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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돼"…면세점 고충 외면한 인천공항


면세점 덕에 매년 60% 가량 高수익 올려…업계 '임대료 감면' 요청 외면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관광객 제한조치와 최근 북한 미사일 도발 등 외교·안보 이슈로 면세점 업계가 유례없는 수익성 악화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나홀로 배불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업계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국토교통부가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면세점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일부 공항의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으나 업체들이 가장 큰 임대료 부담을 느끼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정작 이번 대상에서 제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관광객 제한 조치와 시내면세점 특허 수 증가에 따른 업계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85% 이상 급감하는 등 존폐 기로에 직면했다.

실제로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매출이 30% 가까이 급감하면서 지난 2분기에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15.8%, 영업이익은 180.1% 급감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4.7%, 51.8%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8%, 47% 감소한 수치다. 신세계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도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68.8%, 19.8% 줄어들었다. 또 올 상반기에만 신세계면세점은 59억원, 한화갤러리아는 2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적자 폭이 커지자 면세사업 조직을 축소하고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도 지난 7월 반납했다. 다만 공사 측의 요청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제주공항 면세점을 연장 운영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판관비 축소, 인력감축, 후생복지 비용 절감 등 뼈를 깎는 자구적 노력을 통해 수익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만 외부 환경 변화로 매우 요원한 상황"이라며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인천국제공항은 이를 외면하고 임대료 장사에 혈안이 돼 손쉽게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연차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53.8%로, 매년 영업료 수입 확대 등에 따른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상업수익과 임대수익이 크게 늘어나며 약 60%를 기록했다. 이는 면세점 업체들이 역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항공수익에 비해 상업 및 임대수익 등 비항공 수익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면세점 임대료는 비항공 수익의 약 65% 이상이자, 상업 수익의 약 71%로, 이는 인천공항 영업이익의 66%에 육박했다.

여기에 업체별로 영업면적과 입찰금액이 달라 연도별 납부액에 차이는 있지만 특히 롯데와 신라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간 동안 몇 조원을 임대료로 내야 해 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5년간 인천공항에 지급하는 임대료는 4조 원이 넘고 4년차와 5년차에는 연간 1조 원 이상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라는 5년간 약 1조5천억 원을, 신세계는 4천억 원대를 인천공항에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20배 오른 특허수수료 인상까지 감안하면 이들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에서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액의 임대료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심화되는 등 각 업체별로 심각한 경영상황에 직면해 도미노 철수가 우려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인천공항에서 발생한 적자를 시내면세점에서 보전했지만 최근 사드 사태에 따라 시내면세점 역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경영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대한 세계 허브 공항, 세계 1위 공항 등의 평가는 상업수익의 대거 확보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실제 허브공항으로서의 역할인 계류비 수입 비중은 해외 공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편"이라며 "높은 임대료와 증가율은 인천공항 내 상업시설에게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어 공항 상업시설 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는 고스란히 공항이용객에게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대표들은 지난달 30일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만나 한시적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공사 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난감해 하고 있다.

또 국토부 측은 인천국제공항의 국제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면세점 매출은 4.8% 가량 소폭 줄어 임대료를 감면해 줄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어 관련 업체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제안 당시에는 사드 배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특허수수료 인상 등을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이는 대부분 정부 정책 시행에 의해 발생된 것으로 업계의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가 임대료 감면 대상에서 인천공항을 뺀 것도, 면세점을 통해 수익을 얻어왔던 공사 측이 업계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태도도 모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개장에 지난해 말 특허권을 얻은 신규 시내면세점들의 오픈이 더해지면 면세점들의 타격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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