 심화됨에 따라 그룹 전체를 내놓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앤드류 히스 이매지네이션 CEO는 "애플은 입증할 수 없는 주장과 그에 따른 분쟁으로 인해 우리는 분명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바꿔야 했다. 처음에 파워VR GPU 자원에 집중하기 위해 MIPS, 엔시그마 사업을 판매하고자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전체 그룹에 대해 여러 당사자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따라서 공식 판매 절차를 밟기로 했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펠 분석가들은 이매지네이션 인수와 관련해 모바일과 웨어러블, 차량 및 사물인터넷 같은 분야에서 자체적인 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그룹들이 인수자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애널리스트들은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CEVA뿐만 아니라 중국 내 여러 업체들이 구매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언급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기소되고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그간 활발했던 M&A 활동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GPU 상용화가 눈앞에 와 있다고 지목했다.

◆ 독자 AP 체계 구축하는 애플

애플은 이매지네이션과의 작별 통보 후 반년도 채 안돼 독자 GPU를 들고 나왔다.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에 내장된 A11 바이오닉 모바일AP에는 애플의 독자 GPU가 적용됐다.

애플은 최대 2년 내 신제품에 이매지네이션의 GPU IP를 거둬내겠다고 언급했다. A11 바이오닉이 시작을 알린 셈이다. 애플은 신규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는 차세대 모바일AP를 사용하고 아이패드 미니 또는 아이팟, 애플TV, 홈팟 등에는 한단계 이상 낮은 AP를 선택해오고 있다.

이미 발표된 애플TV와 홈팟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신규 제품군들은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 GPU를 대체한 애플의 독자 GPU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이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iOS와 맥OS를 앞세워 드넓은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경우에는 타 업체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애플은 모든 하드웨어를 대체한다기 보다는 가장 핵심적인 역량만을 보유 및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플이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독자 AP 설계에 목을 메는 이유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아이폰4에서부터 ARM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자체 설계한 A4 모바일AP를 적용했다. 이후 A7에서는 64비트 명령어 체계로 건너오면서 각종 동작인식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모션코어 프로세서인 M 시리즈를 첫 적용했다. 위치와 동작 부문에서는 M7이 작업을 맡아 처리함으로써 그에 따른 속도 향상과 전력효율의 이점일 갖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플은 아이패드에 적용하는 AxX 모바일AP에 커스텀화한 이매지네이션 파워VR를 결합시켜나갔다.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도 커스텀화했다. 이후 A10 퓨전부터는 독자 설계한 ISP를 통해 카메라 성능을 올렸다.

올해 공개한 A11 바이오닉은 그간의 애플의 성향과는 다르게 말이 많았어야 했다. 이전까지의 독자화 체계를 통합화하는 모양새다.

우선 CPU는 2개의 고성능 코어와 4개의 저전력 코어가 결합된 헥사코어 방식이다. 전작 대비 각각 25%, 70% 속도 향상을 이뤘다. 2세대 애플 디자인 퍼포먼스 컨트롤러를 통해 70% 더 빠른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졌다. 코어는 비동기식으로 각각 개별적으로 동작할 수 있게 설계됐다.

위치 및 동작인식에 M코어가 있다면 인공지능은 뉴럴엔진이 담당한다. 듀얼코어 디자인의 뉴럴엔진칩은 초당 600억번의 연산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다. M코어의 강점인 속도와 전력효율 모두를 만족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ISP뿐만 아니라 비디오 인코더도 독자 설계했다. 타 경쟁사의 UFS 인터페이스를 대신해 PC에서 쓰이는 NVMe 컨트롤러를 모바일로 가져와 더 빠른 저장공간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일에 쌓여 있는 곳은 GPU다. 애플이 공식화한 성능으로는 속도의 경우 전작보다 30% 더 빠르다. 눈에 띄는 곳은 전력효율이다. 전작 대비 무려 절반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2세대 메탈 API도 공개됐다. GPU까지 독자설계하면서 CPU와 협업효율이 올라간 GPGPU 발전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독자 GPU는 3개의 코어로 구성됐다. 지난해 A10 퓨전에 적용된 GPU가 6코어로 동작하기에 이번에 적용된 코어는 전작의 각각 코어 대비 2배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전력효율의 경우 이매지네이션이 범용적으로 지원하는 내역들이 제외되면서 효율 향상을 이룬 것이 결정적일 수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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