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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택한 신동주…롯데家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결
롯데 계열사 주식 매각으로 韓서 지지 기반 사라져…日서도 입지 약화
2017년 09월 12일 오후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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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수세에 몰린 롯데일가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 계열사 주식을 대부분 매각키로 했다. 이로써 지난 2년여간 이어져 오던 경영권 다툼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12일 신 전 부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신 전 부회장이 소유한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대부분의 주식을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 지주 출범을 위한 분할과 합병이 개별 주주들에게 이득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신 전 부회장은 이 같은 결정이 단순히 주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들의 분할과 합병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의 권리로서 풋옵션(시장가격에 관계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 시점과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달 29일 롯데쇼핑·제과·칠성·푸드 임시주주총회에서 계열사 분할 합병안을 승인 받았다. 롯데제과는 참석 주식수의 86.5% 찬성표를 받았고 롯데쇼핑 82.2%, 롯데칠성음료 88.6%, 롯데푸드 91% 등도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아 현재 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는 롯데 계열사 지분은 롯데쇼핑 7.95%, 롯데제과 3.96%, 롯데푸드 1.96%, 롯데칠성음료 2.83%, 롯데건설 0.37%, 롯데정보통신 3.99%, 코리아세븐 4.1%, 롯데캐피탈 0.53%, 롯데카드 0.17%다. 이 중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각각의 주식 97% 가량을 이번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금액은 약 7천640억 원 규모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임시주주총회 결과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일은) 4개 기업의 미래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3개 기업은 롯데쇼핑과 합병해선 안되고 롯데쇼핑이 중국에서 즉각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일을 두고 경영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각이 경영권과 관련된 모든 사안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것으로, 신 전 부회장의 지분 중 97%를 매각하고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3% 정도는 보유할 것"이라며 "직간접적으로 합병을 반대해 왔지만 이번에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고자 이렇게 나선 것 뿐 경영권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주가를 많이 떨어뜨려 롯데가 하려는 일들에 대해 방해를 하고 혼란을 일으키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며 "지난 번에 주식담보대출도 받은 것을 보면 궁여지책으로 자금이 당장 필요해 이 같은 일을 진행한 것으로도 보이지만 결론적으론 '양날의 검'을 택한 신 전 부회장의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며 신 전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수세에 몰려 이 같이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의 직책은 없지만 자신이 가진 롯데 계열사 지분에 기반해 롯데의 지주사 전환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또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장과 서명을 앞세워 대리 행사에 나섰지만 법원이 후견인을 법무법인 선으로 지정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상태다. 지난달 말에는 당사자간 '임의후견' 계약 후 감독인을 요청했지만 법원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일로 한국에서의 지지 기반도 모두 없어지고 일본에서의 입지도 많이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서도 소송, 분쟁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이어갈 명분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본 경영권을 다시 되찾기 위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국 롯데와 관련된 지분을 포기함으로써 신 회장 측에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 신 전 부회장은 그의 자문 역할을 해 온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의 결별을 결정하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달 중 동생인 신 회장과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처음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은 롯데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는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 측은 이제 지분도 없고 전문 경영인도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에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그동안 자신이 가진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회계장부열람등사신청을 하거나 주주를 포섭해 단체행동 등으로 신 회장 측이 진행하는 일을 모두 반대해 왔지만 이제 명분이 없어졌다"며 "대세가 신 회장으로 기울어진 만큼 한국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여 일본 경영권을 달라는 일종의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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