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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의 B퀵]손아섭처럼…V리그의 개명 바람


흥국생명 김도희 개명 대열 합류…외국인선수 테일러·리쉘은 등록명 변경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은 이름을 바꾼 뒤 스타플레이어로 급부상했다. 개명 효과를 제대로 본 셈이다.

롯데에는 유독 이름을 바꾼 선수가 많다. 문규현·이우민·박종윤 뿐 아니라 은퇴한 박준서·이지모 외에 시즌 초반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한 오태곤까지 모두 12명이나 된다. 오태곤과 교환돼 롯데로 이적한 장시환과 김건국까지 포함하면 개명 리스트에 오른 선수는 14명으로 늘어난다.

특정 종목을 떠나 프로 선수들이 개명을 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전 시즌과 비교해 더 좋은 플레이와 성적을 내기 위한 각오와 마음가짐에 대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름을 바꿔서라도 빛을 보려는 간절한 바람의 표현이기도 하다.

◆용병도 개명 열풍

V리그에도 KBO리그 롯데와 비슷한 팀이 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그렇다. 물론 선수단 규모에서 차이가 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는 이름을 바꾼 선수가 둘이나 나타났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들 블로커(센터) 김혜진이 김나희로 개명했고 그 뒤를 이어 세터 김도희가 김다솔로 이름을 바꿨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김도희로 뛰었으나 지난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개막한 2017 천안·넵스컵 프로배구 대회에서는 '김다솔'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다.

흥국생명 구단 측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새로 시즌이 시작되니 아무래도 각오를 다지기 위해 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름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미국)도 등록명을 변경했다. 테일러는 지난 2015-16시즌 흥국생명에서 뛰었다. 당시 유니폼에는 테일러가 새겨졌다.

그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다시 한 번 흥국생명과 인연을 맺었다. 등록명은 심슨으로 정했다. 구단 측은 "테일러가 직접 요구를 했다"며 "아무래도 예전에 뛰었을 때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하고 새로운 마음을 먹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했다.

남자부의 경우 까메호 오레올(쿠바)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12-13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하며 V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당시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한국을 떠났으나 2015-16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하며 다시 V리그로 왔다.

LIG 시절 등록명은 까메호였으나 현대캐피탈에서는 오레올로 바꿨다. 그는 "LIG에서 뛸 때 좋지 못했던 기억을 잊고 싶다. 현대캐피탈에서는 더 잘 뛰고 싶기 때문에 등록명을 변경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심슨은 2015-16시즌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했다. 발바닥 부상으로 시즌 후반 팀을 떠났다. 흥국생명은 그해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 중에서 심슨을 대신 자원을 찾았다. 그러나 급하게 데려온 알렉시스(미국)는 별 도움이 못됐다.

흥국생명은 당시 심슨이 빠진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고 결국 '봄배구' 진출 경쟁에서 밀려났다. 심슨은 올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심슨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친다면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봄배구 진출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이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하는데 힘을 보탰던 리쉘(미국)도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등록명을 바꿨다. 그는 풀네임이 메디슨 리쉘이다. 지난 시즌 리쉘로 뛰었으나 이번에는 메디로 변화를 줬다.

◆'개명효과' 좀 더 두고 봐야

의욕은 충만하지만 아직은 개명효과를 보지 못한 듯하다. 여자배구 '개명 3인방'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초전' 성격이 강한 이번 컵대회에서 얼마 뛰지 못했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모두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여자배구국가대표팀에 차출된 조송화를 대신해 이번 대회에서 주전 세터로 나선 김다솔은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심슨 역시 2경기에만 뛰었다. 메디도 이번 대회를 일찍 마감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매디는 지난 시즌 보여준 활약을 재현하면서 팀의 기대에 초반부터 부응하는 모습이었다. 첫 경기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16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두 번째 경기인 GS칼텍스전에서는 팀내 가장 많은 35점을 올리며 주포 노릇을 톡톡히 했다.

두 팀 모두 컵대회는 끝났지만 본 경기가 아직 남아있다. 2017-18시즌 V리그는 다음달 14일 개막한다. 개명 또는 등록명을 바꾼 선수들에게도 설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준비할 시간은 빠듯하다. 채 한달이 남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오는 25일부터 전지훈런을 진행한다. 일본으로 건너가 JT 마블러스와 평가전도 갖는다. 김다솔·심슨, 그리고 소속팀은 다르지만 메디에게도 금쪽 같은 시간이다.

이 가운데 누가 개명효과를 톡톡히 볼까. 손아섭처럼 '인생역전'에 성공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배구코트의 개명바람은 더욱 강하게 몰아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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