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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시장이 뜬다④] '중후장대' 사업 유망 생산기지


1990년대부터 베트남 진출…경제성장에 따라 현지 사업 확장 추세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공산화에서 벗어난 이후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은, 2000년 이후에도 평균 6% 중반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매우 활발하다.

지난 6월 코트라에 의하면, 1988년 이후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누계가 2만2천594건, 2천937억달러인데 이 중 한국 기업이 5천773건, 505억달러를 투자하며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전체의 70.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의 꾸준한 경제성장은 소비재 생산 업체들뿐만 아니라 소위 '중후장대(重厚長大)' 사업을 하는 업체들에게도 매력적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2000년 이전부터 베트남 지역에 뛰어들며 베트남 시장을 재빨리 선점하고자 했다. 이후에도 여러 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현지법인을 세우는 등 베트남에 진출했다.

국내 중후장대 업체 중에서는 포스코가 양국 정식 수교가 시작되기 전인 1991년에 하노이 사무소를 설치하며 베트남에서의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90년대 초 들어 급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이듬해 호치민에 합작법인인 POSVINA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투자하기 시작한 포스코는, 2009년 붕따우성에 연산 120만톤 규모의 동남아 최대 냉연공장을 준공하며 베트남 투자를 가속화했다. 베트남 현지의 건설·자동차 산업 등의 발전으로 고급 철강 수요가 늘어나면서 취해진 조치였다. 주력인 철강을 비롯해 건설, 무역, IT사업 등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지금까지 약 20억달러를 투자했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베트남(냉연제품 생산법인), 포스코SS비나(형강·철근 생산법인), 포스코VST(스테인리스냉연 생산법인), 포스코VPS(철근·선재 생산법인), 포스코VHPC(냉연·스테인리스 가공센터), 포스코VNPC(냉연제품 가공센터) 등 철강법인 6개(생산법인 4개, 가공센터 2개)를 포함해 그룹 전체를 통틀어 총 12개의 법인과 2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붕따우성에 설립한 냉연 생산 공장뿐만 외에도, 다양한 철강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 중이다. 포스코VST는 연산 23만5천톤 규모의 스테인리스냉연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포스코VPS는 1995년부터 철근과 선재 2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2015년 준공한 포스코SS비나의 경우 연산 100만톤의 형강, 철근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스코의 베트남 사업은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포스코의 주요 베트남 현지법인인 포스코SS비나가 베트남 철강업계의 불경기로 인해 수년간 고질적인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등, 현지 철강법인들이 눈에 띄는 이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코SS비나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74억원이던 적자가 올해 1분기 기준 70억원으로 줄어들며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효성도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진출 10년이 지난 현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07년 호치민 인근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효성은 스판덱스, 섬유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 주력 제품들의 생산라인을 설치했다. 2015년에는 베트남법인 인근 부지에 동나이법인을 설립하면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또 같은 해 8월 전동기 공장을 완공하고, 이어 스판덱스 크레올라의 원료가 되는 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PTMG) 생산 시설도 추가했다.

효성의 베트남법인은 지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는 각각 연산 5만톤, 연산 1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대량생산 체제를 갖췄다. 이러한 호조 속에 지난 2014년 베트남법인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베트남법인이 1조1천313억원, 동나이법인이 1천5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효성의 주요 해외법인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여세를 몰아 효성은 베트남 정부와 화학공장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지난 2월부터 베트남 바리아붕따우성 까이멥 공단에 총 12억달러 규모의 프로판 탈수소 공장(PDH)과 폴리프로필렌(PP) 생산 공장, LPG 저장소, LPG·석유화학제품 부두 프로젝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원료인 LPG부터 PP에 이르는 일관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베트남·중국·동남아시아 등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6년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 현지 생산법인인 '두산비나'를 설립하고, 베트남 중부의 다낭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본격적인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외국투자기업 중에서는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현지 근로자 2천여명을 고용하는 등 현지인 중심으로 인력을 쓰고, 지난 2011년에는 베트남 안빈 섬에 무료로 해수담수화설비를 기증하는 등 지속적인 현지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왔다.

이처럼 현지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두산중공업은 베트남에서 최근 몇 년 간 연이어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0년 몽중2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한 두산중공업은, 2013년 빈탄4 화력발전소, 2014년 응이손2 화력발전소, 2015년 송하우1 화력발전소, 2016년 빈탄4 익스텐션 화력발전소 등 최근 5년간 7조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부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 7월 1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현지 상용차 제조사인 SAMCO와 엔진 공급 기념식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올해 안으로 현지 상용차 제조사 4곳에 버스용 엔진 500여대와 버스용 베어섀시(차체 프레임에 엔진 등의 주요 구동장치만 부착한 반제품)를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베트남 상용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가, 강화된 배기규제가 발효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친환경 엔진이 수익성이 클 것이라 보고 현지 시장 진입을 결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베트남 현지에 부품 및 정비센터를 설립하고, 서비스 교육을 강화해 향후 예상되는 엔진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을 발판으로 인도네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도 엔진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2년부터 베트남에서 석유개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결실은 6년 뒤인 1998년 맺어졌다.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해 입찰한 결과 베트남 15-1 광구에 대한 탐사권을 획득한 것이다. 이후 5년에 걸쳐 탐사와 개발을 진행했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이를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은 2007년에는 15-1/05광구, 2008년에는 123광구 탐사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한편 2014년에는 호치민에 현지 지사를 설립해 베트남 현지에서의 석유개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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